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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과 유럽은 Shein·Temu 제재안을 가동시켰어요. 다른 나라에서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기회만 200% 활용하겠다는 것은 반칙이라는 걸 분명히 한 거죠. 흥미로운 건, 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이에요. 중국이 어떻게 반응했을 거 같으세요? 한국 정부의 쿠팡 제재 의지도 강력한데요. 쿠팡 제재에 대해 미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 거 같으신가요?
금주엔 쿠팡 사태를 다각도로 짚어볼 수 있는 5개의 사례를 모아봅니다
- [ft. 쿠팡] 외국기업 제재 사례① : 미국 정부의 틱톡 매각 명령 (1월 12일)
- [ft. 쿠팡] 외국기업 제재 사례② : 프랑스 르노 CEO가 일본에서 체포되다 (1월 13일)
- [ft. 쿠팡] 외국기업 제재 사례③ : 미국·유럽의 Shein·Temu 제재와 중국 정부의 입장 (1월 14일) → 오늘은 여기
- [ft. 쿠팡] 기업 데이터 유출 사례① : 쉬쉬하며 소설 쓰다 자백한 Uber (1월 15일)
- [ft. 쿠팡] 기업 데이터 유출 사례② : 신뢰회복의 정석 Target (1월 16일)
지난해 미국과 유럽은 Shein·Temu 같은 중국발 저가 기업들을 제재하기 위해 관세 제도를 손봤어요. 미국은 de minimis(소액 면세) 규정을 폐지해, 중국에서 들어오는 소액 상품도 더 이상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없게 했죠. 유럽 또한 소액 수입 패키지에 대해 €3 수준의 과세 부과를 결정해, 올해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에요.
Shein·Temu가 콕 집어 규제대상이 된 이유는 여러가지였어요. 우선은 불공정 경쟁이 가장 큰 문제였죠. 두 모델 모두 관세와 세금회피로 지역 업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만큼의 저가로 제품을 공급해요. 이건 미국과 일본의 소상공인 생태계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 됐어요. 또한, 제품 안전이나 소비자 보호가 너무 부실하다는 것도 문제였는데, 정식 수입 통관이 아니다보니, 미국과 유럽에서 규정한 유해 화학물질 제품이 사용된 제품들도 마구 들어오고, 문제가 생겼을 때 너무나 미흡한 리콜이나 클레임 체계..
Shein·Temu는 수입국의 입장에서 보면,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기회는 200% 활용하는 비즈니스였던 셈이죠. 과거엔 크로스보더 거래가 많지 않았기에 서로 소액 면세 규정을 두었던 것이었건만, Shein·Temu는 이 틈새를 ‘기회’로 인식해 대규모 비즈니스를 구축했어요.
여기서 흥미로운 부분은 Shein·Temu가 제재당할 때 중국 정부는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었을까 하는 거예요.
중국 정부는 미국의 틱톡 매각 결정에 대해선 난리난리 쳤답니다. 그런데 Shein·Temu 제재에 대해선 원론적인 이야기만 반복하며 거리를 두고 선을 그었어요. “일반론적 무역 원칙”에 따라야 한다, “시장 규칙에 따른 경쟁”에 따라야 한다는 애매한 말들을 반복했고, 중국 기업들의 편을 들어준 건 “과도한 보호무역에 대한 우려” 정도가 전부였죠.
그럼 중국 언론들은 어땠을까요? 중국 언론들도 비슷했어요. 틱톡 때에는 공격적이고 정치적 톤으로 미국을 비난했지만, 이 때에는 ‘일방적 규제’란 약한 비난과 함께 중국 기업들의 경영 리스크를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기사들이 동시에 나왔죠. 상당히 중립적인 느낌?
중국 입장에선 틱톡은 매우 중요한 국가적 자산이었지만, Shein·Temu는 그렇지 않았던 거예요. 이 말은, 역설적으론 중국 또한 미국 만큼이나 틱톡의 잠재력에 대해 눈치깠던 거지요.. 하핫. 특히 중국은 틱톡의 알고리즘을 미국이 가져가는 걸 너어무 싫어했는데요. 중국은 2020년부터 추천 알고리즘과 AI 기반 개인화 시스템을 수출 통제 기술 목록에 포함시키고 있었어요.
Shein·Temu에는 그런 핵심 기술이 없잖아요? 이 두 기업에 취해지는 제재에 대해 중국 정부는 딱히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지난 9월 23일 중국의 왕문타오(王文涛) 상무부 장관이 미국 뉴욕에서 중국 기업 대표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중국의 속내가 뚜렷이 드러나는 발언을 해요.
“내부 과잉 경쟁을 해외 시장로 옮겨서는 안 된다”
이 발언은 로이터 등을 통해 즉시 화제가 됐어요. 중국 정부의 속내는, “국내에서 서로 깎아먹는 경쟁을 하지 말아애 할 것이고, 심지어 그 나쁜 경쟁 방식을 해외 시장에까지 가져가지 말라”는 뜻이에요. 특히 이날 왕 장관은 중국 기업들에게 ‘컴플라이언스’를 중시할 걸 당부했답니다. 미국 시장에서의 전략이 그 나라의 시각에 맞도록 하라는 의미죠.
이날 참석한 기업들은 금융, 물류, 통신, 화학 에너지, 의약 등 다양한 분야 기업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기업들도 참석했다고 하는 걸 봐서, Shein·Temu도 참석했을 걸로 보여요. 또 저가 태양광패널로 유럽을 교란시킨 태양광 기업들도 자리했을 거예요.
사실 중국은 중국 내부에서도 저가 경쟁을 하지 말라고 경고한 바가 있었어요. 뉴욕 방문 2달 전, 중앙정부는 중앙재정경제위원회 제6차 회의에서 기업 간 무질서한 가격 경쟁을 법규에 따라 규제하고, 기업의 제품 품질 향상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답니다.
이에 대해 언론들도 정부에서 지침이 내려왔는지 ‘비혁명적 경쟁을 깊이 이해하고 전면적으로 시정해야 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기도요. 비혁명적 경쟁.. 하핫. 이 정도면 ‘진짜 똑바루 해라’란 상당한 강도의 경고예요. 그러고도 성에 안찼는지, 지난 12월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에선 새로운 인터넷 플랫폼 반독점 규정 준수 관련 초안을 들고 나와 최저가 제시는 반독점위반일 수 있다고 또 한 번 못박았답니다.
한국에서도 엊그제 알리익스프레스가 자체적으로 입점 판매자를 대상으로 한국 시장에서 식품 판매 규정을 대폭 강화했지요? 한국에서 판매하려면, 한국의 ‘식품위생법’ ‘식품의 기준 및 규격’ ‘식품표시광고법’ 등을 완벽히 준수해야 한다며 컴플라이언스에 대한 의지를 다졌는데요. 이건 중국 정부의 엄포와도 무관하진 않아요. 중국이 막 글케 이상한 나라는 아니랍니다.
지금 한국 정부는 쿠팡의 운영 방식에 대해 칼을 빼들고 있어요. 쿠팡은 한국 사업이 몸통이지만 기업 자체는 미국 기업이죠. 쿠팡 제재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어떨까요? 한국에게 미국 기업을 제재하는 건 안된다라고 난리를 칠까요, 아니면 한국에선 한국의 컴플라이언스를 지키라고 쿠팡에게 경고할까요?
일단 미국 정부는 큰 관심 없을 거예요. 쿠팡이 그닥 미국의 국가적 전략 사업일리가 없기 때문이죠. 한국의 제재가 미국의 주요 기업인 메타나 구글까시 씨말리는 거라면 미국도 가만 있지 않겠지만, 지금처럼 딱 쿠팡만 문제일 때 미국으로부터 유리한 발언을 얻으려면, 쿠팡은 또 로비를 통해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할 거예요.
여러모로.. 쿠팡의 공격적인 대응 방식에는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요… 대규모의 억대 연봉 대관팀을 움직이고, 무리수를 두어서까지 셀프조사를 하고, 또 그걸 무마시키려면 비용을 써야 하죠.
기본적으로 정관(政官)에서 온 사람들은 리테일러들처럼 알뜰살뜰 돈을 벌면서 써 본 사람들이 아니에요.. 이런 사람들은 수지가 맞지 않는 그림을 그리고, 마치 돈이 땅에서 샘솟는다는 듯 사람들에게 미래를 약속하고 다녀요. 너에게도 자리를 줄 거라면서… 쿠팡 내부의 성실한 임직원들이 번 소중한 현금을 이런 사람들은 활활 불사르고 다닐 수 있어요.
쿠팡이 이 비용들을 차라리 ‘컴플라이언스’에 투자했더라면 어땠을까요?
좀 느리게 성장하더라도, 쿠팡의 로켓배송이 사람을 갈아넣어 만드는 속도가 아니라 진짜 기술혁신에 의해 비롯된 속도라는 확신을 한국 사회에 주었다면요?
쿠팡의 대응엔 너무 큰 아쉬움이 남아요. 쿠팡 내부에서 누군가는 진정으로 열심히 했기에 오늘의 쿠팡이 있는 것이에요. 그들로 하여금 문제를 풀어가도록 했다면 이렇게 되진 않았을 것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