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토픽이에요~ 요즘 자동차 시장에는 쌔끈한 디자인의 스포츠카만 인기가 있는 게 아니에요. 소위 #옛날_명차풍 이 매니아들 사이에 인기를 모으고 있는데요. 엄청 비싸냐구요? 아뇨. 매니아란 취향이 명차풍인 거지.. 돈이 많다는 뜻은 아니에요… ㅋㅋㅋㅋ
요즘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레트로 카’가 유행이란 이야기, 들어보셨지요?
저는 요번 미국 출장 때 LA에서 너무나 많은 포드 머스탱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이 빈티지 카가 이렇게 흔한 것이었나’ 싶었는데 자세히 보면 조금 달라요. 알고 보니 그 차들은 모두 포드가 2005년부터 오리지널 머스탱을 재해석해 만든 5세대 197 디자인들이더군요. 이 차는 이후 6세대, 7세대를 거듭하며 오리지널 머스탱의 무드를 잇고 있죠.

닷지 또한 1969년 선보인 챌린저 모델을 2008년 부활시켜 성공을 거뒀어요. 둘다 21세기형으로 잘 빠진 차라기보다는 정감어린 향수들을 제공하는 디자인들이에요. 왕년엔 이런 모델들이 쌔끈했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는 디자인이랄까요?

최근 일본에서도 이렇게 과거의 명차를 부활하는 경향이 있다고 해요. 흥미로운 건 소형차 시장에서 이런 흐름이 두드러진다는 거요. 일본에선 이 복고풍 디자인을 적용한 소형차들을 파이크카(Pike Car)라는 하나의 장르가 되었는데요. 자동차 브랜드들이 스스로 옛 명차풍 디자인을 내놓기도 하고, 작은 수제 자동차 스튜디오들이 옛날 모델들을 참조해 파이크카를 제작하기도 해요.
일본에서 이 파이크카 시장을 처음 공략한 건 닛산인데요. 닛산은 이미 80년대 후반부터 60년대풍 차를 선보여 히트를 쳤다네요. 1987년 출시된 Be-1을 시작으로 1989년 PAO, 1991년 Figaro를 연달아 출시하며 큰 인기를 모았어요.

닛산은 이 흐름을 계속 이어가고 있어요. 2021년 출시된 페어레이디 Z는 1969년 출시된 초대 모델의 디자인 요소를 적극적으로 계승한 것이 특징이에요. 전면부의 긴 후드와 클래식한 헤드라이트 디자인, 후면의 직선적인 테일램프까지, 오리지널 페어레이디 Z의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어요. 이 모델은 출시 직후부터 예약이 폭주하며 뜨거운 반향을 불러 일으켰죠. 그런데 얘는.. 말이 파이크카지 너무 모던해요. 제 취향은 아니랄까…
다이하츠도 경차 시장에서 이 파이크카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요. 1999년 출시된 미라 지노는 1960년대 로버 미니를 연상시키는 둥근 헤드라이트와 클래식한 전면부를 갖춘 모델로, 일본 경차 시장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았어요. 2002년 등장한 코펜도 그 계열 중 하나인데 제 차가 바로 그 3세대 Cero라 아임미까.. ㅋㅋㅋ 한국에서도 레트로 매니아들에겐 1세대와 3세대만 인정받아요. 1,3 세대는 눈(헤드라이트)이 송혜교처럼 동그란데, 2세대, 4세대는 눈이 징기스칸처럼 찢어졌어..! 왜 그런 거야!!


토요타도 과거의 디자인을 되살리는 시도를 했어요. 1996년에는 1936년 출시된 AA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토요타 클래식을 출시했고, 2000년에는 1955년 출시된 초대 크라운의 디자인을 반영한 오리진을 선보였어요. 하지만 이 두 모델은 모두 한정 생산되었고, 가격도 높아서 대중적인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네요.
일본의 미쓰오카자동차(光岡自動車)는 이 파이크카 전문 제조업체인데요. 소량으로 수제차를 만드는 스튜디오예요. 이 회사의 뷰트(Viewt)라는 차는 닛산 마치(Nissan March) 기반으로 1960년대 영국 클래식카 재규어 MkII(Jaguar MkII)를 모티브로 한 차예요. 히미코(Himiko)란 차는 마쓰다 로드스터(Mazda MX-5, Miata)를 3-40년대 클래식 로드스터 스타일로 재해석한 거레요.
“닛산을 기반으로 재규어를 모티브로 한다니, 그게 무슨 소리죠?”
네.. 헷갈리시쥬? 이 회사는 닛산, 마쓰다, 혼다 등의 일본 완성차 브랜드에서 출시한 기존 차량을 골라 기존 자동차 제조사의 차체, 엔진, 섀시 등을 정식으로 구매해요. 그런 다음 재규어 풍으로 두드려 만드는 거예요. ㅋㅋㅋ 신기하죠?
“아니 그럼 닛산과 재규어에 저작료는 내나요?”
그게요. 일단 차체 부품을 사면서 닛산이나 혼다 등에겐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해요. 돈을 내는 거죠. 그런데 재규어는…안 내는 거 같아요.1959년대 재규어 같은 차는 자동차 디자인 저작권 보호기간이 통상 50년인데.. 50년이 넘었잖아요? 이런 차만 골라서 모티프하고, 미쓰오카는 오마쥬한다는 표현을 써요. 그 때문인지 다른 기업들도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예요.
이 회사 디자인 되게 신기한 거 많은데 함 보실래요?



이 미츠오카 차가 그렇게 비싼 것만도 아니에요. 갈류가 2021년 638만엔, M55가 2024년 기준 808만엔이었답니다. 제가 일본 살았으면 저는 이런 차 사지요! ㅋㅋㅋㅋ
재미난 덕후 세상이쥬? 오늘은 저의 사랑스러운 애마를 함 닦아주어야겠어요. 처음 살 땐 예뻐라 했는데 요즘은 닦지도 않았네요. 내 너를 배신하지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