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의 뉴욕이야기!
오늘은 점점 #콘텐츠기업이 #되어가는 #패션기업들 이야기예요.
누가, 왜, 어떤 콘텐츠를 만드냐구요?
하핫. #리바이스, #TOMS, #HM 의 얘기를 좀 들어보자구요~
edited by 하지영
안녕하세요, 한 달 만에 돌아온 GiGi입니다!
미국에는 그간 엄청나게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연방 정부와 주 정부들 간에 ‘외출 자제령’ 연장 날짜를 두고 싸움을 한다는 뉴스가 시끌시끌했어요.

이 와중에 뉴욕 주지사 앤드루 쿠오모는 생방송 CNN 인터뷰에서 친동생과 티격태격 케미를 보여주며 어려운 시기, 훈훈함을 더해 화제가 되었고요. 이외에 시카고, 댈러스와 같은 미국 대도시들은 코로나19 확진자 숫자가 계속해서 늘자 외출 자제 권고에서 불필요한 외출 시 벌금 1,000달러(한화 약 120만 원)를 부과하는 것으로 제재 강도를 높였어요.
나아가 경찰 아저씨들 말을 안 들으면 감옥에 수감시킬 것이라는 강력 경고까지 하면서, 대부분의 미국 시민들은 자발적으로(아마도…ㅎㅎ) 조용히 재택 근무를 열심히 하고 있답니다.
하지만 여전히 뉴욕에서는 필수 산업인 식료품점, 약국, 병원 등을 제외한 백화점, 패션 매장, 헬스클럽, 갤러리,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같은 쇼핑-문화예술 장소들은 임시 폐쇄를 이어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를 어길 시 어마어마한 벌금과 영업 정지 명령이 내려올 수도 있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예요. 원래 임시 폐쇄는 4월 첫 주까지만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현재 이달 말까지로 미뤄졌으며 5월 중순까지도 연장될 수 있다는 소식에 미국 패션 업계는 패닉 상태입니다.

니먼 마커스와 같은 미국 대표 명품 백화점들은 지금 파산 신고를 검토하고 있다는 루머도 들려오고 있으며, 서민형 백화점 메이시즈는 직원들 대부분을 임시 해고하면서 예산 확보에 힘쓰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개별 브랜드를 다수 소유한 미국 패션 기업들과 라이선스 업체들은 무작정 계약 취소를 감행하고 있어 한국 벤더들과 동남아 제작 업체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상황인데요. 미국 패션 업계들도 일단 나부터 살고 봐야 한다는 상황이니 눈 감고 귀 막는 중이에요.

그러나 오히려 전례 없이 잘 나가는 기업들도 있어요. 바로 콘텐츠 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곳이에요. 넷플릭스는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진 지난 3개월 동안 주식이 약 29% 성장, 재택근무와 외출 자제로 인해 답답한 사람들에게 단비와 같은 존재로 각광 받고 있습니다.
미국 내 유행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들이 해시태그 신드롬을 만들어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경쟁업체 훌루(Hulu)도 오스카 4관왕의 영광을 차지한 한국 영화 ‘기생충’을 단독 공개하며 화제입니다.
디즈니, 아마존과 같은 업체들도 기존 사업 규모를 늘리기 위해 진행해오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코로나19로 인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덩달아 자사 E-북, 오디오북, 팟캐스트들도 인기가 UP! 말 그대로 콘텐츠 시장은 코로나19 사태 최대의 수혜자로 떠오르며 미국 내 호황을 맞고 있어요. 지루함을 달래주는 게 콘텐츠임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 속에서, 영업 정지로 좌절하고 온라인 쇼핑몰 판매 숫자를 높이기 위해 각종 마케팅 방법을 다 동원하던 패션 기업들이 ‘우리도 콘텐츠로 고객들을 끌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하나둘 긴박한 콘텐츠 서비스를 내놓기 시작했어요.
기존 패션 기업의 콘텐츠라고 해봤자,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라이브로 진행되는 경품 이벤트나 런웨이 백스테이지 영상 공개 정도였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꽤 괜찮은 수준의 콘텐츠들이 생겨나고 있답니다.
- 리바이스 ‘5:01’ 라이브- “집에서 콘서트 관람하세요”

리바이스는 일주일에 한 번, 오후 5시 1분에 유명 아티스트들의 무료 공연 영상을 공개하는 인스타그램 라이브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어요. 이에 대한 소개는 일찌감치 데일리트렌드에 소개된 바 있는데요.
실제로 콘서트가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 사례를 하나 보여드릴게요. 아래 영상은 2주 전 올라온 뮤지션 Sigrid Brasil의 콘서트 홍보와 실제 영상입니다.
- 탐스 무료 문자 심리 상담- “힘들고 어려운 상황 이해합니다. 다 같이 이겨내요”

수준 높은 콘텐츠를 만들고, 소비자들을 불러 모으고, 나아가 지속 가능하게 하는 과정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콘텐츠 회사로 시작한 게 아닌 패션 기업들은 대애-충 SNS나 블로그, 최근 들어서는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바탕으로 자사만의 매력이 담긴 콘텐츠들을 만들어나갑니다.
이 과정에서 서로서로 벤치마킹 하기도 하고요. 코로나19 전까지는 천천히 이런 과정을 진행해오던 패션 브랜드들 입장에서는 갑자기 코로나19가 훅 들어온 지금 어쩔 줄 모르는 상태입니다. 새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엔 시간이 부족하고, 지금까지 하던 대로 SNS를 하려니 라이브로 딱히 보여줄 게 없고, 블로그는 별로 안 읽고, 유튜브를 하려니 인플루언서들도 집에서만 영상을 찍어야 하고… 이러한 고민을 탐스는 쉽게, 파트너사와 협력해 색다른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풀고 있습니다.
신발 한 켤레 구매 시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한 켤레 기부한다는 ‘착한 패션’의 선구자이기도 한 탐스는 ‘위기의 문자 상담(Crisis Text Line)’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부 파트너 그룹 ‘위기의 문자 상담’ 센터는 24시간 언제든지 연락할 수 있으며, 미국 내에서 정해진 번호로 ‘탐스(TOMS)’라고 문자 한 통을 보내면 즉시 상담이 시작됩니다. 트레이닝 받은 상담사들이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을 위로해 주며, 탐스에서 물건을 구매하지 않아도 이용 가능합니다.
단순히 패션 브랜드로서 제품을 팔려는 게 아니라, 소비자들을 성심성의껏 신경 쓴다고 느끼게 해주는 거죠. 게다가 탐스는 3달러의 이익이 생길 때마다 1달러씩코로나19사태 해결을 위해 기부를 할 것이라는 정책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무료 심리 상담과 각종 기부 정책은 소비자들에게 따뜻한 위안으로 다가가고 있습니다. 특별한 플랫폼 구축이나 이벤트 없이 파트너사의 문자 라인 하나만으로 소비자들의 감성을 건드리는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이러한 서비스를 SNS에 꼬박꼬박 홍보하며 ‘착한 콘텐츠’들을 공유하고 있어요.
기존 콘텐츠 파이프 라인을 잘 활용 및 응용하는 모양새라 할까요?
이러한 ‘착한’ 콘텐츠를 본 소비자들은 굳이 밖에 나갈 일은 없지만, 새로운 신발 한 켤레를 구매할 이유가 생깁니다. 쇼핑을 못 해 답답했던 마음도 환기가 되고요. 새 신발도 사고, 사회에 기부하고 환원하니 이야말로 좋은 느낌적 느낌 아닐까요?
- H&M – “넷플릭스랑 협업했어요”

한편 H&M과 넷플릭스의 협업도 화제예요. H&M이 넷플릭스와 협업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요. 코로나 기간 동안 릴리즈된 인기 드라마 ‘To All Boys(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와의 협업은 락다운 기간의 협업인 만큼 더 큰 화제를 몰고 왔어요.
이 콜라보는 H&M이 드라마의 여주인공 라라진(Lara Jean)에게 영감을 얻은 스타일들을 캡슐 컬렉션으로 제안하면서, 이와 동시에 디지털 캠페인 ‘To All Boys x H&M Fan Club’으로 이어졌어요.
H&M의 Instagram 채널에서 팬클럽 유저들은 필터를 사용하여 Lara Jean의 방 안으로 들어가서 360도 탐색을 해볼 수 있고 드라마의 새로운 에피소드 및 H&M 컬렉션의 근접 세부 정보를 볼 수도 있어요. 구체적으로 그 필터를 사용하면 아래와 같은 탐험이 가능해요.
이처럼 미국 패션 기업들은 코로나19 시기에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모양새예요. 리바이스, 탐스 등 몇몇 브랜드들은 발 빠르게 자체적으로 색다른 콘텐츠를 만들어 진행시키고 있고, 따라하기 잘 하는 패션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은 걸 보고 “어떻게 2%만 다르게 살짝 바꿔서, 우리의 콘텐츠로 만들지?” 고민하는 중인 듯합니다.
‘2주 정도면 해결되겠지?’라며 조용히 버티려고 했던 미국 패션 업계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오프라인 매장을 계속 닫고 있으니,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떠밀리듯이 하는 것 같은 모양새긴 하지만… 덕분에 소비자들은 기업의 경계 없이 더욱 질 높은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게 되었으니 좋은 거겠죠?
오늘도 제 메일함은 각종 미국 온라인 쇼핑몰의 특가 세일부터 각종 마케팅 콘텐츠 안내문으로 터져나가고 있답니다! 더 신박한 패션 기업의 움직임이 있다면 다음 달에 전해드리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