#무료칼럼#부동산이야기
오늘은 #ZARA 의 #기반시설 부동산 전략 이야기예요.
ZARA 물류시설이 통상적 이론면적의 1.8배라는 거 알고 계세유?
지금봐도 깜짝놀랄 #그옛날#데이터드리븐 계산법!
아울러 점포 면적도 함 짚어보고 가자요~
edited by 하지영
안녕하세요. Joseph입니다. 오랜만에 인사 드리네요. 오늘 이야기 나눌 주제는 Zara의 ‘기반시설’ 부동산 전략입니다.
intro
Zara는 처음부터 Zara가 아니었습니다. Zorba였죠.
오르테가 회장이 젊은 시절 잠시 미쳤던 소설 “그리스인 Zorba”의 이름을 갖다 쓴 건데, 공교롭게도 두 블록 떨어진 레스토랑 ZORBA의 주인장이 쫒아와 입에 거품을 무네요.
“네 놈만 그 소설 읽은 거 아니거든.”
결국 이름을 바꿀려고 보니, 피 같은 돈으로 사놓은 철자가 아까웠던 우리의 오회장.
Z.O.R.B.A 식자를 이리저리 뒤벼가며 궁리를 합니다.
일단 B,O 탈락 – 곡선이 Z, A보다 많아 제작 비용이 높거든 – 어라! A도 하나 남네.
그렇게 탄생한 게 짠내 물씬한 이름 그리스인 ZARA입니다.
오르테가는 현역 시절 경영의 귀신으로 소문나 있었고 오늘날의 인디텍스 사업 모델을 만들어낸 장본인입니다.
이 양반이 현역 시절 이루어놓은 인디텍스의 부동산은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바로 엄청난 규모의 공장과 물류시설 그리고 7,000개나 되는 Shop들입니다.
오회장은 애초에 이것들을, ‘어느 위치’에 ‘어떤 규모’로 세울 것인가를 어떻게 정했을까요?
점쟁이한테 물어봤을까요?
“지구 정복엔 돈이 얼마나 드니?“
1975년 지구를 침공한 ZARA는 오늘날 지구인보다 11배나 빠른 속도로 15%나 제품을 싸게 팔면서 지구 정복을 끝내가고 있습니다.
이 우주인들에겐 이런 가공할 스피드와 가격이 어떻게 가능한 걸까요?
자라의 지구 정복 스킬은 예측 불가능한 요소를 하나씩 제거하는 데 있습니다.
가장 먼저 11배의 공급 속도를 위해 오회장은 생산시설을 한 지역에 때려넣어 이동 시간을 소멸시킵니다. 그리고 과도한(?) 물류시설을 짓고, 인력은 이론적 수요의 2배로 고용합니다
오회장이 괜히 인건비가 6배나 높은 스페인에다가, 땅값과 건설비를 개무시하고 일반적인 면적의 2배나 되는 생산시설을 지은 건, 그저 자신이 한 성깔 하는 우주인 사람이란 걸 보여주기 위해서였을까요?.
먼저 최종 보스 오회장이 구축한 가공할 규모의 던젼…생산 시스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인디텍스는 스페인의 항만 도시 코루나에 자동화된 14개 직영 공장을 밀집해 때려넣고 여기서 중간재를 생산해 인근의 350개 협력업체 중 마침 손이 빈 곳을 골라 뿌린 후 다시 수집, 직접 검수하고 출고하는 과정을 단 12일 만에 완료합니다.
이 과정에서 직영 공장과 물류센터를 이론적 면적의 1.8배, 인력 역시 2배 가량 많이 확보하고 있습니다.
오회장에게 재료들이란 언제나 이동 중이거나 제작 중인 거지, “버퍼링” 따위는 해서는 안되는 넘들입니다.
그러기 위해 충분한 공간과 인력으로 예측 불가능성을 제거해 시간을 통제하는 건데, 정상적인(?) 경쟁자들이 경비 절감을 위해 너도나도 개도국으로 몰려가 시간을 팔아 비용을 사던 상황에서 놀라운 결정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자라가 추구하는 생산 시스템에 적정한 공장과 물류 시스템의 면적이 이론적 면적의 1.8배나 커야 한다는 이론은 어디서 나온 걸까요?
아래 그림은 큐잉 이론(Queueing theory or Waiting line theory – 대기줄 이론) 1 마트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계산대 앞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길면 매출이 줄어든다는 사실에 기초해 고객의 적정한 대기 시간을 위해 필요한 계산대의 숫자를 정하는 이론인데요. 자라의 고위 관리자가 이를 인용하여 공장과 물류센터의 적정 면적은 이론적 면적의 1.8배라는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위의 표가 의미하는 바를 3가지 버전으로 설명 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구인 초딩 버전
물류센터의 용량에 여유가 많을수록 갑작스런 상황에도 시간을 많이 잡아먹지 않는다”는 말인데.. 원래 큐잉 이론은 마트에서 손님을 너무 기다리지 않게 하는 적정한 계산대의 숫자를 정할 때 쓰는 이론이지만 부동산의 규모를 정할 때 응용이 가능하다는 신박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외계인 버전
예를 들면 주문, 생산량, 날씨, 차량 입고 등 항상 “변동되는 조건” 중 1개가 변덕을 부리면 물류센터의 여유가 15%(아래 <표2> 85% 부분)일 때 대기시간이 폭발적으로 급증합니다.
그리고 위 표의 좌상향하는 화살표처럼 변수(Variablity)가 2개, 3개로 증가할수록 통제 불가능 요소가 늘어, 변수가 4개가 되면 55%의 여유 용량에서도 대기시간이 급증하니 물류센터나 공장의 적정 규모는 이 현상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설명합니다.

지구인 전문가 버전
예를 들어 상기한 이론을 거꾸로 적용한다면 물류창고의 적정 규모를 역산할 수 있습니다.
물류창고에서 해당 물품의 대기시간을 장기간 측정하고 그 물품의 대기시간이 어떤 요소로 변동되는지 먼저 구해보는 겁니다.
주문, 생산량, 요일, 온도, 투입 인력, 수량, 계절, 유가, 차량 수, 교통체증, 장비 수, 포장 단위 등 갖가지 변동하는 수십 가지 요소와 그날 해당 물품의 대기시간을 비교해 보면 상기한 각 요소 또는 복수의 요소의 변동에 따라 물류의 대기시간이 어떻게 변동하는지 측정할 수 있을 것이고 그 결과는 “For Fast Response, Have Extra Capacity on hand”와 유사한 그래프를 그릴 것이고 이를 토대로 물류센터를 짓는다면 점쟁이를 찾아갈 일 대충 짐작으로 잘못된 규모의 물류센터를 짓는 일은 없을 겁니다.
이도저도 귀차니즘이면 일단 때려 짓고, 남는 면적은 타 회사에 임대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모자란 경우라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대가로 치러야 합니다.
이런 ”변동 조건”과 채찍 효과(Bullwhip effect)가 쌓아놓는 재고는 수많은 점쟁이와 마케터들을 먹여 살리고 있습니다.
물류창고 필요 면적 결정, 그 옛날 데이터 드리븐
이상으로 Zara가 창고 면적을 결정하는 데 사용한 이론의 기초를 살펴봤는데, 이번엔 변수를 컨트롤하기 위한 응용을 설명해 보겠습니다.
가령 차량의 입고 대수를 이용한 데이터 드리븐, 즉 빅데이터와, 데이터 2차 가공을 이용해 물류창고 면적을 결정하는 사례를 살펴보지요.
하루에 8,640대의 차량이 입고한다는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경우. 일단 대략 분당 6대가 입고한다고 가정할 수 있죠.2 설명의 편의를 위해 러시아워 등은 생략합니다. 각주를 닫고 끝까지 읽다 보면 저자가 날로 먹으려고 생략한 게 아닌 걸 이해하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실무자 편의를 봐가며 평균처럼 10초당 1대씩만 딱 딱 들어와 줄까요?
실제를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2차 가공하거나 다른 데이터와 겹쳐 봐야 합니다.
아래 그래프1은 차량 입고 시간의 빅데이터를 2차 가공하는 방법으로 “표준정규분포”를 만든 것인데, 세로축은 “시간 간격당 1대씩 입고될 확률” 이고 가로축은 시간을 나타냅니다.
그래프1을 통해 6초 간격으로 차량이 1대씩 입고될 확률은 17%, 12초 간격으로 1대씩 입고될 확률은 50%임을 알 수 있는데, 평균인 10초에 1대 기준에 맞춰 물류센터를 지으면, 2초~6초 구간에서 정체를 일으킬 가능성이 7%가량 된다는 걸 짐작할 수 있게 되고, 확률적으로 이 정체를 해결하기 위한 특별한 조치가 없어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그래프1 A창고 입고 표준정규분포
그런데 “표준정규분포”의 모양이 아래 그래프2와 같다면 어떨까요?

평균은 A창고와 B창고 2개의 사례가 동일하게 10초입니다.
그런데 B창고는 2초~6초 간격으로 차들이 밀려오므로 정체될 확률이 25%로 A창고 7%보다 3.5배 높아, 입고 시설의 용량을 3초당 1대를 기준으로 하는 게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이 사례는 데이터가 가진 평균의 함정을 보여주는 한편, 데이터의 수량 문제가 아니라 데이터 수집 방법이 애초에 달라 데이터 질이 높아야 한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합니다.
데이터 드리븐스러운 판단을 하려면 차량 입고 데이터를 수집할 때 시간당 차량 수가 아니라 각 차량의 입고 시간을 같이 측정해 차량의 입고 간격을 알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거지요.
만약 진행 중인 야심찬 데이터 드리븐 프로젝트가 냅다 설사만 계속 한다면, 데이터 2차 가공의 개념 없이 그저 수량만 BIG한 데이터를 줄창 처먹은 게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할 겁니다.
다른 응용을 하나 더 보겠습니다.
물류센터가 아니라 마트처럼 굉장히 많은 고객이 특정 시간에 몰려드는 PICK TIME이 있는 경우엔 데이터를 다르게 응용해야 합니다
아래 그래프3은 마트에 매 초 1인의 고객이 방문하는 데이터를 가공한 건데, 화물차의 “표준정규분포”와 달리 피크타임이 명확한 마트는 “지수함수”적인 그래프를 보이는 게 정상입니다.
그래프3은 수직선이 “매 초당 1인이 방문할 확률”이고 수평선이 1분간의 시간을 나타냅니다.
그래프3을 해석하자면 1초당 1명이 방문할 확률은 95%, 10초에 1명이 방문할 확률은 40%인 걸 보여 주고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한가한 B구역이 러시아워인 A구역을 잡아당겨 설사를 하게 하는 평균을 왜곡하는 겁니다. 결론적으로는 “마트의 카운터 수는 러시아워인 A구역의 평균을 참조해 계산대 숫자를 정해야 이 마트가 금똥을 싸게 되겠죠”.

던젼… 스피드… 레어 아이템 획득
인디텍스의 부동산은 크게 Back end인 생산(공장+물류)시설과 Front End인 Store(판매+물류)로 구분됩니다.
Store의 경우 생산시설과 많은 부분에서 다른 부동산 전략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매장 또한 면적 효율과 판매 전략에서 남다른 계산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라의 면적당 효율 역시 지구인보다 10% 높습니다. M2당 지구인이 15개의 상품을 팔아먹는 반면 자라는 17.5개를 팔아 뽕빨을 뽑는데 이건 제품의 교체주기가 짧아서 가능한 숫자입니다.
게다가 더 놀라운 건 이 매장들이 온라인 물류센터를 겸하는 반칙, “소위 점포 재고 충당형”이란 겁니다.
그니까 중앙유통센터 외에 온라인 판매를 위한 별도의 물류시설은 운영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자라는 이미 2018년 20개의 시장에서 온라인 창고와 매장 창고를 완전히 통합했죠.
아래는 코루나항에 인접한 인디텍스 던젼…생산거점(Manufacturing center)입니다. 이들 14개의 공장은 지하에 200km의 레일을 깔아 별도의 대기 없이 순식간에 자재를 순간이동시킵니다

바로 아래 그림의 Manufacturing Center는 코루나 항구에 위치해 신속성이 필요 없는 자재의 반입은 값싼 항구를 활용하고, 트렌드가 생명인 자재 또는 완제품은 사라고사의 Logistic Hub로 집결한 후 유럽은 철도, 차량 그리고 미주와 아시아는 항공기로 날립니다.


Logistic Hub에서 철도와 챠량으로 유럽 각지로 배송되는 모습. 녹색은 차량, 파란선은 철도를 나타냅니다
출처 https://www.scmglobe.com/zara-clothing-company-supply-chain/
상기 그림 Logistic Hub에서 수평으로 표시된 라인이 항공편을 나타내는데, 파란선을 따라가 뉴욕(뉴왁공항)에 도착한 제품이 별도의 물류센터 따위를 거치지 않고 매장으로 직행합니다. 왜냐하면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 판매 제품을 직접 발송하는 반칙을 해야 하거든요.

지구인들이 육덕진 몸뚱이로 재고를 짊어지고 헉헉 거리면서 소리 소리 질러가며 광고를 때릴 때, 자라는 날씬한 몸매로 날렵하게 날아가 조용히 물건을 팔아 먹습니다.
결국 지구인들이 비싼 임대료의 매장을 촘촘히 깔아놓은 후, 이를 빽업하고 온라인을 위해 별도의 물류센터에 돈을 처들이고, 비싼 모델들을 기괴한 포즈로 용틀임시킬 때, 자라는 광고비와 별도의 온라인 물류센터를 늘리는 대신 “효율적인 면적의 적정 숫자의 매장”을 갖는다는 전략을 구사한 거지요.
‘허 참… 저자 양반 근데 자라 넘들이 그동안 매장을 꾸준히 줄인 건 몰랐나 보네. 이거 좀 봐봐…. 모 2020은 좀 줄긴 했어도, 이건 코로나 땜에 어쩔수 없는 거고 계속 점포가 줄어든 건 맞자나.

아! 또 데이터를 잡숫자마자 바로 설사를 하시는 분이 있어, 최근에 자라가 생각하는 매장 전략을 대충 훑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인디텍스의 또 다른 스킬 …. 재고 & STORE 최적화 데이터 드리븐
패션업계에서 선임자가 싸놓고 간 똥을 치울 때 가장 애먹는 똥은?
바로 과도한 재고와 매장이 되겠습니다.
패션 던젼의 최종 보스를 잡아 게임을 클리어 한 건, 용사 전문가나 마케터가 아니라 옷 따위는 티셔츠 쪼가리밖에 모르는 지구인 수학 선생 Geremie Gallien이었습니다. 흠~~아래 사진을 보니 소싯적에 흑마법 좀 썼을 것 같긴 하네요.

자라성인들은 2005년 8월부터~2007년 6월 사이, MIT의 Geremie Gallien 박사를 납치해, 수십년간 쌓아놓은 데이터를 처맥였고, 이걸 처먹은 갤리언은 “노출과 포화 효과( Exposure and Saturation Effects)”란 희대의 금똥을 싸게 됩니다.
캘리언은 매장에서 노출(디스플레이)이 많이 될수록 판매가 많이 된다는 당연한 가설에, 자라가 수집한 데이터를 토대로 점쟁이의 영역이었던 최대 난제 “채찍 효과”3공급에 있어 소매-도매-제조-재료공급의 매단계에서 소매의 사소한 변동이 재료공급에 이를때 까지 수요가 증폭 과장되는 결과를 말함. 긴 행렬에서 맨 앞에 사람이 걸음을 살짝 빨리하면 중간은 속보가 되고 맨뒤의 사람은 뛰게 되는 것도 채찍효과 …. 과도한 주문과 재고를 해결하면서, 겸사 겸사 매장 면적을 최적화하는 이론적 토대를 제시하게 됩니다.

그래프4의 수직선은 매출, 수평은 전시된 제품 수를 나타냅니다.
이때 우상향 직선은 노출이 많이 되면 판매가 비례하여 증가하는 돈벌기에 딱 좋은 모습인데, 좌하단 회색 부분인 노출효과(Exposure effect)와 우상단 (판매)포화효과( Saturation effect)를 이어주는 우상향 S 커브선은 노출과 매출이 이론처럼 정비례하지 않아 돈 버는 게 만만치 않다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노출과 포화 효과” S 커브선은 매장에 전시된 품목이 일정 수를 넘어서면 판매가 폭증하다가, 어느 시점부터 전시 품목을 아무리 늘려도 매출이 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는데….,
어~. 이거 이넘을 잘만 응용하면 매장 책임자 넘들의 무책임한 “채찍 효과”에 놀아나지 않고, 생산-배송-재고를 중앙 센터에서 컨트롤할 수 있다 싶었던 거죠.
그 결과 노출의 효과를 높이고 매출 향상을 기대하는 “몰아주기” 스킬이 탄생합니다.
가급적 단순하게 설명하면, 100개의 제품을 10개 매장에 골고루 뿌리는 게 아니라, 4개 매장에 25개씩 아이템을 몰아주면 노출 효과가 최대화되고 매출이 4%4Zara Uses Operations Research to Reengineer Its Global Distribution Process(2009) by Miguel Díaz Miranda 상승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저 설명을 듣고 나면, 어라… 이건 잡몹들도 구사하는 하급 스킬 같은데 왜 ZARA만 하는 것처럼 말하지?란 의문이 들 때 ……. 한번 디테일하게 생긴 악마를 소환해 볼까요?

뜻밖의 고급 스킬……. “몰아주기”의 디테일
앞서 설명한 “몰아주기”는 사실 그저 단순히 특정 매장에 풀사이즈의 아이템을 몰빵한다는 걸로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자라는 풀사이즈의 신규 아이템의 생산, 배송을 진행하는 동시에, 선행 출시한 일부 매진된 아이템의 생산, 배송까지 수시간 만에 동시에 판단하고 실행하는데, 이 기술은 주문, 자재 확보, 생산, 배송, 디스플레이 등 다섯 가지 스킬을 동시에 콤비네이션한 상급 마법사용 고급 스킬입니다.
잘나가는 A 아이템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A의 메이저인 미들 사이즈가 가장 먼저 판매 소진되면, 남아있는 마이너 사이즈만 디스플레이 되고, A는 노출은 충분하나 판매는 당연히 폭망합니다.
자라는 이런 경우 빵꾸난 A를 몽땅 디스플레이에서 빼내 매장 내 창고(BACKROOM)로 철수시키고 새로 배송된 풀사이즈를 갖춘 B로 교체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B가 빵꾸 나거나 매진되면, 그 사이 새로 배송된 A의 메이저 사이즈를 채운 풀사이즈 A로 빵꾸난 B를 교체합니다. 이런 식으로 A, B, C, D………….Z, 수백 개 아이템들의 저글링이 시전되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수백 개의 신규 아이템과 보충 아이템이 번갈아가며 생산-배송-디스플레이의 3박자를 정확히 맞추는 것으로 노출-판매 효과를 살리고 매장 효율을 높여가는 게 “몰아주기”의 본질입니다.
바로 ZARA의 “몰아주기”가 가진 진정한 강점은, 잡몹들이 기껏해야 수십 개의 아이템을 Juggling 하는데 비해 ZARA는 수백 개의 아이템을 Juggling 해내는 데이터 드리븐 스킬과 이걸 가능하게 하는 시설이 있다는 겁니다.
사실 내용을 알고 나면 “몰아주기”란 잘못 사용된 말이고 정확히는 Juggling 또는 Fly Over5전격전에서 소규모 병력을 높은 기동력으로 번갈아 투입해 대군이 적을 공격하는 효과를 낸다는 군사용어로 2차 대전 당시 소수의 병력으로 그리스를 침공한 독일군이 사용한 전법의 뜻에 더 가깝습니다.
이 스킬은 노출과 판매 효과를 생각하면 합리적인 조치인데, 아래 표는 설명한 원칙이 반영된 자라의 운영지침입니다.

그 결과 4%의 매출 증가가 이루어지고, 매장이 넓고 아이템이 많을수록 판매에 유리하다는 통념을 깨버리게 됩니다.
여러분의 매장에 10벌의 옷이 없어 100벌의 옷이 매장 내 BACKROOM에서 놀고 있다는 의미를 이해한 순간, 자라가 높은 비용을 무릅쓰고 10벌의 옷을 비행기로 띄우고, 과다한 물류창고를 건설하는 오바질이 이해될 겁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건 이 스킬이 최적화된 매장 면적을 유추할 수 있게 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최대 매출을 위한 최적의 아이템 수와 디스플레이 교체 주기가 정해지면 자동적으로 매장 면적과 매장 BACKROOM의 면적이 역산되는데, 당연히 지금 가진 매장에 맞춰 생산량을 최적화 하는 응용 스킬도 가능하구요.
그리고 아까 설사하시던 자라의 매장 감소 뭐라 뭐라…질문하신 분의 설명을 겸해 자라의 오프라인 매장 전략을 소개해 볼까요?
설사남의 말씀대로 대충 최근 6년간 자라 매장이 감소 추세에 들어선 건 맞습니다.
아래 <표2> “매장 증감 추이”를 보시면 매장수 증가율은 확연한 감소세고 매장 수 자체도 2018년을 기점으로 줄어든 게 맞습니다.

그러나 매장 수의 증감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단위 면적은 매년 4%씩 꾸준히 증가해 5년 사이 매장당 면적은 583M2에서 707M2 로 20%나 상승한 건 흥미롭게 봐야 할 부분입니다.

이 현상은 단순한 매장의 증감 결과로 보기보단, 자라가 오랜 기간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발송을 동시에 수행하는 “점포 재고 충당형“으로 추구해 소형 매장이 거점별 대형 매장으로 통합되고 있는 한편, 연구와 데이터를 기초한 스킬로 장기간에 걸쳐 “매장 면적 최적화”를 진행한 결과로 보는 게 맞고, ZARA의 전략적 선택으로 보는 게 옳을 것 같습니다.
다만 100평 매장-100개, 총 10,000평인 경우보다, 150평 매장-75개, 총면적 11,250평이 관리의 입장에서 임대료가 적고 물류를 저글링 하기 훨씬 편한 건 누가 봐도 뻔하지만, 매장의 최적 면적을 과학적으로 도출하는 걸 누구나 할 수 없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오르테가….변덕을 증오한 사업가의 위대한 유산…
수많은 갬블러들은 카지노가 정한 확률(변동성)….보통은 자신에게 불리한 확률에 동의하고 도박을 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대부분은 돈을 잃지만, 아주 가끔 돈을 버는 미친넘이 나오긴 합니다
그러나 돈을 땄을 때 멋지게 바로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게 가능한 변태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정상적인(?) 사람들은 당연히 도박을 계속 하게 마련이고, 확률상 결국 돈을 잃는 게 자명하거든요.
그러나 카지노에서도 언제나 돈을 따는 유일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자기가 카지노를 짓고, 게임의 규칙을 정하는 카지노 주인이 바로 그 사람이고 그 판의 유일한 사업가입니다.
사업가란 스스로 규칙을 정해 불확실한 요소를 통제할 수 있는 극소수의 사람을 말하며, 그 외의 대다수는 운에 운명을 맡기는 그저 흔해빠진 도박꾼에 불과하죠.
이런 지식이 보편화된 근대에 들어 패션도 변동성을 통제해 도박의 영역에서 산업의 영역으로 정착시키는 데 성공합니다.
그들은 패션쇼나 미디어를 선동하는 방법으로, 고객이 자신들이 정하는 방향(트렌드)을 쳐다보게 합니다.
그렇게 예측 불가한 대중의 시선을 좁혀, 트렌드의 변동성을 상당 부분 통제했고, 대량의 제품을 시즌에 선행해 싼값으로 생산할 수 있어 기성복 산업이 생길 수 있었던 거지요
그러나 결국 이 방식은 트렌드란 규칙을 몇몇 패션 전문가가 정하고 이 규칙을 고객에게 강요한 거라 다양성이 커진 지금에 이르러 삐거덕거릴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ZARA는 정반대로 규칙(트렌드)을 고객이 정하게 하고 “그 옛날 데이터 드리븐”, 그리고 “데이터 드리븐에 동조된 시스템빨”로 게임에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고 고객이란 최종 보스를 잡는 데 성공합니다.
무엇이 더 고도화된 스킬일까요? 고객을 선동하는 것과 고객을 따라가는 것.
그야 당근 ‘통하는 스킬’이 고도화된 스킬입니다. 안 통하는데 계속 하면..귀신 씨나락 까먹는 스킬에 불과할 뿐..
오회장이 젊은 시절 “단순한 현실의 본질을 직시한 그리스인 조르바”를 좋아한 것이 우연이 아닌 듯… 여러분 큰돈 벌려면 감성이 풍부한 책을 많이 읽으세요.
그러면서 틈틈히 부동산 사놓는 것도 잊지 마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