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기념#QnA
여러분은 #승부욕 이 강하다는 걸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요즘 시대에 승부욕은 #능력 일까요, 아니면 #민폐 일까요?
구식 조직문화 속에선 구식 인재가 승하는 법이랍니다.
오늘의 질문은 제가 여러 기업의 C-level과 임원분들에게 던졌던 질문이에요. “요즘 세상에 승부욕이라는 건 능력일까요, 민폐일까요?”
이 질문을 던지게 된 이유는.. 제가 목격한 여러 사례들 때문이에요. 정말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 몇 가지만 말씀드리면요.
1. 전임자의 전략을 모두 뒤엎는 후임자
지나치게 승부욕이 강한 후임자는… 전임자의 프로젝트를 싸악 없애고 새로 시작하는 경향이 있더군요.
전임자가 실적이 딸려서 자신으로 교체됐을 수는 있을 거예요. 하지만 전임자의 프로젝트에는… 실패한 프로젝트일수록 소중한 데이터 자산이 녹아있기 마련이쥬…? 사실 실패한 데이터는 돈주고도 못사는 보물이에요.
전임자를 부정하기 전에 여러 정황을 면밀히 들여다보아야 하는데요. 어떤 분들은 다시 새부대에 새술 담을 준비를 하기에 바빠요…
승부욕은 자신감과 쉽게 연결되고…자신감은 근자감이 되기도 해요. 아직 데이터보다 자기 자신을 믿는 거지요.
이런 리더를 모시고 있으면… 팀원들은 혼란스러워지는데요. 프로젝트를 없앨 땐 그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친구들 생각을 해야하거든요? 프로젝트를 없애면 왜 없애는지에 대한 조직내 공감대와 충분한 수긍을 이끌어주지 않으면 넥스트 프로젝트가 원활히 시작되기 어려워요.
그러다보면 팀원들이 어기적 거리기 마련인데.. 그럼 또 어기적 거린다고 호통을 치기 쉽단 말이죠. ㅋㅋㅋㅋ ‘어우, 도대체 내가 손발이 따라와야 일을 해먹지!’ 하면서요. 사람은 기계가 아니고.. 회사는 군대가 아닌 것을요.
20년전만해도 이런 분들이 꽤 많았는데.. 지금은 거의 없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참.. 아직도 곳곳에 계셔서 놀란답니다…ㅋㅋㅋㅋ 열정이 있어서 그런 거고 회사에 기여하고 싶어서 그런 거겠지만… 전임자가 남긴 소중한 자산을 꼭 들여다보고, 그 자산의 의미를 팀원들로부터도 들어보고, 내 눈으로도 파악해보고, 결론을 내가 책임있게 내린 뒤 다시 팀원들에게 공감시켜줘 줬으면요.
2. 파일럿도 안해보고 빅 프로젝트를…
승부욕이 강한 사람들의 가장 큰 문제는 ‘나는 실패할 수 없다’고 머리에 새겨놓는다는 거예요.
그러다보니 수십억짜리 빅 프로젝트를 파일럿도 안해보고 시작하는 경우가 아직도 왕왕 있는데요. 뭐든 작게 파일럿을 해서 데이터를 모은 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후 계획을 짜야 해요. 그렇게 안하면.. 7천억 들여놓곤 오픈 넉달 만에 깡통 위기에 몰렸던 마산 로봇랜드 꼴 나는 거지요.. ㅠㅠㅠㅠ
21세기에 어떤 기업이 대외적으로 빅 프로젝트를 발표했다는 건, 이미 파일럿 통해 승패여부에 대한 판가름은 났고, 목표 실적도 착실히 달성해가며 순항하고 있다는 뜻이어야 해요. 즉, 그런 다음에나 발표를 한다는 소리죠. ㅋㅋㅋㅋ
그런데 승부욕이 강한 사람들은 파일럿의 단계를 밟기 보다는.. 한 방에 빨리 터뜨리는 걸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건 대부분 조직내에서 기선을 잡기 위해서 그러는 것이더군요.
바로 이래서 조직 자체의 모던한 건강성이 중요해요.
조직 자체에서 경쟁을 구식으로 부추기는 경향이 농후하면, 승부욕 강한 구식 인재들만 모여서는.. 옛날 방식대로 각자 수십억씩 까먹으며 경쟁적으로 빅 프로젝트를 한답니다… ㅋㅋㅋ 성과는..? 에잇, 뒷일은 개나 줘버려! ㅋㅋㅋㅋ
때론 어쩔 수 없이 파일럿도 못하고 주변 상황에 떠밀려 빅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할 때도 있는데요. 그럴 때 조차 반드시 Plan B가 필요해요. 3개월 이후의 피봇 전략요.
모든 빅 프로젝트는 비용 누수의 여지가 많고, 관리상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요. 그래서 빅 프로젝트는 한번에 짜면 안되는 거구요. 그러나 이미 오픈했다면, 오픈 뒤 한 3개월 쯤 지나서는 데이터를 꼼꼼히 분석해 프로젝트를 가다듬을 필요가 있어요. 의외로 데이터는 우리가 몰랐던 많은 진실을 알려주며 기회와 리스크를 선명히 보게 해줄 거예요.
최악의 케이스는 어떤 경우인고 하면요. 빅 프로젝트를 오픈했지만.. 곧 오픈빨이 사라지고 초라한 실적이 돌아왔을 때, 리더가데이터를 붙잡고 프로젝트를 피봇하는 결정을 내리는 대신, 또 다른 빅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경우예요…엉엉.. 워쩔려구 그래유…? ㅠㅠㅠㅠ
요즘 젊은 친구들이 블라인드나 페이스북에서 쓰는 말 중에 ‘기획충’이란 말이 있답니다.. ㅠㅠㅠㅠㅠ
우리 모두 뒤에서 그런 소리를 듣지 않도록 조심하자구요.
프로젝트는 뭐든 뒷심입니다. 뒷심!
3. 협업보다 독자개발주의의 스타트업
또 지나치게 승부욕이 강한 CEO는 지름길을 두고 쌩고생하는 길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어요.
전에 제가 왠 오지라퍼 기질일 발동해서는… ㅋㅋㅋ 두 스타트업을 다리놓아주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어요.
한 스타트업은 A 분야에 탁월한 고유기술이 있고, 또 다른 스타트업은 B 분야에 탁월한 고유기술이 있었죠. 둘다 고객 수도 많고 기술도 탄탄한데다… A+B라는 기술합은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도 또 반가운 혁신이 될 수 있었던지라.. 전 둘이 협업하면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될거라 생각했어요.
움.. 그런데 말이죠… A기술 스타트업은 어느 정도 대화에 응하다가.. 자기가 B라는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할 거라 하더군요.
전 의아했죠.
왜냐면.. B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의 점유율이 결코 작은 게 아니었어요. 거기다 이미 그들은 B 기술에 대한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안정화했어요. 후발주자가 새로 기술을 개발해서 그 레벨에 도달하려면… 새로 엄청난 비용과 시간과 노력을 때려박아야 하잖아요..? 아울러 후발주자의 운명은요. 그렇게 해서 탄생한 내 기술이.. B기술 스타트업을 능가해야 기회가 있어요.
그래서 제가 조심스럽게 물어봤답니다.
“B기술에서 어떤 보완할 약점을 발견했나요?”
“무슨 말씀이시죠?”
“후발로 독자개발한다는 건… 그 결과물이 현재의 B를 능가해야 의미가 있잖아요. 기존의 B에 플러스 알파를 더할만한 포인트를 찾으셨어요…?”
“그런 건 아니지만 B 기술 정도는 저희가 금방 개발하니까요.”
아아아… 그 때 어찌나 후회가 되던지요… 그래서 사람은 오지랍을 떨면 안되는 거십니다~ ㅋㅋㅋㅋ
의외로 이런 스타트업이 적지 않아요. 특히 보유한 기술이 탁월할 수록, 기술팀의 프라이드와 승부욕은 남달라서 아쉬울 거 없다는 멋진 포지션을 바꾸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요. 대기업의 제안이나 투자자의 제안엔 개방적인데 다른 스타트업의 제안엔 폐쇄적이랄까요? ㅋㅋㅋㅋㅋ
그런데 21세 스타트업이라면… 강자들의 손을 잡는 것만큼이나 스타트업들끼리의 협력에 늘 열려있었으면 해요. 각자 계획들이 있고 갈 길이 있겠지만 스타트업들끼리의 협력은 때로 나 혼자 계획으로는 이룰 수 없었던 놀라운 성과를 가져오기도 하거든요.
B기술 스타트업의 소중한 자산은 기술 뿐이 아니라 그들이 이미 확보하고 있는 ‘고객’이에요. 오늘날 우리가 협력을 중시하는 건 서로의 고객을 스왑한다는 의미죠. 내 고객이 3백이고, 니 고객이 3백이면 합쳐서 서로 600의 고객을 얻는 거요.
나 혼자 300의 고객을 더 얻으려면 그건 쉽지 않아요. 그런데 심지어.. 없던 기술까지 새로 개발해서 고객 수를 두배로 늘린다는 건.. 너무나 오래 기다려야 하는 일이지요…?
승부욕이 강한 사람들의 문제는… 그 승부욕이란 게 참 구식이라는 걸 모른다는 거요. 나 혼자 다먹는 게 젤 크게 먹는 시대는 지나갔어요. 지금은 빠르게 먹는자가 제일 많이 먹는 자예요. 시대가 바뀌었으면 대처방식도 바뀌어야지 말입니다?
그럼 우리 모두 돌고래가 되어야 할까요?
이런 문제 때문에 요즘 코칭계에서는 상어형 관리자 VS 돌고래형 관리자 이야기를 많이 한다지요? 이건 미국의 경영컨설턴트 제임스 R. 엡쇼프가 만든 정의인데요.
상어형 관리자는 ㅋㅋㅋ 승부욕에 쩌는 관리자들이죠. 늘 속으로는 언젠가 동료들을 제껴버릴려는 야심에 불타는 이들이에요. 한편, 돌고래형 관리자는 팀웍과 신뢰성을 중시하는 좀 프렌들리한 관리자들이에요. ‘개방성’, ‘투명성’, ‘협력’을 중시하는 사람들요.
당근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는 돌고래형 관리자인데요. 여기서 좀 오해하면 안될 것이 하나 있답니다.
자칫 돌고래는 상당히 이상적인 환경에서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거요. 내부적인 팀원관리와 외부적인 방어능력은 때로 일치하지 않아요. 개방성, 투명성, 협력이 정말 중요한 기회이고 성공의 지름길이지만, 자칫하면… 호구가 되는 지름길일 수 있는 게 아직 우리 비즈니스 현실이거든요.
가끔 순진한 스타트업들 등처먹은 대기업 얘기 뉴스에 나오지요..? 애들한테 협력하자고 꼬셔놓고.. 아이디어만 홀랑 빼먹은 대기업들이 아직도 적지 않더군요. 이분들도 구식이라서 그런 건데.. 뺏는 게 영리한 건줄 착각하는 거죠.
이런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어떤 관리자건 대외적인 비즈니스 방어력은 필수랍니다. 이건 경쟁기업이나 동료를 제낀다는 승부욕과는 다른 거예요. 자기 사업을 지키면서 팀원도 이끄는 거지.. 왼뺨을 얻어맞으면 오른뺨 내주는 사람은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실제로 그런 사람을 종종 봐서요… 프렌들리하기는 한데.. 뭘 정하질 않고.. 맨날 회의를 한달까… 긴급상황은 빠르게 버티컬로 헤쳐나가는 수 밖에 없잖아요. 탁탁탁 오더를 내려줘야 하는데.. 애들부터 불러놓고 어떻게 할지 물어보면 워쩔… 서,설마 이게 협력? 지, 지금 긴급상황에…? ㅋㅋㅋㅋㅋ
우유부단함, 부실한 결정력, 이런 게 개방성과 협력이란 덕목에 비틀어져 기생하기 시작하면 영원히 회의만 하는 회사가 되고 말아요. 개방성의 전제는 단계적 Security라는 걸 이해못하면.. 그거슨 곤란하겠지요..?
그니까 시대에 맞는 유연성을 갖추되 부디 칼쓰는 법은 알아야 하옵니다…상대가 칼 뽑고 뎀비는데.. 대장이 따라오던 애들한테 ‘어머, 얘들아 우리 어떡할까..?’ 물어보면 애들이 놀래겠숴, 안놀래겠숴! ㅋㅋㅋㅋ
사실 이런 상황에서의 대처법은 경륜과 경험에서 나와요. 그것도 적어도 한두번의 실패는 겪어본 사람일 때 제일 잘 알죠. 어떻게 하면 실패하는지를 안다는 건 정말 놀라운 자산이에요.
기업이 실패를 소중히 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으면 상어형 관리자는 저절로 사라진답니다. 승부욕을 가진 이들도 그 넘치는 에너지를 어디다 써야하는지 정확히 알게 돼죠.
2022년 새해에는 그런 의미에서.. 다들 2021년의 실패 하나씩은 되돌아보고, 이를 기반으로 한 스텝 더 올라가는 연습을 해보자구요.
칼찬 돌고래! 겁나 스타일리시 하지 않습니까~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