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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에서도 #초대형전광판 열풍이 몰아치고 있지요? 일찌기 뉴욕시는 80년대에 #타임스스퀘어 #특별조명규제 란 법안 한타로, 미드타운을 재생시키는 데에 성공했죠. 더 놀라운 건 정부 돈이 안들어갔숴! 젠트리피케이션도 없숴! 오늘 그 첫번째 이야기입니다. 시작은 ‘#원타임스스퀘어‘란 계륵. 여러 주인을 거쳐야 했던 이 사연많은 빌딩은 오늘날 타임스스퀘어의 상징이 되었지만, 이날이 오기까진 험난한 역사가 있었으니…. 참고로 다음 주 ‘넥스트커머스’에서 이 사이니지 트렌드를 본격적으로 다루니, 늦기 전에 신청하십셔!
옛날 옛적에… 문제가 문제를 낳던 도시가 있었답니다.
뉴욕시는 1975년 파산하자 경찰과 소방관을 화끈하게 30%나 날리는데, 이건 복지가 꿇어져 폭증한 노숙자들과 콜라보해 뉴욕을 삽시간에 “문제 도시” 고담(Gotham)으로 전락시킵니다…
이 문제로 뉴욕 곳곳이 “도심 공동화”를 겪으면서 자본주의의 심장, 맨해튼은 밤이면 인적이 꿇겨, 수천억짜리 “문제 부동산”이 마구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연방정부 역시 베트남 전쟁으로 재정이 거덜난 상황이라 어쩔 수 없었던 거죠…
지금의 뉴욕시는 지난 40년간 뼈를 깎는 노력 끝에 파산의 후유증을 거의 회복했지만, 미처 손대지 못한 뉴욕 지하철에 몰려다니는 쥐떼는 파산의 암울한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양키들이 누굽니까?
불굴의 진퉁 자본주의자 뉴요커들은 개인들의 사적 욕망을 교묘하게 부추겨, 그들의 돈으로 그들의 문제 부동산을 스스로 해결하게 만드는데…
바로 그 남다른 보법의 시작점에는 뉴욕시가 블록 단위로 통 크게 퉁쳐간 “타임스스퀘어” 재개발 계획이 있습니다만, 사실, 진짜 놀라운 사실은 뉴욕시가 자기 돈을 한 푼도 안 들이고 도시를 구했다는 데 있습니다.
그럼 오늘, 뉴욕시가 돈 한 푼 안 쓰면서 열화와 같은 박수를 받은 거짓말 같은 스토리를 한번 풀어가 볼까 합니다.
Pen대로 굴려친 재개발 모델, “타임스스퀘어”와 원타임스스퀘어
부동산 업계 몸담고 두 달만 있다 보면 누군가 들고오는 “문제부동산”을 마주치는데, 보통 문제부동산이라면 보통 아래 사진 같은 장면을 떠올리기 마련…

하지만 문제 부동산의 외형은 의외로 핵심 토지에 삐까번쩍한 새 건물이 텅텅 비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매수 타이밍을 잘못 계산해 상투를 잡으면서, 부동산 가치의 80~90%에 달하는 수백억 원대 대출을 끌어안게 된다는 점이죠.
이 이자 월 수십억 원에 달하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이자가 눈덩이가 되, 문제 부동산의 코스를 타게 됩니다.
평범한 자본주의라면 이 모든 책임은 당연히 투자자가 지는 게 상식…
하지만 비범한 뉴욕의 자본주의는 문제 부동산 해결에 전혀 다른 보법을 선보이며, 책임을 각자도생에 맡겨 두지 않고 블록 단위로 모두를 끌고 나갑니다.
뉴욕시는 펜대를 굴려, 치안이 거덜 나 민망한 성인극장, 마약, 노숙자로 범벅이 된 타임스 스퀘어 전체를 휘황찬란한 사인보드 조명으로 덮는 대담한 계획을 개별 소유주에게 던져 줍니다.
그 결과, 뉴욕시는 타임스 스퀘어를 꽉 채운 수십 개의 문제 부동산을 한 타에 해결해 버립니다.
‘타임스스퀘어 특별조명규제‘를 알어?
제임스타운이 매입한 1999년, 원타임스스퀘어는 알바 삼아 광고도 하는 평범한(?) 임대 건물이었지만, 제임스타운은 이 건물의 임차인을 모두 내보내고 순도 100% 광고 타워로 변모시킵니다.
그 결과, 연간 광고 수익 2,400만 달러(2024년 기준)를 올리는 신개념 광고타워가 탄생합니다.
1908년, 뉴욕 타임즈의 사옥으로 시작한 원 타임스 스퀘어가 전환기를 맞게 된 건, 뉴욕시가 “파산 – 경찰 감축 – 치안 박살 – 도심 공동화 – 임대 하락”의 처절한 코스를 밟던 1975년, 타임스 스퀘어 일대가 성인 산업과 마약으로 쑥대밭이 되던 그 시절입니다.

저 당시만 해도 광고판이 운전에 방해가 되면 큰일 나는 시절이라, 원 타임스 스퀘어는 광고 알바도 뛰던 그냥 그런 임대 건물이었죠.
1979년경, 뉴욕시는 치안이 무너진 타임스 스퀘어를 복구하기 위해, 없는 돈을 쥐어짜 원타임스스퀘어를 매입하고, 이 건물을 철거한 뒤에 조형물을 설치하는…..그러니까 정부가 앞장서 막연하게 돈을 뿌리는 아름답고 평범한 재개발을 꿈꿨습니다.
하지만 파산 상태였던 뉴욕시한텐 매수 비용조차 부담이었고, 무엇보다 당시 건물주였던 파커(Alex M. Parker)가 거품을 물고 소송을 벌이자, 결국 이 계획을 엎어버린 역발상을 해버립니다.
1981년, 아예 원타임스스퀘어를 중심으로 타임스스퀘어 전역을 대형 조명 광고판으로 덮어버리는 “타임스스퀘어 특별 조명 규제(Special Times Square signage requirements)”를 통과시키고, 소유주들 돈으로 사인보드를 설치하게 만드는 개발안을 강제로 밀어붙입니다.

웨스트43번가~50번가, 7애비뉴와 브로드웨이에 면한 점선 박스 구간
이 규정은 타임스 스퀘어에 면한 모든 건물에 대해 중구난방 소형 네온사인을 거둬내고, 표준화된 성능의 초대형 사인보드를 일정 면적 이상 설치해, 일정 시간 이상 간판 또는 광고 조명을 켜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당연히 조명 공해, 운전자 시야 방해 같은 문제들이 제기됬겠죠?
일단 조명 공해는 블럭으로 묶인 인접 건물들이 너도나도 번쩍거리니 따지고 들기 뭐~한데다, 일단 임대료보다 더 큰 광고 수익이 기대되자 건물주들은 기꺼이 자기 돈을 풀어, 뉴욕시가 강제한 옥외 간판을 앞다투어 설치합니다.
그 결과, 뉴욕시는 그 조명들로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타임스스퀘어를 환히 밝히는 데 성공하고, 덤으로 치안 문제까지 자연스럽게 해결해버립니다.
운전자 시야 방해 문제는 도로를 보행자 중심으로 개편하는 방식으로 대응합니다.
차량 사고 위험을 줄이고, 대신 보행자들이 거리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돈을 쓰게 만드는 방향으로 전환한 것이죠.
운전자는 그냥 지나갈 뿐 돈 쓸 일이 없지만, 뚜벅이들은 꿇임없이 먹고 마시고 찍어대며 돈을 뿌리니… 당연히 이들을 도와드려야죠?

보행자 사고가 40% 감소하고, 차량 사고도 15% 줄어드는 성과를 냅니다.
당시, 민망한 성인물로 채워지며 막장까지 가버린 브로드웨이 공연 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몸부림치던 뉴욕시는
Theater District 내 요란한 조명의 극장 간판들을 유야무야 허용하게 되는데,………
이때 사인보드의 강렬한 조명과, 그 조명에 끌린 관람객들 덕분에 범죄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게다가, 이 조명 덕분에 줄어든 범죄 피해는 교통사고 피해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컸고, 처음부터 계획했다는 듯 계산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참고로 브로드웨이 공연사업을 살려내기 위한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뉴욕시의 처절한 몸부림, 그리고 그렇게 살아난 브로드웨이의 위상은 “맨해튼 플라자 뉴욕~”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아래 그림은 뉴욕시의 조명 설치 가이드입니다.
건물 면적의 50~90% 이상을 커버하도록, 25피트마다 최소 100평방피트 크기의 고성능 사인보드를 설치해야 하며, 동적 작동 기능도 필수 장착 해야 합니다.
요약하자면, 크고 많고 밝은 고성능 옥외 광고판을 건물주 돈으로 강제 설치하게 하고 있는 셈입니다.

각 건물에 설치된 광고판들은 표준화된 기술과 호환가능한 운영시스템을 공유해 Takeover 같은 새로운 기법의 광고 기법과 미친듯한 회전율로 차원이 다른 광고효과를 실현한 스토리는 이어지는 ”뉴욕이 DOOH로 도시재생한 방법 ②-제임스타운이란 곰탱이 여우“에서 자세히 소개 하겠습니다.
광고를 흔들고, 따불 Go!… 보법이 다른 뉴욕시의 도시재생
그럼, 타임스스퀘어를 “빛의 광장”으로 만들려는 뉴욕시의 페이스에 말려든 오늘의 주인공 원타임스스퀘어는 과연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잠시 들여다보고 가겠습니다.
뉴욕시가 타임스 스퀘어 전체를 “빛의 광장”으로 만드는 개발 계획을 1981년에 발표하자, 1974년 625만 달러였던 원타임스스퀘어는 광고 수익의 새바람을 타고 1981년엔 820만 달러, 그리고 불과 4년 후인 1985년엔 Times Square Associates가 무려 2,000만 달러에 상투를 잡을 때까지 숨가쁘게 주인을 갈아탑니다.

이 시기의 가격 폭등은, 원타임스스퀘어를 사인보드로 도배하면 장차 터질지 모르는 광고 수익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죠.
본래부터 층별 임대 면적이 고작 130평으로 어정쩡하고, 엘리베이터와 화장실도 왜소해 프라임 사무실 임대료를 받기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게다가 아직 타임스 스퀘어의 치안도 회복되지 않은 시점이라, 사무실 수요는 바닥이라, 임대율도 50%를 채우지 못합니다.
이 와중에 건물 3면을 사인보드로 뒤덮기 위해 과도한 광고판 설치비까지 투자하게 되는데, 결국 Times Square Associates는 매입가의 150%가 넘는 3,000만 달러의 대출을 끌어다 쓰게 됩니다.
이 투자 흐름은 뉴욕시의 속셈대로, 건물주들이 자기 지갑을 열어 옥외 간판에 돈을 쏟아붓는 전형적인 그림이지만,
문제는 정작 임차인 입장에서 광고판이 업무환경을 망친다는 데 있었습니다.
건물 3면이 광고판으로 막히고, 수시로 벌어지는 점검과 수리 때문에 업무 환경이 개판이라, 결국 원타임스스퀘어는 임대와 광고 사이에서 가랑이가 찢어져 버립니다.
Times Square Associates는 10여 년간 50% 공실률과 빚더미에 시달리다가, 1995년 결국 3,000만 달러 대출보다도 적은 2,750만 달러에 당시 부동산 투자로 재미 보던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에게 넘기게 됩니다.
리먼 브러더스는 불과 2년사이 성가신 임차인을 모두 내보내고, 건물 3면을 사인보드로 발라 광고 전용 건물로 탈바꿈시키며, 연 700만 달러 규모의 광고 계약을 성사시킵니다.
그리고 이 세팅이 끝나자, 매입가의 4배인 1억 1천만 달러에 독일계 투자자 제임스타운에게 건물을 넘깁니다.

그렇게 진정한 광고 원탑 전용 건물, 원타임스스퀘어는 투자은행이 기획하고, 제임스타운이 실행에 옮긴 프로젝트로 탄생하게 됩니다.
이 당시 제임스타운이 지른 매입가 1.1억 달러는, 아직까지 임대료 의존이 컸던 타임스스퀘어 기준에선 광고비를 과대평가한 거품 투자라는 시선이 적지 않았지만…
이런 평가는 1996년을 기점으로 전자식 전광판(electronic billboards)이 처음 설치되, 재래식 빌보드보다 광고 효과와 회전율이 폭발적 상승으로 기우 였음이 드러납니다. 현재 원타임스스퀘어는, 제정신을 차린 뉴욕의 치안과 함께 타임스 스퀘어가 뉴욕 관광 1순위로 부상하면서 8억 2천만 달러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 현상은 비단 타임스스퀘어의 비주얼 센터인 원타임스스퀘어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 좌우에 늘어선 다른 빌딩들과, 타임스 스퀘어 반대편 “극장 특별 구역” 부동산 가치까지 끌어올리며, 미드타운 전체를 24시간 살아 있는 도시 공간으로 만들어낸 성공 사례인 거죠.

잊지 말아야 할 건 뉴욕시가 돈 한 푼 안들이고 몇 장의 종이에 끄적된 “타임스스퀘어 특별 조명 규제(“Special Times Square signage requirements”) 계획안으로 전설적인 도지재생을 해치웠다는 겁니다.
그러나 사실 진정 놀라운건 이게 아닙니다
뉴욕시는 타임스스퀘어 일대의 땅값이 오르면 가난한 극장들은 젠트리피케이션에 다 잡아 먹힐거라 예상을 뒤엎고 흔해터진 지원금 한 푼 없이 방어 해낸건 물론, 그 와중에 한 몫 챙겨 본고장 자본주의 행정 수완이 뭔지 알려 줍니다.
이 멋지고 아름다운 얘기는 전문가용 스몰토픽 “젠트리피케이션의 젠틀한 해결 TDR(Transfer of Development Rights)”로 퉁치니 따로 읽기를 권하며, 일반인들은 저와 함께 다음주 월요일에 계속해서 “뉴욕이 DOOH로 도시재생한 방법 ②-제임스타운이란 곰탱이 여우”의 얘기로 계속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