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이 11일(오늘)로 예정됐던 리오픈 일정을 다시 연기했어요. 재오픈 일자는 이달 말 정도가 될 걸로 보여요.
티몬이 재오픈 뒤 과연 순항할 수 있을까요? 처음 오아시스가 티몬을 인수하면서 노렸던 효과는 재 오아시스 회원 약 200만명과 티몬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약 500만명을 합치면 약 700만명 규모의 이용자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거였는데요.
과연 지금도 티몬의 고객은 500만명일 인지에 대해선 우려가 많아요. 티몬의 고객 중 다시 티몬을 선택할 고객은 얼마나 될까요? 그들 중 일부는 영원히 티몬을 이탈했을 수 있어요.
비즈한국에 따르면, 티몬의 전체 채권 규모는 약 1조 2000억 원으로, 채권변제율은 0.75%에 불과해요. 즉 피해 금액이 100만 원인 소비자가 돌려받는 금액은 7500원에 그쳤단 뜻인데요.
티몬의 입장은 이런 수치와는 거리가 있어요. 티몬은 8월 5일 기준 변제 금액은 전체의 96.5%, 변제 인원은 94.9%를 달성했고 아직 변제금을 수령하지 않은 채권자들의 금액은 별도 예치돼 있어, 이들 역시 향후 변제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어요.
이 상당한 차이는 티몬이 말하는 변제 금액이란, 전체 채권이 아니라 대부분의 채권을 기업회생절차를 통해 탕감받고 ‘남은 돈’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티몬은 1조 2천억원이란 채권 중 회생채권 변제에 101억원 정도를 투입했고, 나머지 채권은 회생계획안을 인가 받으면서 법적으로 소각된 상황이에요.
즉, 지금은 돈을 못 받은 고객은 있지만, 법적으로 책임질 사람은 없는 상황이에요. 변제에 대한 법적 의무는 사라졌지만 ‘감정’이 남았습니다. 소비자 감정은 때로 작지 않죠.
돈을 돌려받지 못한 소비자들은 티몬의 재오픈을 천연덕스럽다고 여길 수 있어요. 어쩌면 티몬은 기존 이용자가 아닌 ‘새로운 이용자’를 다시 모으는 게 빠를 수 있어요. 여러 면에서 티몬은 오픈 후에도 거칠고 울퉁불퉁 자갈길이 기다리고 있어요.
리테일 비즈니스는 유동성이 큰 사업이에요. 플랫폼이 비즈니스를 잠시 중지할 때 고객을 잃지 않으려면 많은 조치가 필요해요.
현재 일본에서 K브랜드를 알리는 데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플랫폼 Nugu도 팬데믹 시절 비즈니스를 한 번 닫아야 했던 적 있었어요. 당시 Nugu는 동대문의류를 일본 소비자와 연결하고 있었는데, 락다운이 걸리며 동대문 옷을 실은 비행기가 뜰 수 없게 되어버렸죠. Nugu는 14억원의 주문금을 모두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거의 폐업할 뻔 해요.
이 때 Nugu는 14억원을 모조리 변제했을 뿐 아니라, 고객들에게 일일이 손편지를 썼습니다.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설명하고 사과하기 위해서였죠. 팬데믹 후 Nugu는 메디쿼터스에 인수되어 다시 부활했고, 이때 Nugu의 이전 고객들은 모두 돌아왔어요.
현재 티몬은 과거의 셀러들을 달래서 다시 입점시키고 있는데요. ‘같은 셀러’, ‘같은 고객’으로 산뜻하게 다시 출발하기란 어려운 일이라고 봐요.
다만, 티몬이 가격에 상당한 메리트를 제공한다면, 가격을 쫓는 소비자들의 성향을 볼 때 다시 소비자는 모이기 시작할 거예요. 그러나 이 작업에는 많은 마케팅이 필요하고, 획기적인 상품이 필요해요. 신규 고객을 모으는 것에 준하는 허들이고, 초기엔 비용이 활활 타는 일이죠.
오아시스와 티몬이 이 허들을 어떻게 뛰어넘게 될까요? 고객을 모으는 데에 필요한 시간과 그 시간에 소진하게 될 비용, 기간 내에 획득해야 할 매출, 모든 것이 맞아 떨어져야 하는 시점이에요.
<기타 주목할 소식>
- 국내 백화점 3사 모두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약 2~3% 감소했고 편의점 빅2의 성장세 둔화되었습니다.
- 네이버커머스의 연결 2분기 실적은 매출 11.7% 증가, 영업이익 10.3% 증가를 기록했습니다. 카카오커머스는 매출 1% 증가, 영업이익 39% 증가를 기록했습니다.
- 쿠팡이 2분기에 사상 최고 분기 실적을 내면서, 대만에서의 성공을 강조했습니다. 대만 법인, 명품 플랫폼 파페치(Farfetch) 인수분, 쿠팡이츠 및 쿠팡플레이 등을 포함한 성장사업 부문의 2분기 매출은 1조 6,719억 원으로 33% 증가하여 분기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