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흑백 요리사를 통해 널리 알려진 정지선 셰프가 라디오 스타에 출연해서 MZ 세대 직원들과의 문화 차이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어요.
정지선 셰프가 요즘 면접자들에게 종종 받는 질문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어찌나 인상적이던지요. 일부 질문 중에는 ‘제가 설거지도 해야 하나요?’ 같은 질문들도 있다는군요. 정지선 셰프가 ‘본인이 작업한 그릇은 본인이 닦아야죠’ 라고 이야기를 하면, 그 친구들은 또 이렇게 얘기한답니다. ‘요즘은 외부업체에 설거지 맡기던데 안 그러세요?’
사실 주변에서 비슷한 경우를 많이 겪으시지요? 간혹 젊은 직원들 중에는 “나는 요리를 하러 온 것이기 때문에 설거지는 내 일이 아니다”라는 인식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이들이 있어요. 이 직원들의 기준에 어긋나는 일을 시킬라치면, “이걸요? 제가요? 왜요?”라는 3요가 돌아오죠.
여러분도 아마 한 번 쯤은 겪으셨을 듯 해요. 이런 직원들의 맑은 눈동자를 대할 때 여러분은 어떤 결론에 도달하시나요..?
누군가는 MZ 세대 직원들의 눈높이에 맞춰 ‘잡일은 시키지 않아야 겠다’고 마음먹기도 해요. 그리고 누군가는 ‘으휴’하며 참기도 하죠.. ㅋㅋㅋ 후자가 더 많으실 듯요.
사실 잡일 중에서 모아서 외주를 줄 수 있는 부분은 외주를 주면 되는데요. 일을 하다 보면 그렇게 되지 않는 부분이 더 많아요. 너무 작은 일이어서 외주가 안되거나, 혹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일이 생기거나 하는 게 현장이니까요.
이 때 팀내에 3요가 있으면 다른 누군가가 독박을 쓰게 돼요. 특히 요즘은 팀장이 그러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걱정이에요. 팀원이 나가도 팀장이 든든히 받쳐주고 있으면, 이제 팀장이 팀원을 뽑으면 되거든요? 그런데 팀장이 나가게 되면 상당히 골치 아프다 아임미까…
오늘 Home Depot의 사례는 이 시점에서 의미심장해요.
기업이 직원들에게, 책임과는 무관한 화장실 청소나 사무실 청소 같은 걸 시켜서는 안되겠지만, 자신의 책임과 관계된 일에 대해서는 “내 일이 아니므로 나는 하지 않겠다”라는 의식은 도리어 깨뜨려줄 필요가 있어요. HR 교육이 우선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부분은 이런 직원들을 능숙하게 다뤄야 한다는 리더십 교육이 아니라, 이런 직원들의 편향된 인식을 객관적으로 조절해주는 팔로워십 교육이 먼저일지도요.
기업이 아무리 스마트하게 업무를 분장한다 할지라도, 업무 사이에 ‘틈’이라는 건 생기기 마련이에요. 기계는 예기치 못한 틈을 채우지 않지만, 사람은 그걸 채울 수 있어요. 바로 이런 순간이 있기에 AI나 로봇이 아닌, ‘사람’이 중요해 지는 건데요.
‘틈’을 인지하고 자발적으로 채우는 것, 말해주지 않는 부분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성장’임을 분명히 하지 않는다면, 경력이 짧은 친구들은 “요리를 하러 왔으니 설거지를 하지 않겠다”라는 논리에 갇혀 자기 자신도 1도 성장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직원들이 원하는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HR일까요? 직원들의 비위를 맞추는 쪽으로 HR이 움직이는 건 위험한 일이에요. 기업은 전인교육(全人敎育) 기관이 아니랍니다.
오늘 비즈니스 트렌드에서 다루었던 이야기는, 신입직원 오리엔테이션이나 교육 때 한 번 토론으로 다뤄보셨으면 하는 주제들이에요. ‘현장을 어떻게 이해하는 것이 좋을까요?’란 질문을 던져보는 거죠.
젊음의 장점은 타인의 생각을 알고 나면 중심을 잡을 수 있다는 거예요. 먼저 기업이 자신의 정책과 목표(그런 정책을 통해 달성하려는 문화)를 분명히 하고, 이것이 왜 중요한지를 설득해 나가는데 충실할 필요가 있어요.
무엇보다 기업이 이 비전에 자신감을 가질 때에 올바른 인재들을 장기적으로 유치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려면 또.. 기업에 일단 비전이라는 게 있어야겠죠. 다들 있다고 생각하지만 안개처럼 보이지 않는 비전…! 젊은 직원들은 안개를 볼 수 없다는 걸 기억하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