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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무너진 다우존스지수의 뒤에는 한 암울한 보고서가 있었어요. #시트리니 보고서는 점점 커지는 AI 기술 생태계가 2년 뒤에 우리 사회를 어떤 모습으로 바꿔 놓을지 그려냈어요. 2028년 AI가 상용화된 세상의 모습은 암울합니다. 100년 전 미국은 기계화란 기술이 세상을 압도하던 순간에 대공황의 나락으로 추락했던 경험을 갖고 있어요. 100년 뒤는 좀 다를까요? 아니면 이 역사를 그대로 답습하게 될까요?
이번 주 월요일 Citrini Research란 시장조사기관이 낸 보고서 하나가 미국 증시를 뒤흔들었어요.
“THE 2028 GLOBAL INTELLIGENCE CRISIS”란 이름의 이 보고서는 AI가 향후 경제에 미칠 영향을 그린 일종의 가상 시나리오예요. 그동안 ‘AI 거래’는 시장을 견인해 왔지만, AI가 결국 주식 시장의 폭락과 소비 위축에 따른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를 담고 있었죠.
이 보고서가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시장은 크게 흔들렸어요. 유명인사들이 너도 나도 X에 퍼다 나르기 시작했고, 다우존스 지수는 정오 무렵 800포인트 이상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도 1% 이상 떨어졌죠.
Citrini는 AI 붐은 지속되고 AI 기술 또한 계속확장되겠지만, 이것이 궁극적으로는 광범위한 경제에 해로운 것이 될 거라 예측하고 있는데요. 이 보고서는 단순한 예측이 아니라, “AI에 대한 낙관론이 완전히 실현되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역설적인 비극”을 다룬 일종의 ‘생각 실험(Thought Experiment)’이라 명명되어 있어요.
보고서는 2028년 6월의 시점에서 지난 2년을 회상하는 ‘사후 분석’ 형식으로, 구체적 내용은 다음과 같아요. 우선 2028년 6월 인류가 직면한 지표는 이러하답니다.
- 실업률: 2028년 6월 기준 10.2%를 기록했습니다
- 주식 시장: S&P 500 지수는 2026년 10월 고점(약 8,000포인트) 대비 38% 폭락했으며, 위기가 심화될 경우 고점 대비 57% 하락(3,500포인트 수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유령 GDP (Ghost GDP): 생산성은 1950년대 이후 최고 속도로 향상되어 명목 GDP는 견조해 보이지만, 소득이 실질 경제로 순환되지 않고 자본과 연산 능력(Compute) 소유자에게만 집중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이 상황은 향후 2년 동안 벌어질 악순환의 결론이에요. AI로 대체 가능한 인력들은 해고되고, 기업은 이익율이 단기개선되면서 해고된 자본은 다시 AI 투자로 유입되죠. 자본이 투입된 만큼 AI는 다시 정교해져서, 또 다른 일자리를 없애게 되어요.
결국 기업들은 최고의 생산성을 갖추게 되지만, 그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해야 할 엔드유저, 즉 소비를 해야 할 소비 주체들은 소득원을 잃게 되는 상황이 되고 말아요. 즉 소수의 기업에 의해 GDP는 늘어날 수 있지만, 이 늘어난 소득은 소비자에게 순환되지 않는 상황에 봉착해요.
보고서에 따르면 여러 산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 특히 SaaS와 중개 산업들은 첫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요.
- SaaS이 먼저 붕괴: 2026년 에이전트형 AI(자율적 AI 도구)가 능력 면에서 도약하면서, 기업들은 이 도구로 자체 SaaS 제품을 구축하기 시작합니다.
- 중개 산업의 붕괴: AI 에이전트가 가격 비교와 협상을 자동화하면서 기존의 ‘습관적 충성도’에 의존하던 비즈니스 모델이 차례로 붕괴됩니다. 부동산 중개 수수료는 2-3%에서 1%로 압축되고, 결제망 수수료 또한 AI 에이전트들이 카드 수수료를 피해 솔라나나 이더리움 L2기반 스테이블 코인 결제를 채택하면서 줄어듭니다.
특히 이 시나리오의 가장 무서운 결과는 소비붕괴인데요. 특히 현재 경제의 중추인 화이트칼라 계층이 해고의 직격탄을 맞게 되는 게 심각한 문제예요.
- (2028년 예상 기준) 미국 가계 소비의 50% 이상을 담당하는 상위 10% 소득자(전체 지출의 약 65%는 상위 20%가 차지)들이 실직하거나 임금이 삭감되면서 재량 소비가 급감합니다.
- GDP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56%에서 AI 혁명 4년 만에 46%로 급락하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실물 경제의 위기는 결국 금융권과 정부 재정으로 전이되어 사회 기반을 무너뜨리죠.
- (2028년 예상 기준) 2026년 2.5조 달러 규모로 성장한 사모 대출 시장에서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디폴트가 발생하며, 신용점수 780점 이상의 우량 차주들이 밀집한 테크 허브 도시들의 집값이 하락했습니다.
- 고용감소로 연방 정부의 세수가 예상치보다 12% 낮게 집계되었습니다.
- 실직자 지원을 위한 ‘전환 경제법(Transition Economy Act)’과 AI 인프라 수익을 국민에게 분배하는 ‘AI 공유 번영법(Shared AI Prosperity Act)’ 등이 논의되고 있으나 정치적 갈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 실직한 노동자들이 오픈AI와 앤스로픽 등 AI 연구소 입구를 점거하는 ‘오큐파이 실리콘밸리(Occupy Silicon Valley)’ 운동이 확산되었습니다.
섬칫하지요? 이 보고서가 미국 증시를 무너뜨릴 수 있었던 건, 미국의 역사에서 비슷한 경험이 이미 있었기 때문이에요. 바로 1929년 대공황 때 비슷한 사회붕괴가 있었죠.
당시 기계화로 인해 미국의 부유층들은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있었지만, 기계화가 만든 효율성은 당시 주요 소비층이던 노동자들의 소득을 줄이고 있었어요. 결론적으로 많이 생산할 수 있었지만 그걸 소비할 소비자의 소비여력이 줄어들면서 소비는 붕괴되었죠.
100년 전 ‘기계’가 가져온 효율화의 비극이 현재 ‘AI’가 가져오는 효율화의 비극으로 연결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미국인에겐 역사의 DNA에 박혀 있는 두려움이에요. 100년전에는 블루칼라들의 붕괴에서 재앙이 시작되었다면, 지금은 화이트칼라의 붕괴에서 재앙이 시작될 것 같다는 것이 비관론자들의 전망인데요.
과연 이 시나리오가 사실이 될까요? 이미 겪었던 일이기에 미국의 불안은 크답니다. 역사를 1줄도 읽지 않았다면 와닿지 않겠지만, 미국에서 경제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깊이 들여다보았을 100년 전의 재앙. 그리고 너무나 닮은 징후들.
이 재앙을 피하려면, AI로 인해 더 많은 일자리와 소득원이 창출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에요. 과연 세상이 그렇게 흘러갈지, 아니면 과거를 그대로 답습하게 될지 지켜보아야 하죠. 향후 2년이 관건인데, 정부가 이 문제에 앞서 대처하지 못한다면 1929년의 상황은 2029년에 다시 한 번 반복될 수 있답니다.
다만, 이런 비관론은 하나의 가능성일 뿐이에요. SaaS 종말론이 대두되고 있긴 하지만 AI 시대에는 기존 SaaS와는 전혀 다른 SaaS들이 등장하고 있죠. 멸망이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교체가 되길 기대해보는 수 밖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