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커머스 라고 들어봤니?’
‘AR은 #증강현실 말하는 거야? 그걸로 어케 커머스를 해?’
‘#나이키 는 이미 하고 있지.’
‘농담하지 마. 비즈니스가 게임은 아니잖아.’
‘비즈니스는 게임 맞아. 인생 별거 있어?’
안냐세요~ 상쾌한 아침이에요!
어제 제가 페북에다 유료화드립+신세한탄을 날렸는데요. 어흑 너무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눈물날 뻔 했어요. 오늘 갑자기 마음이 착해져서, 운동도 다시 열심히 할 수 있을 듯요!
오늘 그에 대한 보답으로 개꿀잼 이야기를 들고 왔어요.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쇼핑이야기, 게임보다 더 게임같은 쇼핑이야기가 등장했답니다. 그건 바로 나이키의 AR커머스, 즉, 증강현실 커머스에요.
듣자마자 ‘고거시 뭐다냐’ 란 생각이 드시죠? ㅋㅋㅋ 저도 이게 다 뭔가 싶더라니깐요. 원래 몇달 전에 비슷한게 있긴 했는데요. 그 땐 쬠 어색해서 소개를 안했는데, 요번엔 와안전 세련된 게 나왔답니다. 자….두두둥…얘기 들어감다~!
‘포케몬고’라 부르지마오
‘SNKRS stash’라 불러다오.
나이키 광팬인 헌모(제 남편이름이에요)란 애가 서초동에 살고 있었답니다.
나이키를 사랑한 헌모는 나이키의 앱인 SNKRS를 아이폰에 다운받아 놓고 있었어요. 그리고 며칠 전 SNKRS에서 이런 푸시알림을 받았죠.
“나이키 새운동화 에어조단 이번 주 목요일 출시”
순간 헌모의 스트레스 수치는 극에 달했죠. 왜냐면, 또 한정판일테고… 또 그 놈의 리셀러들이 미친 듯이 달려들어… 다 사버릴테니까요… 리셀러들은 ‘bot’을 이용해서 사거든요. 헌모가 신의 손가락을 가지고 있어서 1초안에 카드 넘버와 주소를 빛의 속도로 쳐넣지 못하는 한.. 새운동화는 다 리셀러들이 차지해서 비싼값에 되파는 이 더러운 세상….
그런데 말입니다?
앱안에 ‘SNKR stash‘란 걸 발견한 겁니다…오잉? 이게 뭐지…?
말그대로 해석하자면 ‘스니커 숨기기’란 뜻이죠. 그러나 한 때 겜광이자 포케몬고 폐인이었던 헌모의 눈에는 이 글자가 ‘흐흐흐 너를 위해 스니커를 숨겨뒀지’ 요런 뜻으로 보입니다. 얼른 눌러본 헌모! 세상에 마상에….요런 걸 발견합니다아아~
두두둥..!!! 네 맞습니다~! 이것은 포케몬고였던 것입니다. “나 스니커님은 여기에 있단다”란 메세지와 함께 찍힌 어느 거리의 사진. 빨리 이 거리로 가서 미친듯이 카메라를 여기저기 대고 있다보면, 어디선가 운동화가 AR로 튀어나온단 얘기죠!
이미 많은 경쟁자들이 찾아가 버려서 지금 79%가 남아있다네요. 헌모는 이 거리를 찾아 뛰쳐나갑니다. 도착한 곳은 서초동의 어느 으슥한 뒷골목. 그리고 미친 듯이 카메라를 여기저가 갖다대죠. 물론 SNKRS를 실행한 상태로요. 그리고 두두둥…!
벽에다 카메라를 대는 순간, 운동화가 튀어나온 겁니다아아~ 그리고 “get it now(지금 얼렁 사렴)”이란 문구를 보게 된 것이죠!! 이 단추를 누르고 주소랑 카드번호를 입력하면, 이제 이 소중한 운동화는 헌모의 것이 되는 거에요!
설마 재밌자고..
이런 일을 벌린거야?
위의 사례는 그 유명했던 Nike X Off-White Airforce 1 운동화를 뉴욕에 숨겨두고 AR로 팔았던 사례에요. ㅋㅋㅋ 잼나쥬? 지금 이건 일상다반사가 되서요. 새로운 운동화가 나올 때 마다 SNKRS에서 요런 게임을 펼치고 있어요. 아래 글 보면 “나 지금 출시됐당”, “요번엔 LA에 숨겨놨징~”하는 말투가 느껴지지 않으세요? ㅋㅋ
나이키는 근데 왜 이런 일을 벌이고 있을까요?
설마 팬들에게 큰 재미를 주기 위해..? 뭐..물론 이것도 있기는 해요. 그런데 그건 아주 초큼 의도한 것이구요. 실은 앞서 말한 것처럼 리셀러들을 퇴치하기 위한 수단으로 연구하게 되었어요.
스니커 시장은 웃기게도 리셀러 시장이 더 크답니다. 그리고 스니커 순위를 정할 때도, 리셀러시장에서 무엇이 1위를 다투는가를 얘기해요. 아이러니하죠. 리셀러들이 한정판을 싹쓸이해서 비싼돈으로 되파는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요. 기업들은 너도 나도 눈엣가시처럼 생각하고 있어요. 나이키, 아디다스, 수프림 모두다요.
나이키는 이에 S23NYC라는 스튜디오를 차려요. 그리고 이들에게 미션을 주죠. “한정판 운동화를 파는 방식을 재발명해내! 첫째, SNKRS에서 팔고, 둘째, 리셀러가 아닌 우리 고객에게 팔라고!”
S23NYC가 개발한 첫번째 방법은 그냥 Anti-spam에 가까운 것이었어요. 즉 리셀러들의 Bot은 할 수 없는, 사람만 할 수 있는 걸 시켰달까요? 이 운동화를 사려면 손가락으로 아이폰 화면에 그림을 그려 사람임을 증명한 뒤 사도록 하는 그런 방식이었죠.
그랬던 이들이 AR에 재미를 붙인 건 NIKE X DAVID CHANG 콜라보레이션부터에요. DAVID CHANG은 요리사랍니다. 하핫 요 둘이 만든 운동화는 Nike SB Dunk High Pro “Momofuku” 였어요. Momofuku는 David Chang이 운영하는 엄청 유명한 레스토랑요.
이 운동화를 사려면 어떻게 했어야 하나면, 먼저 SNKRS앱에가서, 운동화를 탭해요. 그다음 카메라를 켜서 다음 중 하나를 열심히 촬영하며 뒤지다 보면 운동화가 튀어나왔어요.
- 나이키가 뉴욕에 설치한 포스터를 뒤져라 그럼 운동화가 튀어나온다.
요래 포스터에 카메라를 대고 찾으면 
스니커즈가 똬아아! - David Chang네 레스토랑인 Momofuku 레스토랑의 메뉴를 뒤져라. 그럼 운동화가 튀어나온다.
- Momofuku 메뉴 사진에다 카메라 대고 뒤져도 된다. 그럼 운동화가 튀어나온다.
ㅋㅋㅋ 잼나쥬? 아닌게 아니라 사람들이 넘나 재미나 한 거죠. 그리고 S23NYC는 드디어 “그래 이길이야!”라고 AR커머스에 확신을 갖게 된겁니다아~
알리바바, 나도 AR!
며칠전에 제가 알리바바의 광군절 쇼핑계획 이야기하면서, AR게임 얘기 했는데 기억 나시는 분?
알리바바는 이번 11.11 축제기간에 알리바바 Tmall의 마스코트인 고양이를 가지고 AR쇼핑쿠폰 배포를 했어요. 즉, 포케몬고를 찾듯이 증강현실로 나타난 고양이를 찾으면, 알리바바가 쿠폰을 주는 방식이죠. 전 이거 보고 ‘오오오 너네 또 나이키 따라했네?’란 생각을 했는데요. ㅋㅋㅋ 아닌 거 같아요. 알리바바의 방식은 정말 게임같고 한층 귀여워요.
한번 알리바바의 게임을 짧은 영상으로 볼까요? 이 비디오는 모바일 페북에선 안보이니까 PC로 봐주세요.
위의 비디오는 얌전한 비디오구요. 지금 요놈의 고양이 잡으려고 대륙은 요난리가 났답니다. 두번째 비디오입니다. ㅋㅋㅋ 요것도 PC에서 봐주세요.
모바일쇼핑-경험,
쇼퍼테인먼트
나이키와 알리바바의 사례를 보면요. 낯선 말이긴 하지만 AR커머스가 줄 수 있는 몇가지 뚜렷한 장점과 기회들을 정리할 수 있어요.
- ‘고객 경험’을 외치는 시대에 모바일 쇼핑으로 줄 수 있는 경험의 하나로 AR은 강력하다. (확실한 쇼퍼테인먼트)
- 리셀러퇴치, 혹은 정품 인증에 대한 방식으로, 본사와의 긴밀한 소통이란 점에서 AR은 강력하다.
위의 두 가지는 모두 중요해요. 나이키의 경우, 겉보긴 단순히 재밌는 마케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건 본사가 고객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마케팅이죠. 리셀러나 중간판매자 없이, 바로 본사의 인증을 통해 판매되는 방식이니까요.
다음엔 또 뭔 쇼핑이 튀어나올까요~ 자고 일어나면 잼난 이야기가 펼쳐지는 세상임다~ ㅋㅋㅋ 주말 잘 쉬시고 담주에 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