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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호의 로컬산책

속초라는 이름을 불러주니 비로소 여행이 되었다

1년간 데일리트렌드를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여행해준 술빚는 여행자 신동호 양조사님의 마지막 여행글입니다. #속초 를 다녀오셨지요. 전국 방방곡곡, 로컬 곳곳에 어떤 숨은 콘텐츠들이 있는지 궁금하다면, 오늘 #신동호의_로컬산책 을 몰아보셔요~ 양조사님이 돌아본 12도시의 콘텐츠를 만날 수 있어요~설악산은 겨울 일기예보에 자주 등장하는 지명이다. 엄동설한이 시동을 걸면, 단풍 시대는 저문다. 설악산에 맺힌 얼음으로 겨울을 인지하고 월동준비에 돌입한다. 속초란 지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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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산책] 문장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통영’의 아름다움

이번 달 신동호의 로컬 산책은 #통영 으로 가보았어요~양조사님 왈 너어무우 아름답답니다.. ㅋㅋㅋ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탄생한 #나폴리호텔, 술 빚는 건축가 박준우님이 운영하는 #야소주반, 맥주 호스텔 #미륵미륵… 다들 한 번씩 가보셨나요..?통영을 떠날 때마다 파티원을 꾸렸다. 무얼 먹으러 어딜 갈까에 대한 갑론을박이 치열했다. 제한된 시간 안에 모든 코스를 섭렵하려면 위대한 위장과 감당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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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어디든 밑줄 그어 마땅하다

#신동호의_로컬산책올해의 마지막 여행은 #여수 랍니다~여수엔 밤바다만 있는 게 아니랍니다.#예울마루 에서 진섬다리를 건너면 #장도 에 도달하구요.믿기지 않는 #마레터널 을 지나면 탁트인 바다가 보여요.여수에서 대형 이벤트를 개최하였다. 여수세계박람회는 해양도시 여수를 세계에 알렸다. 너도나도 계획하는 여수행에 나도 동참했다. 어머니의 제안으로 생애 첫 모자 여행이자, 나의 첫 여수 방문이 성사되었다. 즉흥적인 결정에 숙소 예약부터 난항을 겪었다. 평소 같은 금액이면 여수 바다가 수려하게 보이는 훌륭한 호텔에서 보낼 수 있었으나, 숙소 대란으로 모텔급 호텔마저 감지덕지했다. 여행의 문외한이었던 어머니는 이런 사정을 재차 언급해도 숙소 상태의 불만을 토로했다. 한여름에 식당도 가는 곳마다 기다려야 하니 어머니는 허락하기 힘들었다. 결국 여행다운 여행도 못 해보고 2박 3일 동안 인파 속 고행으로 첫 여수의 추억을 채웠다.이후 10년이 지났다. 엑스포 당시에도 여수 여행보다는 박람회 방문이 주목적이었다. 장소가 여수였을 뿐이지, 여수엑스포역에서 도착해 호텔과 박람회장으로 오가는 일정이 대부분이었다. 10년 후 여수는 박람회의 기운이 싹 빠졌다. 아쿠아리움과 빅오쇼 정도 기존 역할을 이어갈 뿐 다른 공간은 새로운 프로젝트가 가동되어 복합문화체험공간으로 활용 중이다. 여전히 기후변화와 환경 파괴로 인한 해양 보호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공간은 운영하였다. 10년 전 나에게 물었다. 너는 지구의 환경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었냐고. 여수는 여전히 우리에게 말하고 있었다. 지구는 여전히 아프다고. 10년 후 나에게도 말이다.<사진 001> 경주 엑스포역 앞 목각인형 <연안이>저녁이 되었다. 며칠 전에 예약했던 야경투어 프로그램에 참석하려고 숙소에서 나왔다. 여수엑스포역 앞에 정차한 야경투어버스에 승차했다. 이미 밖은 어두워지고, 버스가 국도로 빠지면서 도심의 빛도 사라졌다. 창문 밖을 봐서는 행선지도 오리무중이었다. 약 10분 정도 지났을까, 깊어가는 밤에 저항하듯 비현실적인 불빛군단이 나타났다. 가이드분이 첫 행선지의 서론을 언급하기 시작했다.밤바다도 아니고, 여수가 자랑하는 휘황찬란한 대교의 불빛도 아니었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중화학 공업단지인 <여수국가산업단지>의 심장부에서 발하는 빛이었다. 마치 애니메이션 한 편을 보는 듯이 화려했다. 여수국가산업단지는 1967년에 조성된 정유, 비료, 석유화학 등을 소재한 공업단지이다. 기계설비마다 설치된 수만 개의 조명은 밤의 관광지로도 손색이 없었다. 굳이 밤에 수많은 전력을 사용하면서까지 공장을 돌려야 되나 싶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다음 날 기계를 예열하는 에너지 소모가 더 많아서 아예 3교대로 근무한다고 한다. 본의 아니게 산업현장이 야경 맛집이 되었다.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야경이지만, 가까이에선 국가의 동력을 생산하는 치열한 현장이었다.<사진 002> 국내 최대 규모의 중화학 공업단지 <여수국가산업단지>의 야경여수는 남파랑길 52코스부터 60코스가 지나는 지역이다. 특히 55코스는 여수 해안가를 걷는다. 예술의 섬인 장도 초입부가 있는 웅천친수공원부터 해안가가 한 대기업을 중심으로 개발 중이다. 문득 어제 야경투어를 진행한 가이드 님의 설명이 떠올랐다. 대기업이 여수에 들어와 공장을 짓고, 기계를 돌려 수익을 창출하면서 극심한 소음이나 진동이 발생하거나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면이 없지 않다. 여수 시민과 충돌하는 부분들을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공익적으로 돌려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했다. 특히, 가장 큰 사업 부지를 지닌 GS칼텍스는 GS칼텍스재단을 설립하여, 장학교육, 사회복지, 문화 예술 분야의 사업을 진행하면서 사회 공헌활동을 해오고 있다.선소대교 앞에 대형 극장이 세워졌다. 예울마루는 도시에 비해 예술 문화 기회가 적었던 지역주민들의 민원을 바탕으로 GS칼텍스에서 건설하였다. 건물은 산비탈의 각도에 맞게 계단식으로 올렸다. 계단을 지키는 푸른 고양이 조각상이 눈에 띈다. 대극장, 소극장, 리허설룸, 전시실, 세미나실 등을 갖췄다. 연극, 뮤지컬, 음악회, 전시회 등 지역민들이 분야 별로 문화 예술을 즐길 수 있는 접근성이 높아졌다. 방문한 날은 7층 전시실에서 GS칼텍스재단이 소장한 김은희 작가의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사진 003> 각종 문화예술 행사가 치러지는  예울마루>여수 GS칼텍스 예울마루에서 진섬다리를 건너면 예술의 섬 장도에 당도한다. 조수 간만의 차이로 다리가 잠기는 시간에는 엄연한 섬으로 존재한다. 방문하기 전에 출입할 수 있는 시간을 알아봐야 한다. 운이 좋았다. 불과 1시간 전만 해도 입도를 할 수 없었는데, 오후 시간은 내내 다리 이용이 가능했다.장도 역시 GS칼텍스재단에서 설계한 복합문화 예술공원이다. 시기마다 입주작가를 선발해 창작 스튜디오에서 입주하며 작품 활동을 한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결과 발표회 형식으로 다목적 전시장에서 전시를 연다. 현재 4기 작가 네 분이 입주 중이었고, 사윤택 작가님의 전시가 한창이었다. 섬 전체가 여의도 공원의 2배 정도라서 그리 크지 않아 산책로로도 손색이 없다. 예술가들의 손길로 꾸며진 섬이라 여러 포인트에서 발길을 멈추게 한다. 숨도 차지 않았지만, 다리 끝, 섬 시작에 마련된 ‘팽나무 쉼터’에서 늘어지고 싶었다. 장도 앞에서 고민거리를 추려보자. 준비가 됐으면, 속세의 생각을 OFF 하고, 장도 한 바퀴 도는 동안 충분히 해소하고 나오는 건 어떨까.<사진 004> <예술의 섬, 장도>에 입주한 작가의 전시가 이뤄지는 다목적 전시장 내부해가 저물면 돌산공원에 가보자. 돌산공원은 여수 시내에서 돌산도 방향으로 돌산대교를 건너자마자 다리 끝 언덕에 자리 잡은 공원이다. 돌산공원은 해상 케이블카 정거장 이용객들로도 인산인해다. 여수 해상 케이블카는 자산공원과 돌산공원을 연결하는 이동 수단으로, 철거된 부산 송도 케이블카 이후 처음 등장한 해상 케이블카이다. 바다를 발밑에서 훤히 볼 수 있도록 강화 유리로 바닥을 설계한 ‘크리스탈 캐빈’도 여수에서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정거장 건물도 웅장해 밤에 조명까지 켜지면 자체 발광해 이목을 집중시킨다.돌산공원 언덕에 올라가 시내 쪽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공원에 올라온 관광객들은 대부분 그 방향으로 휴대폰을 갖다 대거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밤에 보는 돌산대교는 장관이다. 한 가지가 아닌 50여 개의 색상으로 재주를 부린다. 여수반도와 돌산도 사이에 있는 장군도는 현재 무인도로 보존 중이다. 섬 둘레로 조명을 설치해 돌산대교와 더불어 야경 공연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매일 밤 루틴처럼 그 자리에서 내공을 선보이는 공연자는 오늘도 낯선 관람객들을 감동시켰다.<사진 005> 돌산공원에서 바라 본 돌산대교의 야경바다 생물이 풍부한 여수에서 맛을 언급하지 않으면 반칙이다. 여수에는 10미(味)가 있다. 돌산갓김치, 간장게장, 서대회, 여수한정식, 갯장어회, 굴구이, 장어탕, 갈치조림, 새조개 샤부샤부, 전어회구이 등이 여수를 대표하는 향토음식이며,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은 미식도 주전급 못지않다. 혼자 다니는 여행이라 저 메뉴를 모두 섭렵하기에는 제한이 많다. 여수에서 한 달을 살아야 하나. 여수의 식도락은 역사를 이해하는 매개체이고, 여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척도다. 배부를 시간도 없이 촘촘하게 먹어보자.여럿이서 많은 메뉴를 주문해 맛볼 수 없는 상황이라면, 반대로 혼자 여러 가지 맛을 경험할 수 있는 백반집을 고르는 게 현명한 선택이다. 아무리 미식의 고장에 왔다고 해도, 구색 맞추기식으로 반찬을 내주는 식당도 간혹 만날 수 있으니 꼼꼼하게 사전 준비를 해야 한다. 그렇게 이번 여행에서 성공한 두 군데 백반 식당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이른 아침, 여수엑스포역에 도착해 아침식사가 가능한 식당을 찾았다. 큰 행사를 치른 동네라서 이름이 거론되는 맛집이 많다. 관광지의 이점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여 본심이 무너진 식당을 피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여러 후보군을 정하고 간판 비주얼로 최종 결정을 하기로 했다. <덕충식당>은 선호도에서 최우선 순위는 아니었다. 가장 가고 싶었던 국밥집의 이동경로와 겹쳐 있었다. 보통 고등학교 앞은 문구점이나 분식집뿐 만 아니라, 학교 전통과 세월을 함께 한 노포 백반집이 있기 마련이다. 6,000원이라는 백반 가격의 정체를 알고 싶었다. 간장게장과 돌산갓김치를 포함한 12첩 반상에 미역국과 김치찌개가 동시에 차려졌다. 붉은 반찬 사이로 나물 반찬이 감초 역할을 하는 백반 스타일이다. 학교 선생님들의 급식 장소이기도 했다. 내가 여수고등학교 학생이었으면, 외할머니가 차려준 이 밥심에 감사하며 공부했을 것이다.<사진 006> 여수고등학교 앞 <덕충식당>의 백반덕충식당이 오전 식사나 무겁지 않은 여수 백반으로 적당했다면, 좀 더 여수스러운(?) 백반집에 가보려고 한다. 여수 서교동 열두 골목길 벽화거리 앞에 도착했다. 마포사람이라 서교동이 익숙해 동네마저 친근감이 간다. 고소동 벽화마을이 가장 잘 알려진 곳이라면, 열두 골목길 벽화거리는 좀 더 동네 다운 정취가 있다. 골목은 어린 왕자 등 동화를 모티브로 꾸며놔 가족단위나 연인들의 포토존으로 손색이 없었다.어린 왕자의 유명한 말이 있다. “네가 오후 네시에 온다면, 난 세시부터 벌써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오전에 백반을 먹고도 오후 백반이 한 시간 전부터 기다려졌다. 여수의 백반 기행은 늘 설렐 수밖에 없다. 오전에 외가의 집밥을 먹고, 오후에는 친할머니 손맛을 찾아온 명절 바이브랄까. 오후의 백반집은 <로타리식당>이다. 요즘은 백반 단일 메뉴로 통일했다. 테이블마다 직원분이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숟가락 좀…(치워주세요)”. 생각보다 어마어마한 레트로 스테인리스 쟁반이 테이블 전체를 덮었다. 13첩 반상에 상추쌈까지. 원래는 6,000원 백반으로 유명했는데, 현재는 12,000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물론 각종 게장과 게장국, 두툼한 제육볶음까지 나와 가격이 신경 쓰이진 않았다. 모든 찬을 차별 없이 골고루 집어먹었다. 결국 반찬을 전부 비우지 못했다. 식사보다는 술자리 백반으로 다시 맞붙고 싶다.<사진 006> 여수고등학교 앞 <덕충식당>의 백반여수에 내려가면 꼭 ‘먹어줘야’ 하다며, 지인들이 언급한 0순위는 ‘삼치회’였다. 특히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면서 삼치의 지방이 올라온다. 삼치는 지방이 한껏 올라오는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가 맛의 최대치다. 삼치 특유의 고소함을 만끽할 수 있다.삼치회는 저온 숙성을 거친 선어회로 먹는다. 활어회의 탱탱함이 아닌 입안에서 녹아버리는 식감이 특징이다. 여수 삼치회 전문점 중 <월성소주코너>는 로컬 사람들의 지지층이 두터웠다. 오로지 삼치회 단일 메뉴다. 혼자 방문했음에도 삼치머리구이((중) 이상 주문 시 서비스로 나온다.)를 먹으려고 ‘중’자를 주문했다.삼치는 주로 구이로 먹었다. 나이가 들고 견문을 넓히니 삼치회를 접할 수 있었다. 서울이 아닌 남부 해안지방에서 먹는 삼치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횟집에 방문하기 전, 편의점에서 햇반을 구매했다. 김에 삼치회를 싸 먹을 때 유용할 준비물이라는 조언을 적극 반영했다. 오후 3시, 오픈 시간이다. 저녁 시간을 피해 애매한 시간대에 방문했다. 깔린 기본 안주로 소주 몇 잔을 비울 때 즈음, 크게 썬 선홍빛의 도톰한 선어회가 등장했다.삼치는 자체 향과 맛이 무난하고 밸런스가 좋아서 다양한 식재료를 김에 싸 먹는 걸 추천한다. 앞접시에 살짝 구워낸 돌김을 깔았다. 밥(햇반), 삼치, 파 절임, 갓김치, 생마늘, 마지막으로 특제 마늘 간장 소스를 찍어 입안에 넣었다. 우선 삼치의 선도와 품질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별미는 삼치전이었다. 참고로 삼치전은 삼치회와 같이 나오는 메뉴다. 포슬포슬한 식감이 동태전을 잊게 해줬다. 심지어 콩나물국도 아삭한 콩나물과 시원한 국물이 완전체다. 손님 입장에서 단점은 영업시간이다. 저녁 9시에 문을 닫는다.<사진 008> 여수에서 제대로 된 삼치회를 제공하는 <월성소주코너>이틀 연속 새벽 기상을 시도했다. 첫째 날은 과음으로, 둘째 날은 따듯한 방안의 유혹을 떨치지 못해 실패로 돌아갔다. <향일암>은 해돋이 명소이자, 방탄소년단 RM의 방문지로 알려졌다. 이름마저 “해를 바라본다(向日)”는 뜻이다. 이 절은 원효대사가 창건하고 수도한, 국내 4대 관음 사찰 중에 하나다. 일출 시간은 놓쳤지만, 더 늦기 전에 숙소에서 나왔다.여수 시내에서 오전 식사를 마치고, 여수 돌산도 끄트머리에 자리한 향일암으로 향했다. 상징적인 의미가 강한 사찰이라서 특정 일이 아닌 평일 오전에도 방문객이 줄을 이었다. 주차장에 도착했다고 방심하면 안 된다. 향일암은 금오산 자락에 공생하는 사찰이라 오르막길의 연속이다. 심지어 주차장에서 매표소 앞에 이르는 길의 기울기도 엄청나다. 오르막길 양옆에는 돌산갓김치 매장들이 배치되어, 명함을 챙겨가라는 호객행위가 공간을 지배했다.매표를 마쳤다. 처음부터 엄청난 계단과 맞닥뜨렸다. 번뇌로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완만한 오르막길도 있지만, 가이드분이 차량 때문인지 계단으로 방문객들을 유도하였다. ‘금오산 향일암’이란 현판이 보이는 문까지가 올랐다. 마지막인 줄 알았지만, 서론이 끝났을 뿐이다. 대신 계단이 다소 완만해졌고, 오를 때마다 재기가 넘치는 석상들이 등장해 피로를 풀어줬다.등용문을 지나면 여수 해안과 거북 머리가 훤히 보이는 절경과 마주했다. 향일암까지 절반 정도 도착했다고 보면 된다. 후반부에는 거대한 석문이 등장했다. 여기부터 시작되는 문을 ‘해탈문’이라고 한다. 큰 바위 틈으로 나 있는 길은 좁고 낮아 허리를 굽히거나 마주 오는 사람과 교대로 지나쳐야 한다. 이렇게 일곱 개의 바위굴을 모두 통과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암벽 곳곳에 붙여놓은 동전들이 그걸 방증한다.바위굴의 끝자락에 대웅전의 자태가 보였다. 드디어 사찰에 도착했다. 대웅전 뒤로 큰 바위가 빚어낸 대형 설치미술이 관람 포인트다. 마지막 바위굴을 지나야 관음전에 도착한다. 관음전에 도착한 사람들은 저마다의 소원을 빌었다. 500년을 보낸 팽나무를 주변으로 수많은 동백나무가 암자를 지키고 있었다. 동백꽃이 만개하는 3월에는 붉은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시간은 오후를 바라보지만, 초심을 생각하며 해를 충분히 품었다.<사진 009> 여수 <향일암>에 오르는 길에 보이는 재기발랄한 돌부처진도의 딸 송가인, 포천의 아들인 임영웅은 지역을 대표하는 가수다. 모두 고향의 스타지만, 여수를 알린 가수 장범준은 다르다. 공전의 히트곡 ‘여수 밤바다’는 개인의 명예와 여수의 홍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게 해줬다. 흔히 여수 밤바다의 배경을 낭만포차가 있는 바닷가로 알고 있다. 아니다. 당시 미대생 장범준이 캐리커처 아르바이트를 하며 감성을 울렸던 바다는 <만성리 검은모래해변>이다. 바다에 정체 모를 그림자가 지나가 호기심에 하늘을 바라봤다. 행글라이더 하나가 해변에 착륙을 시도하고 있었다.<사진 010> 검은 모래보다는 조약돌로 이뤄진 <만성리 검은모래해변>여수엑스포역에서 망양로로 따라 올라가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터널과 만난다. 특별히 차량이 많지 않아 보이는데 터널 앞에서 정체 중이다. 알고 보니 왕복 1차전 터널이었다. 1차선 터널은 내 생애 처음이었다. 마래 터널은 1926년 일제강점기에 조선인 노동자가 망치로 쳐서 깎아 만든 국내 유일 암반 터널이다.<사진 011>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1차선 터널인 <마래 터널>역사적 아픔이 서린 마래 터널을 지나면 속이 탁 트인 바다 광경이 펼쳐진다. 바닷가 라인대로 그은 철길은 해양레일바이크가 운행 중이다. 만성리 해수욕장 바로 앞에 깔끔한 그레이 풍 카페에 시선이 멈춘다. 시원하게 뚫린 통유리창으로 해변 뷰를 파노라마로 즐길 수 있다. ‘No Coffee, No Peace’라는 카페의 캐치프레이즈가 통유리에 선명하게 붙어 있다. 메뉴판에 가장 도드라진 메뉴를 골랐다. 블렌딩한 허브티에 레몬 베이스를 부어 마시는 ’밤바다 에이드‘. 음료가 나오기 전에 옥상으로 올라갔다. 루프탑에는 천국의 계단 포토존이 하늘을 배경으로 설치되었다. 방문객 누구나 배우가 되어 무대 앞에 올라 사진을 찍는다. 카페 는 만성리 해변에 가기 전 통과의례로 거쳐야 할 위병소였다.<사진 012> 만성리 해수욕장 앞 오션뷰 카페 만성리 해변에서 국도를 따라 버스 정류장 두 코스를 지나면 시골마을에 낯선 현대식 건물이 나타난다. 대형 로스터리 카페처럼 보이지만, ‘빛과 기억의 공간’이라는 슬로건을 전면에 내세운 미디어 아트 전시관 <녹테마레>다. 녹테마레는 ‘밤과 바다’를 뜻하는 라틴어 합성어인데, 고장 난 내 머릿속은 하염없이 ‘녹차라떼’로 인식한다. 이 전시는 여수 밤바다라는 특징을 살려 실내에 밤바다를 연출했다.전시장 내에 깔리는 음악은 싱어송라이터 적재가 담당했다.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미디어 아트 전시관에 피로감이 생겼는데, ‘프로젝트 매핑’ 기술이 진화하여 새로운 실제같은 가상현실이 구현되고,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기술’의 창의성이 발현될 때 관람객들도 집중하기 된다. 녹테마레 미디어 아트에 집중할 수 있던 건 기술력과 함께 영상 속 스토리텔링이 풍부해서다. 비주얼에 놀라다가 러닝타임 속 이야기에 빠지게 된다. 전시장 출구는 2층은 갤러리, 3층은 루프탑이 탑재된 카페와 연결되어 있다.<사진 013> 여수 밤바다를 미디어 아트로 꾸며놓은 <녹테마레>도태되고 소외된 공간에 다른 쓰임을 입힌 공간이 있다. 여수 구도심에서 존재감을 잃어가던 <여수운화교회>에 예술적 공간이 생겼다. 붉은 벽돌 외벽에는 기호학적 미를 담은 십자가가 걸려 있다. 입구에는 두 개의 은빛 입간판이 보였다. 하나는 교회이고, 또 하나는 ‘이하 여백’이라는 복합문화공간의 이름이다. Glass block으로 세운 입구 담장에서부터 예술적 향취가 느껴진다. 주말에는 일반 교회처럼 예배가 진행되지만, 평일에는 여백에 채워진 예술 작품을 감상하며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채광에 신경 쓴 내부도 인상적이다. 종교적 영험함 때문인지, 안온하고 심적 안정감이 들었다. 첫 방문에 문이 닫혀서, 내 성정이 부족했나 싶어, 두 번째 방문 만에 방문을 허락해 줬다.<사진 014>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여수운화교회>의 내부돌산의 무술목 해변에서 좀 더 남쪽으로 내려갔다. 논이 펼쳐진 광경 사이로 오색찬란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는 학생 수 감소로 2007년 폐교된 돌산중앙초등학교이다. 흉물처럼 방치된 폐교는 현재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 마을 주민들의 쉼터인 <돌산 365가든>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아이들이 주인이었던 학교의 쓰임이 중단되어 지역주민과 이곳을 찾는 여행자들에게 다시 돌려주는 정책을 폈다. 운동장은 사계절 테마형 꽃밭으로 조성되었다. 겨울이라서 을씨년스러웠다. 학교 안은 문이 닫혀 있었다. 작년에 이 공간을 새로 재창조했다는데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여전히 방치되어 있는 건 아닌지 의문스러웠다. 동백꽃이 만개하는 봄에 다시 찾아와야겠다.<사진 015> <돌산 364가든>으로 탈바꿈한 돌산중앙초등학교여수를 말해보자. 여수는 화려하고 자원이 풍족한 도시다. 엑스포라는 대형 이벤트를 치른 전력도 있어 지방자치의 자생력뿐만 아니라 국제적 항구도시로 발돋음했다. 낭만적인 밤바다로 가장 많은 ‘샤라웃 Shout out’을 받을 것 같은 도시도 여수다. ‘여수 밤바다’는 여수를 상징하는 대명사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만들어진 여수 산단은 국내 최대의 석유화학 산업단지로서 우리나라의 산업 발전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여수는 기후와 자연조건이 준수해 청정자연과 황금 어장이 형성되었다. 남해안 수산도시로서의 높은 위상으로 명실상부한 미식 도시다. 전국의 미식가들의 식도락 여행지로 여수의 만족도는 높다.각종 청사진으로 미래가 밝은 도시라지만, 여행자로서 과거의 여수도 들여다봤다. 여수의 첫 방문이 엑스포 기간이었으니, 그 이전의 여수가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여행 후반기에는 여수의 시간을 거꾸로 돌려봤다. 여수의 영웅은 단연 이순신 장군이다. 전라좌수사로 부임했던 이순신 장군은 여수 진남관에서 일제 침략을 예상하고 대비했다. 1년 후 임진왜란이 시작됐고 기세가 일본으로 기울던 시기에 이를 예비했던 이순신 장군은 선소에서 거북선을 건조했고, 여수에서 처음으로 출정했다. 고소동 언덕에서 군사들을 지휘하고 명령을 내렸다. 이순신 광장을 포함한 여수 곳곳에 장군을 기리는 조형물들이 세워졌고, 그가 지나왔던 장소는 문화 유적으로 남아 있다.<사진 016>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건조했던 <선소>여수의 아픈 역사와도 마주했다. 오동도의 여순항쟁역사관과 노마드 갤러리에서 ‘여순 사건’에 대한 기록들을 접했다. 1948년 10월 19일, 제주 4.3 사건의 진압 명령을 받은 국방경비대 제14연대 소속 군인들이 명령을 거부하였다. 정부는 제14연대가 주둔한 여수에 진압군을 파견했고 이를 거부한 여수, 순천 시민들은 봉기를 일으켰다. 결국 그 과정에서 상당한 인명·재산피해가 발생하였다. 여전히 이 사건의 역사적 공식 명칭이 논란의 중심이다. 역사는 지배 권력이 아닌 시민들에 의해 서술되어야 한다.<사진 017> 오동도 안에 볼 수 있는 <여순항쟁역사관>교정: 박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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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산책] 과거를 목격하며 현재에 힘을 실어주는 경주

#신동호 의 #로컬산책술빚는 양조사님께서 #경주 를 다녀오셨답니다.경주에 이렇게나 많은 크리에이터와 노포가 있어요.#필름로그, #어서어서, 그리고 저를 사로잡은 #1925감포 !수도권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면, 경주를 수학여행으로 다녀온 세대와 그렇지 않은 세대로 나뉠 것이다. 밀레니엄 시대 이후의 학생들은 항공기를 타고 제주도나 가까운 외국으로 수학여행을 떠나기 시작했다. 필자는 경주를 수학여행으로 다녀온 세대다. 단체로 불국사, 석굴암 등 유적지 방문을 했었겠지만, 남아 있는 기억은 친구들과 방에서 놀고, 먹고, 기합받고, 불멍(캠프파이어)을 하며 부모님 생각에 훌쩍댔던 유스호스텔 생활뿐이었다. 성인이 되어 찾아온 경주는 감회가 새로웠다. 약 20년이라는 세월의 간극도 영향을 주었지만, 여행자로서 경주의 본질은 영험했다. 고층 빌딩 높이에 상응하는 큰 반원이 막상 눈앞에 나타나자 현실감이 동요됐다. 경주를 명징하는 역사적 사료인데, 주도하는 감정은 일상의 영역을 뒤흔들었다. 도시인의 마인드로 경주를 이해하는 건 어불성설이었다.경주는 수많은 고분이 마천루다. 거대한 크기 때문에 무덤이란 인식이 무딜 수도 있는데, 경주는 묘지를 품고 있는 도시다. 순간 소름이 올라왔다. 고분에 갇힐 뻔한 감정에서 나와 도시를 새롭게 이해하는 틀을 세웠다. 죽은 자의 표식 사이로 산자의 일상이 공존하는 도시. 왕릉 앞에서 거리낌 없이 인증을 남기고, 두려운 감정 없이 한밤중에 안온한 마음으로 산책하며 하루를 마감하는 유적지. 신라의 노스탤지어가 누적되어 유산으로 만나는 곳이 경주라 할 수 있다.  경주 시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왕릉지역 혹은 나라별 여행 테마를 선정할 때 ‘유적지 탐방’이 핵심인 적은 많지 않았다. 유럽 여행 중에서는 이탈리아 ‘로마’가 그러했고, 국내에서는 ‘경주’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른 오전, 로마의 숙소에서 나와 아치형 길을 따라 올라가니, 역사 책이나 다큐멘터리에서만 접했던 콜로세움이 왼쪽 시야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실물이 훨씬 찬란했다. 유적지 ‘셀럽’이 신기했던 건, 경주의 <첨성대>도 마찬가지였다. 요즘 경주는 황리단길이 관광객을 흡수하고 있지만, 본래 경주 시내의 랜드마크는 첨성대였고, 앞으로도 첨성대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첨성대는 신라 27대 선덕여왕 때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관측대다. 높이가 약 9m 정도밖에 되지 않아 명성에 비해 실제 모습을 보고 실망할 수도 있다. 배경지식 없이 바라보면 직육면체형 돌을 원통 형태로 쌓아올린 돌탑 정도로 인식하게 될 것이다. 첨성대는 관측대로서 독특한 구조인데 용도에 대한 기록이 거의 존재하지 않아 아직도 학자마다 논쟁이 좁혀지지 않은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다. 여러 가지 비범함 때문에 돌탑의 사면을 눈에 담는데 사력을 다했다. 첨성대 자체에 경외감을 표하다가 시선을 주변으로 돌렸다. 들판 속에서 경주 여행의 증거를 남기려는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다. 특히, 가을의 첨성대는 전국에서 유명한 핑크 뮬리 군락지로 알려졌다. 이 공간 안에서는 세대 간의 취향도 한시적으로 동결되었다. 삶의 유한한 행복을 누려보자. 첨성대 옆 핑크 뮬리 꽃밭길게 뻗은 바 테이블 뒤로 금속 유물이 가득 찬 신라 왕릉 마냥 큰 찬장에 수많은 주병들이 일사불란하게 진열된 광경은 술꾼들의 시각적 테라피를 제공한다. 북적대는 사람들로 구간 정체가 반복되는 황리단길 초입부에서 금관총 방향으로 유유히 걷다가 금관총과 봉황대 사이에 와인&위스키 다이닝 바 <스틸 룸 STILL ROOM>에 다다랐다. 간판에 새긴 뿔은 북극 툰드라 지역에서 서식할 만한 순록의 것이 아닐까. 내부의 조도가 아주 낮아서 중후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대신 창밖 스크린에서 비추는 환한 금관총 야경이 일품이다. 빛이 투과된 수많은 위스키 병 내부는 저마다의 색을 내고 있다. 구비되어 있는 증류주, 와인의 라인업이 화려하다. 스틸룸은 2006년 쇼케이스란 이름으로 오픈해, 2018년에 스틸룸으로 이름을 바꿔 운영 중이다. 거리는 조용했지만 홀 안은 만원이었다. 외국인 손님의 비중이 높아서 당황했다. 이야기 주제는 자연스레 각자 경험한 나라 이야기로 넘어가면서 신라의 밤을 물들였다. 주문한 메뉴들을 빠르게 살펴보자. 레몬 딜 버터를 식전 빵에 발라 식욕을 달랬다. 초록 초록한 스틸룸 샐러드, 파 기름 베이스로 생면을 풀어낸 단 새우&감태 생면 파스타, 전복 내장이 들어간 리소토 위로 파마산 치즈가 가득 올라간 전복 리소토가 차례로 나왔다. 감자 도피누아는 얇게 썬 감자에 생크림과 그뤼에르 치즈를 겹겹이 올려 구워낸 프랑스식 감자요리다. 최상위 등급의 순종 이베리코 흑돼지 항정살을 구워낸 스틸룸의 시그니처 메뉴인 항정살 구이까지 촘촘하게 구성된 메뉴 추천에 이야기만 얹으면 모든 게 완벽했다.당장 향할 나라를 정하지 않았지만, 과거의 여행 이야기로 미래를 설계했다. 끊임없이 그 나라와 도시를 상상하며 감정을 물들였더니 궁핍했던 여행 바이브가 깨어났다. 와인 한 잔을 더 주문했다.다이닝바 <스틸룸>의 시그니쳐 메뉴의 항정살 구이천년고도의 일출은 무척 눈부셨다. 경주는 높은 건물이 거의 없어서 100m도 되지 않는 시내 뒷산에서도 가슴 벅찬 오전을 맞이할 수 있다. 하지만 경주 안압지 야경에, 교동 소주에 취한 지난 밤, 여전히 내 속은 혼란스러웠다. 흔하지 않은 오전 해장국의 기대로 피로감을 한가득 안고 남산에서 내려왔다. 구도심 한 식당 앞은 오전 장사 준비로 부산했다. <경주원조콩국>은 경주에서 원조로 통하는 식당 중에 하나다. 1956년에 두부공장을 하던 현재 대표의 부모가 콩 삶은 물을 주변에 나눠주면서 시작된 식당이다. 콩국은 ‘한국식 모닝 스프’로 불릴 만하다. 가볍게 아침식사를 해결하는 사람들에게 제격이다. 속이 더부룩한 술꾼의 오전 해장에도 도움이 된다. 콩국에 들어갈 토핑을 선택해야 한다. 차림표만 멀뚱멀뚱 응시하는데,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 수학문제 같았다. A, B, C 코스 모두 그 맛이 가늠되지 않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쫀득한 찹쌀도넛이 들어간 콩국을 주문했다. 아는 맛인 콩국수도 함께.괴식과 별미는 한 끗 차이다. 창의적인 요소를 풀어낸 요리에 관대한 편이다. 고소한 콩국에 빠진 찹쌀도넛은 별미에 속했다. 디저트와 식사의 경계 놀음도 흥미로웠다. 한겨울 메뉴인 생콩 우거지탕의 기대치도 올라갔다.경주에서 오전식사로 많이 찾는 <경주원조콩국경주 황리단길 안에 재래시장이 있다? 의외로 아는 이는 많지 않다. 황남 시장은 1969년에 개설된 사설시장으로, 약 50년 동안 황남동 중심부에서 상업 활동을 주도했었다. 현재 주도권은 황리단길 상업 지구에 내준 상황이다. 지리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현재 관광객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다. 매장 공실이 더러 보였고, 전제적으로 개발이 덜 된 상태다. 시장 안으로 들어갔다. 경주를 대표하는 치킨집은 이른 저녁인데도 주문 알람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갓 튀긴 치킨의 유혹이 맹렬하게 다가왔지만 차갑게 거절했다. 참새는 진짜 가려던 방앗간 앞에 멈췄다. 오픈 시간보다 다소 일찍 도착해 일행과 맞은편 웨이팅 의자에 앉아 일상 대화로 남은 시간을 채웠다. 예의상 6시에서 2분 정도 지난 시간에 첫 손님으로 입장했다.큰 매장이 아닌데도 여러 층으로 진열된 증류주 군단에 압도되었다. 중요한 건, 한국 증류주가 눈에 띄는 로열석에 배치되었다는 점이다. 분>은 황남 시장 안에 둥지를 튼 칵테일 BAR다. 바텐더 분의 한국 술 관련 소양도 수준급이었다. 한국 술 양조사들이 사용하는 용어를 사용하며 술을 빚는 내게 진한 관심을 보였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한국 술은 전체 주류시장에서 천대와 홀대를 받았는데, 판이 이렇게 뒤집히다니. 바 테이블 좌석 눈높이 시야에서 김창수 위스키를 발견하곤 바로 응대를 받았다. 그 밖의 식전주는 바텐더님이 추천하는 한국 술 베이스 칵테일로 믿고 맡겼다. 충분히 손님의 취향을 상담하고 그에 상응하는 칵테일을 내놓았다. 저녁 식사 전, 바람처럼 왔다가 나가기에는 아쉬운 바였다. 궁금해서 물었다. “왜 ‘분’이에요?” “경주 분황사의 ‘분’을 따왔어요.” 경주 황남시장에서 영업하는 분 칵테일바KTX 신경주역이 생기면서 경주역은 폐역으로 밀려났다. 현재 복합 문화 공간 조성을 위해 리모델링이 시작되었다. 경주역 맞은편에는 경주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인 성동시장이 주말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오래된 간판들이 1971년부터 지켜온 역사를 말해준다. 성동시장은 특히 여행자들이 많이 언급하는 곳이다. 잘 갖춰진 식사보다는 짧은 시간 가성비 좋은 끼니를 해결하기 좋은 맛집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성동시장 한복판에 명물인 <뷔페식 백반 골목>에 들어왔다. 제철 식재료로 30여 가지의 반찬을 그날그날 조리해 고봉으로 쌓아놓고, 먹고 싶은 반찬을 직접 접시에 담아 먹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백반 뷔페다. 여행용 백팩이 놓인 자리가 드문드문 보였다. 감포항에서 잡히는 가자미, 도루묵으로 조리한 조림이 뷔페의 시그니처 메뉴지만, 계절별로 나오는 나물 무침도 탐이 났다. 분홍색 소시지는 그냥 지나칠 수 없지. 국은 시락국이나 소고깃국 중에 선택 가능하다. 이 모든 걸 8,000원(최근에 1,000원 인상)에 만끽할 수 있었다. 행복은 추구의 대상이 아니라 ‘발견의 대상’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전통시장 속 먹거리의 발견은 여행자로서 귀중한 행복이다. 경주 성동시장 한복판에서 영업 중인 <뷔페식 백반 골목현재 대중음악은 히스토리를 일렬로 세울 수 없다. 음악의 생과 사 간극도 짧아졌다. 가요 순위 프로그램이 절대적 음원 수익을 좌우했던 시절의 음악을 다시 들으면 그 시대가 읊어지고, 당시 맡았던 향도 부활해 코끝이 찡해왔지만, 이제는 이런 흐름을 읽을 수 없다. 음악 이야기를 경주에서 하게 될 줄이야. 보문 단지 입구에 큰 기타 조형물이 건물 앞에 시큐리티처럼 서 있다. 경주에 뜬금없이 웬 대중음악 박물관? 세금을 왜 이런데 쓰는 건데? 삐딱하게 바라보니 기대감은 제로베이스일 수밖에. 박물관 내에 전시된 엄청난 음악적 고증으로 입장 전 의구심은 싹 사라졌다. 또한 우리나라 최초의 음악 관청인 ‘음성서’가 있던 곳이 경주였다. 국악의 발상지였던 것이다. <한국 대중음악 박물관>은 국내 최초 유성 음반부터 현대까지의 음반과 희귀 자료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 음향 시스템을 완비했다.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변천사를 빠짐없이 볼 수 있다. 누군가와 와도 낯가릴 틈을 주지 않는 방대한 음악 자료가 전시 중이다. 음악 이야기로 아이스브레이킹을 하기 탁월한 장소다. 고가의 대형 스피커로 듣는 음악은 품격부터 다르다.서태지와 아이들의 자료가 진열된  ‘한국 대중음악 박물관‘김밥덕후들에게 거론되는 경주의 김밥은 두 군데로 압축된다. 경주 성동시장 <보배김밥>과 교촌마을에서 시작한 <교리깁밥>이다. 두 가지 김밥은 태생부터 다르다. 보배김밥은 민초들의 장터에서, 교리김밥은 경주 양반 마을에서 태어났다. 물론 우스갯소리다. 실제 큰 다른 점은 김밥 속 부재료에서 찾을 수 있다. 보배김밥은 ‘우엉김밥’이라 불리고, 교리김밥은 ‘키토김밥’으로 알려져 뚜렷한 고정팬층을 보유하고 있다.성동시장에서 우엉김밥 신드롬을 일으킨 진원지는 <보배김밥>이다. 달착지근한 우엉조림이 김밥 속 재료가 아닌 충무김밥처럼 김밥 옆에 찬처럼 포장해 나온다. 김밥 자체는 상당히 평범했다. 고객들의 호불호가 여기서 갈린다. 비범함과 유명세가 한 궤를 이뤄야 한다는 사람에게 이 우엉김밥을 설득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충무김밥처럼 같이 먹었을 때 설득력은 배가된다. 묘한 중독성이 발휘되는 순간 이 김밥을 사랑할 수밖에 없어진다. 조린 우엉은 윤기가 좔좔 흐르고 쫀득한 식감 때문에 여행 중에 디저트로 향유하였다. 키토김밥으로 알려진 <교리김밥>은 교촌마을에서 태동하였고, 현재 인근에 크게 본점을 세웠다. 교촌마을의 노포 아우라가 사리진 게 아쉽긴 했다. 황리단길에서 남쪽으로 쭉 직진하면 기와집 형태로 지은 본점이 나온다. 국수까지 주문해야 식당 테이블에서 먹을 수 있었다. 배도 부르고 저녁 술자리에 탄수화물 안주가 필요해 포장을 택했다. 김밥은 신선함이 유지될 때 바로 먹어야 하지만 몇 시간 숙성된 김밥이 더 맛있을 때가 있다. 포장을 열었다. 달걀지단을 잘게 썰어 식감이 포슬포슬하며, 당근 등 야채를 볶지 않고 절여내 목 넘김이 수월했다. 달걀과 김의 향이 섞여 조화를 이뤘다. 경주 교촌마을에서 시작한 ‘교리김밥‘경주 황리단길 초입부에서 성업 중인 독립서점 <어서어서>는 2017년 나의 첫 책 아일랜드 여행책을 입고했던 시기와 맞물려 영업을 시작했다. 어서어서는 ‘어디에나 있는 서점, 어디에도 없는 서점’을 의미한다. 처음에는 경주의 서점을 신뢰하지 못했다. 물론 현장의 경주를 모르고 한 판단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누적된 매출이 여느 서점보다 높았다. 매우 고무적이었다. 한편으로 그 이유를 알고 싶었다. 황리단길은 불붙는 인지도에 비례해 임대료가 고공행진 중이다. 주변 상점이 몇 번 바뀔 동안 어서어서는 서점이란 장르로 여전히 황리단길의 터줏대감이다. 십원빵, 옥수수빵과 같은 패스트푸드의 강세에도 책방 안의 인구밀도는 꽤 높았다. 평일 기준으로 100~200명, 주말에는 500명이 넘는 손님이 책을 구매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여행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명확하게 답이 나온다. 여행객의 지갑은 관대한 편이라, 지출의 커트라인이 낮다. 또한 여행지에서 구매해 읽은 내용은 여정의 한 과정으로 엮이면서 여행지와 같이 기억되기 때문이다. 어서어서는 이젠 전국구 서점이다. 서점 대표님은 오픈 초기에 서점 내부를 사진 찍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찾아오고 싶은 서점이 되길 원했다. 현재 젊은 사람들의 감성을 미리 예측한 혜안이었다. 또한 책 처방 봉투를 만들어 포장지를 대신해 책을 넣어준다. 여행과 더불어 여행지에서 구매한 책은 정신적 치유 혹은 안정에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경주 황리단길에서 영업하는 독립서점인 <어서어서>코로나 창궐과 같은 시기에 모로코행이 결정됐었다. 출국일은 다가오고, 시국의 안개는 도통 걷힐 기미가 보이지 않았지만 장기 출장을 대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관련 국가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무해 전방위적으로 관련 정보를 캐기 시작했다. 팩트 위주의 딱딱한 정보 습득에서 흥미를 잃으면, 국가 분위기를 파악할 요량으로 여행 에세이 책을 집었다. 다독한 결과, 모로코라는 ‘상상의 산’이 얼추 쌓였다. 그중 안수향 작가는 내 모로코 등정에 혁혁한 셰르파 역할을 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모로코’가 아닌 ‘안수향’이 키워드 중심이 되었다. 코로나 시국으로 모로코 일정은 좌절됐지만, 안수향 작가와의 인연은 진전되었다.안수향 작가가 운영하는 경주의 <필름 로그>에 도착했다. 필름로그는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 자판기를 운영하면서 필름 사진을 현상해 주는 곳이다. 디지털 시대에 역행하는 필름 카메라가 MZ 세대의 니즈로 다시 부흥 곡선을 타고 있다. 실제로 2030 세대의 방문이 주를 이뤘다. 필름로그는 ‘업사이클 프로젝트’로 주목받았다. 즉석카메라가 재활용된다는 사실을 안수향 작가를 통해 처음 들었다.1년 전에 구매했던 즉석카메라를 꺼냈다. 그동안 심사숙고해 찍었던 사진을 구매한 곳에서 현상하고 싶었다. 카메라를 건네받은 작가님이 필름 몇 장이 아직 남았다고 해서, 짧은 시간 동안 담아낼 경주를 찾아다녔다. 셔터를 누를 때마다 찾아오는 신중함이 필름 카메라의 매력이다. 업사이클 필름 카메라를 판매하는 경주 <필름로그>홀과 조리공간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 각자의 위치에서 정해진 롤에 따라 분주하게 조리에 임하는 레스토랑 크루들. 경주의 천년고도 햇살이 홀 안을 골고루 비춰준다. 야외 테이블에서 주문을 마친 손님은 있는 그대로의 경주를 오롯이 바라보고 있다. 여기는 대릉원과 금관총을 사이에서 이탈리아 요리를 빚어내는 <도미 DOMi> 레스토랑이다. 레스토랑 앞에는 2층에서 운영하는 필름로그의 카메라 자판기가 보였다. 유럽 시내의 로컬 레스토랑을 옮겨 놓았다. 이국적인 풍경이 만드는 분위기는 방문할 이유를 웃돌게 만든다. 소품이 즐비한 레스토랑을 선호하는 편이다. 주문한 메뉴를 셰프가 조리하는 동안 홀을 둘러본다. 레스토랑의 스토리를 유추하는 과정을 애피타이저의 영역에 넣는 편이다. 홀 내부에는 토마토 관련 소품이 더러 보였다. 샥슈카(에그인헬)를 연상하는 복선이었다. 모로코에서 먹지 못한 샥슈카를 여기서 주문했다. 도미는 화덕에서 구운 피자, 샥슈카, 굴라시 등을 제공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파스타는 메뉴판에 없다. 버섯 향이 그윽한 피자가 나왔다. 송화 버섯과 황금팽이버섯이 얹어진 피자였다. 도우 자체가 숨이 살아 있어 쫄깃했다. 미트소스 샥슈카는 바삭한 빵에 반숙으로 나온 계란을 터트려 토마토소스와 같이 찍어 먹었다. 비주얼 자체가 유럽파였다. ‘이태리의 경주’라 불리는 로마 여행을 회귀해 봤다. 스페인 광장 앞 ‘피자 치로 PIZZA CIRO’에서 먹었던 피자가 송환되었다. 창문 밖에 펼쳐진 금관총이 마치 스페인 광장의 계단처럼 보였다. 경주에서 이탈리아 요리를 선사하는 <도미 DOMI>내가 아는 포석정은 신촌에 있는 막걸리집이다. 현재 운영 방침은 알 수 없지만, 예전에는 인당 돈을 내고 무제한으로 막걸리를 마실 수 있었다. 테이블에 낸 수로에서 흐르는 막걸리를 직접 퍼서 마시는 시스템. 대학교 개강 총회 맛집이었다. 이 주점은 경주의 유적지 포석정의 모티브를 차용한 것이다. 포석정은 신라 왕실의 별궁으로, 역대 임금들이 연회를 베풀었다고 한다. 22m의 수로에 술잔을 띄워 시를 읊으며 만찬을 즐겼다. 신라시대에 꽤 명소였음에도 현재 포석정은 세월의 치임과 관리의 소홀 탓인지 생각보다 볼품이 없었다. 소나무 군락을 품은 고즈넉한 지역 향교 정도로 생각하면 훌륭한 산책 코스로 손색이 없다. 피톤치드 향이 상쾌한 소나무 숲속을 걸어 나와 포석정 수로 앞에 멈췄다. 그동안 이 수로 앞에 서 있었던 술꾼들은 저마다 술자리 무용담을 펼치면서 신라시대의 연회를 부러워했을 것이다. 신라 왕실의 별궁이었던 <포석정>경주 바다가로 떠났다. 경주는 유적지가 기반인 구도심이 전국구 여행지다. 바닷가는 원주민들이 일궈 온 삶의 터전이라서 상대적으로 타지 사람들의 출입이 많지 않다. 나도 해파랑길 코스를 찾으면서 경주 바다를 발견했다. 해파랑길은 한국관광공사에서 기획한 둘레길로 부산 오륙도 해맞이 공원에서 강원도 고성의 통일전망대까지 동해안을 타고 올라가는 코스다. 경주터미널에서 내렸다.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감포항이 종점인 100번 버스를 기다렸다. 이 버스의 장점은 창밖 스크린이다. 경주 시내를 시작으로 시골 마을과 산악 지형까지 풀코스 관람이 가능하다. 버스에 탑승하고 약 50분 후 감포항이 아닌 전촌항에서 하차했다. 전촌항에서 시작되는 해식동굴을 보기 위함이다. 전촌항은 2004년 어촌 관광단지 조성 사업 지구로 선정되면서 관광 어항으로 거듭났다. 해파랑길 11코스는 감포항이 종착지다. 전촌항에서 나무데크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파도가 현시점까지 깎아놓은 천연 조각들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지점이 더 매력적인 이유는 불과 최근까지도 군사작전지역이어서 비공개되었기 때문이다. 나무데크 도움 없이는 걷기 힘든 험준한 지대다. 하물며 계단의 경사각도 심해 사룡굴을 포기하는 여행객도 종종 만났다. 거창한 일출 명소가 많다. 사룡굴은 나만의 일출 아지트로 삼을 만하다. 보통 겨울철에 동굴 사이로 해를 또렷하게 담을 수 있다고 한다. 일출 시간이 아니더라도 동굴 사이로 본인을 넣어 인증 사진을 찍기 바쁘다. 사룡굴은 동서남북의 방위를 지키는 네 마리 용이 살았다는 설화에서 유래되었다. 한낮인데도, 꽤 신비로운 해식동굴이었다. 네 마리의 용이 살았다는 사룡굴해국은 바닷가에서 피는 국화다. 바닷가 절벽이나 바위틈에서 해풍을 먹고 자란다. 해국의 꽃말은 ‘침묵과 기다림’이다. 인고의 세월을 묵묵히 이겨낸 강인한 존재다. 숱한 고비를 넘긴 꽃치고는 자태가 화사하다. 외유내강의 기질도 타고난 듯하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 제 스스로 문답을 풀어가는 유형이다. 경주 감포 골목에 세계에서 가장 큰 해국이 피어있다. 감포항에서 마을로 진입하는 골목을 찾았다.감포 마을로 들어가는 골목은 어린아이 손글씨처럼 투박하고 불친절했다. 어촌의 골목다웠다. ‘해국길’이란 이정표가 가리키는 골목으로 들어갔다. 이 마을은 항구와 가까워 1900년대 개항과 동시에 어업 상권이 활발했었다. 현대에 와서 마을 곳곳을 해국으로 꾸몄다. 여름과 가을에 만개한 연보랏빛 해국을 이 마을에서는 사시사철 볼 수 있다.굽이진 골목에서 나오면, 감포제일교회 아래로 대형 해국이 그려진 50개의 계단과 마주할 수 있다. 온갖 오글거리는 감성을 쏟아내도 고혹적으로 녹여낼 수 있는 비주얼이었다. 삶은 늘 생산적이지 않아도 아름다울 수 있다. 내 기억 속 욕망은 사라지고, 행복한 통찰만이 들어찼다. 기분전환의 정석은 이 순간을 말하는 거다. 감포제일교회 아래로 대형 해국이 그려진 계단해국이 널린 포토존 계단은 이 골목에서 가장 뜨거운 공공재라서 홀로 오래 머물 수가 없었다. 계단 중간부에 오래된 목재로 된 미닫이문이 반 틈 열린 카페가 다음 목적지였다. 사진을 찍는 주인장이 꾸민 카페 <아르볼 Arbol>은 계단 속 해국과는 달리 작고 소박한 공간이었다. 심지어 안에 테이블도 하나라서 촬영조차 쉽지 않았다. 여행자의 카라반 내부에 초대받은 착각이 들었다. 작은 내부에 촘촘하게 디스플레이된 사진 관련 소품들. 마치 오늘 이곳에서 장사하고 다음 날 다른 장소로 순간이동할 것 같았다. 아르볼은 스페인어로 ‘나무’란 뜻이다.  대형 해국이 그려진 계단 옆 카페인 <아르볼>카페 아르볼은 수줍음이 타고난 INFP형 소박한 카페라면, <1925 감포>는 세상 재기 발랄한 ENFP형 복합문화공간이다. 경주 감포 해국길은 최근 적산가옥을 토대로 공간재생이 진행 중이다.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감포마을 최초이자 유일한 목욕탕인 신천탕이 있었는데, 감포항에서도 한눈에 굴뚝이 보일 정도다. 수명이 다하고 약 30년 동안 방치되었던 이 목욕탕이 복합문화공간 <1925 감포>로 탈바꿈하였다. 현재 마카모디라는 경주 청년마을 조성 모임에서 운영 중이다. 마카모디는 ‘모두 모여라’는 뜻의 경상도 방언이다. 내부는 기존 목욕탕의 콘셉트를 최대한 살려서 예전 목욕탕이 익숙하지 않은 어린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장 역할도 하고 있다. 1925년 건립된 목욕탕을 개조해 만든 복합문화공간 <감포 1925>경주는 엄청난 선배들의 성장기가 도시 전체에 새겨진 도시다. 국가대표 조상들이 즐비해 걸음걸이조차 조심스럽다. 사소한 흔적도 의미 부여하여 유적화해 버린다. 생활 터전과 문화재가 공존하는 공간이기에 행동도 신경 쓸 수밖에 없다. 현대건축기술을 이식하고 관광자원을 키워 상업화가 가속화되어도, 여전히 옛 것의 비중이 높다. 유지된 옛것과 추가된 새것을 구별해 찾아보는 것도 경주를 여행하는 재미일 것이다. 가장 한국적이지만, 오히려 이국적으로 보이는 건 세월이 주는 이질감 때문일 것이다. 익숙해질 때까지 경주에서 머물렀다. 편안한 마음으로 거닐다 보면 경주 품 안에 내가 폭 안겨 있는 나 자신을 목격한다. ‘너의 생각을 온전히 응원한다’고. 굳이 누군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나 스스로 받아들이고 있다. 경주라는 아우라와 내가 교감한 결과물이다.언덕에서 바라본 경주의 모습교정: 박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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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로망, 제주

#신동호의_로컬산책이번 달은 누구에게나 로망,#제주 를 다녀오셨어요~ #종달리북카페, #맥파이브루어리.. 다 가보고 싶지 말입니다? 담에 가면 #춘자멸치국수 도 먹어봐야 대게써여!“영서씨, 제주도와 서울은 그렇게 멀지 않아요.”영화 ‘연풍연가’는 일상을 벗어나고 싶은 주인공 태희(장동건)가 여행가이드로 제주도에 사는 영서(고소영)를 제주도에서 우연한 계기로 만나 아주 오래된 연인처럼 제주도를 다니면서 변화하는 감정변화를 담은 작품이다. 이 영화가 극장에 상영했을 당시는 1999년. 서울 사람인 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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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방문하고 싶은’ 2022년 상반기 주제별 베스트 여행지

#신동호 의 #로컬산책올 상반기 신동호 양조사님이 방문한 방방곡곡 베스트만 모아봤어요~양조사님이 뽑은 #베스트_숙소 는 어디였을까요?또 최고의 #베스트_복합문화공간 은 어디였게요?“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그냥 가라!” “모든 모험은 첫걸음을 필요로 하지.” 올여름에 다녀온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기획전에 적힌 동화 속 유명한 명언 중에 몇 개를 가져왔다. 인생의 지침이면서 여행자로서의 자세를 되새김질할 수 있었다. 계획을 철저히 하고 떠나는 J형 여행자이지만, 변수는 늘 있게 마련이고 직접 돌아다니다가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될 때도 있다. 실생활에서는 안정을 택하는 편이지만, ‘부캐’인 여행자로 살아갈 때는 상황 판단이 급진적이었다. 특히, 이번 지역별 여행은 ‘로컬’이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 움직이고 있어서 그 지역만의 것을 찾는데 사전학습과 다방면의 탐사가 필요했다. 지역을 소개하는 책보다도 로컬 지역민의 이야기가 빛을 발할 때가 많았다. 그렇게 로컬 커뮤니티의 역할과 필요성을 체득하는 시간이 흘렀다.  올해 3월부터 시작된 여행은 반환점을 지났다. 부산, 군산, 인천, 남해, 영월, 목포 모두 로컬 커뮤니티가 활발했다. 봄의 개벽을 알리는 시기부터 여름의 중추를 지나는 날까지 매달 한 지역만을 충실히 공부하며 여행했다. 그중에 분야 별로 BEST를 정해 상반기 결산을 해보고자 한다. 여러 평가 항목 중에 가장 상위 포인트는 ‘로컬리티’.  베스트 교통수단: 군산 <서해 금빛 열차> 모든 여행은 대중교통으로 시작되었다. 대중교통은 주어진 출발 시간에 맞춰 내 일상을 역으로 계산해 맞춰가는 묘미가 있다(J형 타입이 강한 사람만이 이해). 장거리 여행 시 버스 혹은 열차를 주로 선택하는데, 지난 사회적 거리 두기 시기에 움츠렸던 열차 이용의 부흥에 따라 기존 혹은 새로운 열차 플랫폼이 생겨났다. 초스피드로 지역 안착을 도와주는 KTX나 STX를 선호하지만, 단순히 이동 수단이 아닌 열차를 여행의 조건에 포함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군산으로 가는 열차 중에 <서해 금빛 열차>를 찾아보자. 하루에 1회 운영하는 열차로 용산역을 출발해 서해안을 따라 예산, 대천, 장항, 군산을 지나 익산역까지 운행하는 열차다. 이 열차의 백미는 누워서 열차 밖 풍광을 누릴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온돌 마루 열차라는 점이다. 서해안 라인을 타고 내려가면서 산, 들판, 바다 등 비선형적 풍광 라인이 펼쳐진다. 혼자보다는 가족 및 친구들과의 서해안 여행을 기획할 때 서해 금빛 열차 시간표를 확인해 보자.   용산역에서 익산역까지 운행하는 서해금빛열차    베스트 숙소: 영월 <이후 북스테이> 코로나 시국에 새로 등장한 여행상품이 ‘랜선 여행’이다. 실제 여행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는 걸 알고 있지만, 현실을 인정하며 최대한 못 이룬 여행의 꿈을 대신할 좋은 아이템이었다. 그나마 랜선이 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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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이라는 시간동안 천천히 진화하는 목포시

#신동호 의 #로컬산책이반달은 #목포 시로 떠나볼까요?목포애도 힙지로가 있었으니.. 그것은 #1897건맥협동조합 의 행사!목포 근대사 거리 이야기도 들어보야요~목포가 이렇게 작아?” ‘목포는 항구다’라는 유명한 영화 탓일까. 미식의 해양도시란 인식이 워낙 강해서일까. 전라남도에서 가장 큰 지역이 목포인 줄 알았다. 지도에서 목포의 경계선을 확인하면서도 믿을 수가 없었다.‘엄청 집약적인 도시겠구나’. 한반도 남서쪽 해안가에 위치한 동네임에도 주변 섬들의 행정구역은 대부분 신안군이었다. 목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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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산책] 영월 : 청년들이 이어가는 정선아리랑

#신동호의_로컬산책이번엔 #영월 로 훌쩍 떠나셨던 양조사님.영월의 로컬 리테일도 노포와 청년 점포의 블렌딩이 되고 있어요.#술샘마을 이 있는 곳, #젊은달_와이파크 가 있는 곳, 우리도 함 가볼까유?영월을 알면서도 몰랐다. 강원도 영월은 산과 숲, 그리고 계곡에서 이어지는 동강이 대륙을 가로질러 흐르는 지형을 품고 있다. 동강에서 래프팅과 캠핑을 했음에도 그곳이 영월이었음을 알지 못했다. 영화 <라디오스타>의 배경이 되었던 지역이 영월이었던 건, 케이블 TV에서 몇 번 더 복습했을 때 찾아냈다. 마치 연예인의 이름은 알지만, 그가 속한 소속사를 물었을 때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격이 아닐까. 예전 동강의 추억은 있지만, 영월 여행은 청량리 발 기차를 타면서 처음이라고 대답한다. 진짜 영월의 매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빛을 발한다. 영월은 내향형 도시다. 산악지역이지만, 호젓한 기품을 지니고 있어서 스스로 그 기상을 분출하지 않는다. 찾아오는 손님의 성향에 맞게 모든 걸 받아주고 배려한다. 첫인상에서 전부를 보여주는 기세등등함이 아닌 두고두고 보면서 알아가야 하는 도시다. 영월을 알고 떠난 네 번째 여정에서는 어떤 영월의 내밀한 매력을 줍고 올 것인가.  조선의 6대 임금인 단종의 능이 있는 <장릉>정선은 태백과 더불어 과거 석탄산업의 본거지였다. 매일 석탄을 실어 나르는 열차가 부지기수로 철길을 달궜었다. 석탄의 수요가 급감하여 폐광된 석탄광이 많아지면서 관련 업계 종사자도 많이 떠나고 지역 경제도 곤두박질쳤다. 정선행 열차의 부활과 관광산업의 도모 차원에서 <정선아리랑 열차(A-Train)>가 기획되었다. 청량리에서 영월역으로 가는 기차 중에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그리고 정선 5일장이 열리는 2일과 7일 오전 8:30에 정선아리랑 열차가 출발한다. 열차가 도착하기 10분 전 열차 플랫폼으로 내려갔다. 묵직하고 노쇠한 열차 하나가 출발 지점에 정차했다. 알루미늄 틀이 박힌 사각형 창문, 좌석 내부 천장에서 돌아가는 선풍기, 기차 칸 별로 알록달록 깔 맞춤한 좌석 커버 디자인 등 목재로 제작된 유럽의 산악열차가 연상되었다. 열차 구석구석에 예전 흔적들을 찾아보았다. 좌석 위 짐을 올려놓는 선반이 없어서 당황했지만, 열차 칸 앞뒤에 마련된 짐 트레이를 보고 안심했다. 정선아리랑 열차는 청량리역에서 출발해 정산바이크 하차지점이 있는 아우라지역까지 운행하는데, 영월역은 원주역과 제천역 다음에 정차한다. 좌석이 정해진 특실도 있지만, 창문을 바라보는 자유석도 인기다. 방음시설이 허술해 외부 소리가 좌석에 전달되지만, 아날로그 백색소음이라 생각하니 불편하지 않았다. <정선아리랑열차> 내부‘이달의 소녀’가 연상되어 연신 머릿속을 맴돈 카페 <이달엔 영월>. 영월 덕포시장 길의 구옥을 최소한의 손길로 리모델링하여 운영하는 로컬 카페다. 고개를 숙여야 문턱을 지날 수 있는 구조다. 고가구와 버려진 것들을 데려와 카페의 쓰임에 맞게 내부를 꾸몄다. 카페는 갓 구워진 빵과 음료를 주문할 수 있는 메인 공간과 주문한 메뉴를 들고 테이블을 이용할 수 있는 뒷마당으로 나눠져 있다. 영월의 식자재로 만든 음료와 빵 중에 고구마 미니어처를 닮은 고구마빵과 영월 참숯소금빵을 집었다. 맥주 500cc 잔에 담긴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비주얼부터 시원시원해 보였다. 손님들의 주문을 다 소화한 사장님이 뒷마당으로 나오셨다. “시골에 왔으니 뒷마당에 열린 앵두를 따먹고 가세요.”잠시 멈칫했더니 도시 사람은 먹을 줄 모른다며 도시 폄하(?) 발언을 하셨다. 500cc 맥주잔만큼이나 고객을 응대하는 사장님의 스킬도 호탕했다. 카페 운영 외에 영월 지역 거점에서 로컬 크리에이터로서도 맹활약하시는 분이었다. 음료와 빵의 가격도 더위가 가실 정도로 저렴했다. 영월 5일장이 있는 날과 주말에만 영업한다는데, 운 좋은 주말 오후였다. <이달엔 영월> 카페에서 주문한 고구마빵, 참숯소금빵, 아이스 아메리카노김삿갓문학관을 내비게이션에 찍고 가던 차에, <예밀 와인>이란 입간판이 보였다. 입간판이 가리키는 곳과 반대 방향으로 핸들을 틀었지만, 시선은 여전히 돌릴 수가 없었다. 일행에게 문학관 다음 일정을 점지해 줬다. 와인 마시러 가자고. 영월은 여름에 일사량이 풍부해 포도를 재배하기 좋은 곳이라고 예밀 와인 대표님이 말씀하셨다. 영월에서 포도가 생산되고 와인이 양조되고 있다는 점도 몰랐지만, 현재 각종 수상이 말해주듯 품질로도 인정받고 있었다. 김삿갓면 예밀리 마을 주민들은 와인 사업에 몰두 중이다. 마을기업으로 성장한 연유에는 이 지역이 국내에서 손꼽히는 석회암 지대로 켐벨얼리 품종을 키우는데 최적이라는 점이다. 나를 제외한 일행들은 한국와인 조차 처음 접해봐 와이너리 체험관에 들어와도 믿지 않거나 어리둥절한 표정 일색이었다. 결국 와인의 뚜껑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 시음을 하고서야 의심의 최면이 풀렸다.  영월군 김삿갓면에 있는 <예밀 와이너리>최근 코로나 상황이 빚어낸 신종 휴가 개념이 확산되고 있다. ‘워케이션’은 Work와 Vacation의 합성어로 일과 휴가를 동시에 해결하는 지역 체류형 여행 플랫폼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재택근무자가 늘어나면서 근무지 개념도 빠르게 전환되었다. 재택근무 초창기에는 자택이나 동네 카페가 근무지로 각광을 받았다면, 현재는 근무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를 물색해 휴가와 업무가 함께 가능한 형태를 추구하고 있다. 국내 최대 휴양지인 제주도를 시작으로 각 지자체는 좋은 근무지(?)를 조성해 재택근무자들을 포섭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중 산골 워케이션을 꿈꾸는 노동자에게 영월은 최적의 장소다.<이후북스테이>는 말 그대로 책과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다. 독립서점 이후북스에서 연계하여 운영하는 숙소로, 영월 시내에서 북쪽 방향으로 굽이굽이 찾아가야 만날 수 있다. 인적이 드문 소나무 숲속을 비집고 들어가서야 일명 ‘점숙씨네’인 이후북스테이에 도착했다. 나로 인해 발생하는 소리가 모두 소음이 될 정도로 고요했다. 저 멀리서 손님들을 반기는 강아지들이 달려왔다. 그들이 짖어대는 소리가 한적한 산새의 유일한 스테레오였다. 참고로 여기는 ‘고립’을 즐기는 곳이다. TV도 없지만, 와이파이도 설치되어 있지 않아 우스갯소리로 유부남들이 좋아하는 숙소란 별칭을 지어줬다. 그저 모든 세상의 것들을 내려놓고 LP 음반의 선율을 백색소음 삼아 유유자적한 공간을 즐기면 된다. 흐르는 시간은 잃어버렸다가 퇴실할 때 찾아가면 된다. 일단 이 공간에서 무엇을 할지 모른다면, 숙소 앞 해먹에 몸을 맡겨 반동이 멈출 때까지 머릿속을 한껏 비우는 연습부터 하자.해먹에서 쉴 수 있는 <이후북스테이>영월은 세계가 인정한 슬로시티다. 특히 산골에서 보내는 시간은 정말 느리다. 꽃 피는 영월에서 한옥 한 채를 빌려 생활해 보자. 무릉도원면 표지판이 보이자, 우리 차량도 속도를 줄였다. 신들이 거주하는 마을에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한옥 펜션인 <꽃 피는 무릉도원>은 영월군 무릉도원면의 작은 마을 속에 있으며, 꽃 피는 4월에서 11월까지만 운영한다. 이 숙소는 200년 된 한옥을 리모델링했으며, 실제 사장님이 한쪽 한옥에서 거주하고 계셨다. 독채 한옥은 만든 이의 감성을 고스란히 체득해 갈 수 있다. 항상 곁에서 한옥을 돌보고 있어서 숙소보다는 유배를 즐기러 온 시골집처럼 느껴졌다. 한옥 한가운데 마당은 봄부터 무수히 많은 종류의 꽃들로 정물화가 완성된다. 그래서 이 한옥을 ‘꽃 피는 무릉도원’이라고 명명했다. 시원한 대청마루에 반쯤 누워 책장을 넘기다 보면, 하늘 속 땅거미가 도착했는지도 모른다. 저녁이 되면, 아늑한 백열등 조명 아래 책을 침대 이불에 묻고 독서의 향연을 이어갈 수 있다. 영월 산촌 아래로 떨어지는 별들을 술잔에 받아 구워지는 바비큐와 함께 정열의 밤을 누릴 수 있는 뒷마당도 있다. 한옥 내외를 배회하는 또 다른 주인장인 고양이들은 먼발치에서 교양 있게 우리의 동향을 살피고 있었다. 이슬아, 청춘유리 등 이미 영월 산골에서 잠시 살다간 사람들의 흔적도 보였다. 영월에서 한 달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숙소가 되었다. 정원 가득 꽃이 피어 있는 <꽃 피는 무릉도원> 한옥 펜션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절인 영월의 <법흥사>.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의 하나인 법흥사는 선덕여왕 때 자장 율사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하고 흥녕사로 창건한 사찰이다. 적멸보궁으로 가는 길은 언덕이 지난해 작은 고행길 같았다. 적멸보궁은 석가모니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법당을 가리킨다. 영월의 중심에서 가장 먼 곳의 법당인 법흥사, 영월의 가장 좋은 날씨가 날 마중 나왔다. 소나무 숲 사이로 보이는 <법흥사> 영월 여행에서 실제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은 전경 0순위가 <한반도 지형>이다. 말 그대로 한반도와 닮았다. 굽이진 산등성이를 따라 형성된 석회암 지대로 암석이 물에 녹아 만들어진 카르스트 지형이다. 내비게이션으로 한반도 지형이 있는 ‘선암마을’을 검색했다. 도착이 임박했음에도 사진 속 한반도 지형은커녕 전혀 연관성을 찾을 수 없는 뗏목 선착장과 낮술 한 잔 걸칠 수 있는 작은 주막이 나와 당황했다. 주변 분의 도움으로 ‘한반도 지형 주차장’을 검색해 전망대로 가는 입구에 도착했다. 전망대까지 마지막 관문이 남았다. 주차장에서 도보 20분 정도의 산길을 걸어야 한반도 지형을 영접할 수 있었다. 사람들이 한데 몰린 사이로 강한 햇살이 비쳤다. 자연이 만들어 낸 풍경은 영험하고 웅장했다. 하천의 침식과 퇴적으로 오랜 세월 동안 빚어낸 한반도 지형을 둘러싼 강물 위로는 뗏목이 유랑 중이다. 무더운 여름 날 나무 이파리가 무성해 한반도 지형이 뚱뚱해졌다. 눈엣가시 같은 쌍용양회 시멘트 공장. 그런데 저기가 중국의 단둥 정도 되는 지점이라며 신경 쓸 필요 없다며 웅성거렸다.한반도 지형을 닮은 <한반도 지형>여전히 민물고기 앞에서는 생각 한 틈이 생긴다. 이걸 먹어도 되나, 상관없겠지. 그런데 민물고기를 회로 먹는다고. 날로 먹는 첫 민물고기의 기억은 생생하다. ‘송어회’였다. 20대 후반, 친구가 다니는 건국대 충주캠퍼스에 놀러 갔더니 귀한 손님이라며 송어회를 대접받았다. 대접에 상응하는 반응을 보여야 하는데 그 친구는 이미 내 표정에서 당황함을 읽었다. 민물고기는 간디스토마 감염 때문에 어릴 때부터 먹지 말아야 할 식재료로 교육받았었다. 민물고기와의 거리 두기는 20대 후반에 해제되었다. 먼저 호연하게 먹는 친구의 표정 덕분에 안심하고 첫 송어회를 성공리에 즐겼다. 송어회는 연어회보다 덜 느끼하고 담백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안주거리다. 약간 흙냄새가 나면 오히려 나을 정도다. 강원도 영월에 왔다. 영월의 명물인 송어회 앞에서 서두가 길었다. 잘라 놓은 회에서 반사되는 빛이 보이지 않는가. 영월의 송어회는 잊을 수 없었다.영월의 명물인 <송어회>짬뽕으로 해장하겠다는 어제의 약속은 업장 휴무로 지켜지지 않았다. 차선책으로 언급되었던 콩국수 가게로 차를 돌렸다. 다슬기 해장국 집들이 진지를 굳건히 다진 영월역 맞은편 상권에 다소 평범해 보이는 <행운식당>에 입장했다. 원래 중국음식점으로 운영하다가 여름 메뉴로 콩국수를 선보였는데, 그 반응이 열광적이어서 아예 콩국수 식당으로 전업했단다. 메뉴판에는 8,000원 콩국수가 유일했다. 단일 메뉴의 자신감이 맛으로도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제발 맛있어라. 콩국수와 찬거리가 테이블에 깔리는데 흔히 보던 콩국수집과는 달랐다. 보통 콩국수에는 짙은 고명의 김치가 따라 나오는데, 여느 백반집에서 볼 수 있는 김치, 고추, 생양파 그리고 고추장이 잇따라 등판했다. 의심의 그림자가 엄습할 무렵 콩 국물을 들이켰다. 고소한 콩 내음이 가득했지만, 서울 진주회관 등에서 느끼는 꾸덕꾸덕함은 없었다. 소금을 뿌리고 국수와 함께 먹었을 땐 면발이 국물과 동화되어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입안에 들어갔다. 의심의 그림자는 지워졌다. 순조롭게 먹는데, 같이 온 영월 친구가 혀를 차며 매운 기색을 드러냈다. 마치 매운 짬뽕으로 해장하듯 말이다. “영월 사람들은 콩국수를 맵게 먹어요. 청양고추의 매운맛으로 콩국수를 즐기거든요.”타지 사람들이 맵지 않은 고추를 하도 찾는 바람에 고추 종류가 하나 늘었단다. 생양파를 고추장과 쌈장을 섞은 장에 찍어 먹는 이유도 입안의 알알함을 유지하며 콩국수를 먹기 위함이었다. 콩국수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처음 듣는 스토리텔링에 반해버렸다. 맵게 먹어야 하는 영월식 콩국수집 <행운식당>현대인이 봐도 요선정은 ‘풍류의 요지’로 적합한 정자다. 조선 중기 풍류가인 양사언은 바위 에 뿌리내린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이 경치에 반해 선녀탕 바위에 요선암이라는 글씨를 새겼다. 그 유래를 따라 요선정의 이름이 붙어졌다. 요선정 앞에는 특이한 불상이 암벽 부조 형태로 보존되어 있었다. 고려 시대의 마애불좌상이다. 얼굴이 둥그스름하고 눈, 코, 입이 큼직해 친근한 인상이었다. 암석의 형태와 폭이 큰 치마를 입은 듯한 불상 하체로 인해 구름을 타는 상상을 해봤다. 불상 머리 위에는 모자챙 모양의 암석이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었다. 요선정 뒤로 신선이 그려 넣은 절경이 나온다. 주천강이 흐르는 대로 마음을 내려놓았다. 고소공포증을 견디면서까지 바라볼 만했다. 주천강을 바라볼 수 있는 지점에 위치한 <요선정>과 마애불좌상요선정에서 하산하면 주천강 쪽에 요선암으로 가는 이정표가 보인다. 요선암은 ‘신선을 맞이하는 바위’란 뜻이다. 신의 영역을 건드렸다. 과연 어떤 암석이길래. 요선암은 하천의 소용돌이와 유수에 의한 침식작용으로 형성된 화강암석이다. 마치 건조하고 강한 바람이 빚어진 고른 모래사막처럼 모진 부분이 없이 자연스러운 굴곡의 연속이었다. 요선암과 요선정은 소재지마저 신의 영역이었다. 영월군 무릉도원면 무릉리.신선을 맞이하는 바위라는 뜻의 <요선암>레트로풍의 카페가 아닌 ‘레트로’ 다방이다. 시골 다방인 <청록다방>에 서슴없이 출입할 수 있는 건, 영화 <라디오 스타>의 주 배경이었기 때문이다. 약 16년이 흘렀지만 뒤늦게 영화를 본 사람도 영화 속 장면과 다른 부분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내부가 잘 보존되었다. 사장님을 포함한 다방에서 근무하는 직원분들의 연륜도 엄청나다. 복장마저 화려하다. 솔직히 영화로 알려지지 않았으면, 이 다방이 발현한 엄청난 포스에 주눅이 들어 있었을 것이다. 현재는 영화를 보고 온 관광객보다는 본래 시골 다방의 모습대로 로컬 어르신들의 놀이터다. 백종원 대표가 기피하는 많은 메뉴 중에 ‘쌍화차’는 기본 코스다. 쌍화차는 견과류가 가득해 한 끼 건강식으로도 손색이 없었다. 커피 가격도 가게 내부 분위기에 맞게 멈춰버렸다. 시그니처 메뉴인 쌍화차는 6,000원이지만, 커피와 기본 찻값은 3,000원에 불과했다. 다방 내부에 비치된 소품이나 물품 하나하나 박물관이 따로 없었다. <청록다방>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쌍화차영월 문학의 뿌리는 조선시대 풍류 시인인 난고 김삿갓에서 찾을 수 있다. 그 뿌리에서 자라 현재 영월의 문학을 꽃피우고 있는 곳은 <인디문학 1호점>이란 독립서점이다. 2019년 영월 출신의 윤태원 작가가 시내에 터를 잡아 현재까지 운영하는 서점이다. 서점 안에는 주인장이 심사숙고해 선택한 소설, 시, 에세이 등이 주제별로 짧은 메모와 함께 진열되었다. 이 서점에서 대표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근거들을 살펴보자. 입구 옆면에는 유명 맛집 마냥 방문했던 작가들의 사인들이 웰컴 볼거리를 제공하며, 대표가 여행 중 간직했던 흔적과 각종 북페스티벌 참가자 태그들도 한데 걸려 있었다. 다음 섹션에는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이 추억의 매듭처럼 주렁주렁 붙어 있었다. 여러 기획물도 볼 수 있는데, 영월을 알리고 기록한 책들이 한데 모여 있었다. 덕분에 영월을 아무 정보 없이 찾는 사람들에게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할 것 같았다. 느린 도시의 서점답게 몸과 마음을 축 늘어뜨린 채 독서 테라피를 받고 나가기 좋은 환경이었다. 서점 가장 안쪽에 마련된 주인장의 공간은 몰래 들어가 훔쳐보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로 아늑하게 꾸며졌다. 영월에 도착한 여행자들이라면, 이 서점에서 많은 정보를 얻어 가길 바란다.벽에서 대표의 취향을 알 수 있는 <인디문학 1호점>“형, 꺼먹 돼지 드실래요?”잘 못 알아 들었지만, 묻지 않고 따라갔다. 영월 하송주공2차 아파트 상가 1층에 <토담>이라는 간판 옆에 ‘흑돼지’라는 또 다른 간판에 불이 들어왔다. 흑돼지를 꺼먹 돼지라고 한다. 영월은 한우가 특산품이지만, 영월 토종돼지인 ‘꺼먹 돼지’도 유명하다. 제주, 진안, 장수, 산청과 함께 영월 꺼먹 돼지의 품질도 으뜸이다. 꺼먹 돼지는 육질이 좋고 특유의 육향이 나지 않아 일반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좋다. 홀 안은 삼겹살을 굽는 가족단위 손님들과 관광객들이 섞여 앉아 있었다. 이른 저녁인데도 넓은 홀 안에 가득 찬 손님에 놀라고, 테이블 한가운데 설치된 대형 불판에 감탄사를 질렀다. 운동장이 넓으니 구울 맛이 날 수밖에 없었다. 구워질 고깃덩이도 두터웠다. 기본 찬에 나오는 천엽과 생간의 스케일에 감동의 술잔을 부딪혔다. 굽는데 기름이 생각보다 많이 튀었다. 기름 침을 맞아가며 긴장감 있게 먹고 마셨다. 아파트 상가의 식당을 주목하기로 했다.영월에서 유명한 꺼먹돼지전주에서 전주비빔밥이나 콩나물 해장국집을 추천하기 혹은 추천받기는 쉽다. 다시 말해, 관광지에 찾아가면 편한 일이지만, 좀 더 색다른 전주의 맛을 원할 때는 숙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몇 년 전, 전주 토박이에게 콩나물 해장국집을 소개받았는데, 좌표가 관광지가 아닌 아파트 단지 내 식당이라 의아했었다. 현지 거주민들에게 높은 지지를 받았던 콩나물 해장국은 꾸밈없이 단백함을 선보였다. 역시 아파트 단지 맛집은 서슴없이 신뢰의 레이더를 켜야 한다. 해장이 시급한 주말 아침, 영월 지인이 <벌떼식당>으로 이끌었다. 이 식당은 직접 농사지은 콩으로 빚은 두부가 메인이었다. 얼큰한 황태 두부전골이 지친 영혼들을 홀릴 거라고 자신 있게 말하기에 군말 없이 쫓아왔다. 식당은 영월역 뒤 금용아파트 상가 내에 있었다. 일광욕하는 산초가 식당 앞마당을 차지했다. 영업시간 전이고 아직 두부가 준비되어 있지 않아 인고의 시간이 필요했다. 사장님이 오더니, 전골에 산초의 투입 여부를 물어보셔서 모두 그 향을 승인했다. 부들부들한 두부가 끓어오르는 국물의 흔들림에 맞춰 율동 중이었다. 유순한 두부가 강한 향과 만나니 숙취가 순식간에 치료되었다. 옆 테이블에서 먹는 콩국수와 만둣국도 왜 그리 커 보이던지.  농사지은 콩으로 빚은 두부가 맛있는 <벌떼식당>내 주변이 사람들로 북적여도 외롭던 기억을 떠올려보자. 영월의 <청령포>는 어린 단종의 지워지지 않은 어둠이 서려있는 곳이다. 그 슬픈 사연은 배를 타고 가야 만날 수 있었다. 영월 관광센터에 주차하고 매표소에서 청령포 관람권을 끊었다. 수많은 돌계단을 내려가니 작은 선착장이 보였다. 하천이 곡류하면서 마치 말발굽 모양의 물길이 되어 하천의 너비가 넓어졌다. 그 넓어진 하천은 배를 띄워야만 건널 수 있다. 단종과 내가 물아일체되어 그의 심정을 헤아리기에는 운항시간이 너무 짧았다. 약 75m 밖에 안 되는 거리와 유속에 밀려가는 거리까지 합쳐도 100m가 될까. 체류하는 시간이 채 2분도 되지 않았다. 배에서 내렸다. 내부를 볼 수 없게 꽁꽁 감싼 소나무 숲 쪽으로 길이 나 있었다. 단종이 유배되어 살았던 청령포는 동·남·북 삼면이 강물로 둘러싸여 있고, 서쪽으로는 육육봉이라는 험준한 암벽이 가로막혀 마치 섬과 같았다. 단종의 어소가 있는 곳 주변으로 장대 같은 소나무가 하늘을 가리고 있어서 적막한 아지트 같았다. 소나무 숲에는 단종이 머문 기와집과 궁녀들의 처소 등을 복원했는데, 단종의 쓸쓸한 기운은 지울 수가 없었다. 역사적인 비운을 차치하고, 오롯이 산책이 목적이라면, 소나무의 짙은 향이 물씬 나는 ‘청령포 수림지’에 발걸음을 새겨보자.배로 이동해야 볼 수 있는 <청령포>2020년 9월,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으로 한 양조장이 레이더망에 포착되었다. ‘얼떨결에’라는 독특한 네이밍의 막걸리를 연구하는 <동강주조> 양조장이었다. 그 당시 영월 여행의 가장 큰 버킷리스트에 이 양조장 이름이 올라갈 정도로 방문 의사가 강했다. 미리 양조장 인스타그램으로 방문 동의를 구했다. 친히 동의의 답장을 보낸 대표와 영월에 도착하자마자 만났다. 공학도에서 전공 관련 대기업을 다니다가 그만뒀고, 전혀 다른 길에 시간을 투자해 미생물 공부를 하던 중에 맥주 회사에 다녔다. 이후 맥주 생산의 경험을 바탕으로 탄산이 가득한 막걸리를 개발 중이었다. 지금의 ‘얼떨결에 시리즈’가 그 주인공이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이력은 양조 설비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나보다 훨씬 늦게 한국술 양조업계로 뛰어들었지만 양조시설이나 기술에서 배울 점이 많았다. 이후 매년 한 번씩 이 양조장을 방문했다. 올해는 생산량을 감당하지 못해 뒤편에 새로 공장 하나를 더 증설했다. 올해도 양조장에 도착했다. 토요일인데도 양조장 바로 옆에 사시는 어머님이 장갑을 끼고 현관문을 나와 제조 공장의 문을 밀고 들어가셨다. 아들인 대표도 차에서 내려 공장 안으로 향했다. 올해는 미리 연락도 드리지 않았다. 물론 양조장 앞까지 갔지만 공장 방문도 하지 않았다. 주말까지 일하는 시간을 방해할 수 없었다. 같은 양조인으로서 지켜줘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스파클링 막걸리를 생산하는 <동강주조> 양조장 영업장 간판이 있어야 할 자리에 검은색 매직 펜으로 투박하게 ‘커피’라고 쓴 Take-away 종이 잔 하나가 달랑 붙어 있었다. 누가 취해서 밤에 몰래 장난치고 도망갔다는 썰을 풀어도 믿을 정도다. 신기한 건 그 종이컵은 3년이 지나도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저 카페의 궁금증을 풀고 싶어 만 3년 만에 반지하 계단을 걸어 내려갔다. 여기는 영월 서부시장, 이 카페명은 ‘커피’가 아니라 <중부내륙>이다.왜 중부내륙입니까. 가장 많이 들어본 질문인 줄 알면서도 궁금하니 관성적으로 물었다. 카페 창업하기 전, 다섯 개 정도의 이름이 후보군이었는데, 가장 임팩트가 강했던 ‘중부내륙’으로 결정했단다. 중부내륙은 영월뿐만 아니라 해안가를 제외한 모든 부분이 해당되다며 다소 의외의 작명 이유를 들었다. 간판에 달아놓은 커피 잔도 큰 의미가 없었고, 카페의 콘셉트 자체도 없었다. 동선과 필요에 의해 물건을 채우고 위치를 조정한 결과가 콘셉트라면 콘셉트였다. 암튼 독특한 분이었다. 생각은 하지만 고민은 하지 않는다며, 커피 레시피를 결정하는데 전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 현재까지 즐기면서 운영하고 계셨다. 커피는 정해진 원산지에, 이미 검증된 불 조절 로직에 따라 내가 원하는 맛을 찾기만 하면 되는 심플한 식재료라서 그 맛을 손님에게 납득하게만 하면 되는 게 카페 일이라고 설명하셨다. 잘 알다가도 몰랐지만, 그가 내린 결과물로 설득당한 건 확실했다.커피를 내리고 있는 <중부내륙> 대표‘술샘마을’이란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 ‘술’과 그 ‘샘’이다. 갖가지 추측을 해봤을 법하다. 동네에 유명한 술꾼이 살았다. 폭우가 쏟아지는 어느 날, 그 술꾼의 집에 물이 차 떠내려갔는데 집 안에 숨겨뒀던 술병이 모두 강으로 흘러들어가 지금의 술샘마을이 되지 않았을까. 물론 방금 지어낸 픽션이다.<주천마을>은 술샘마을을 한글로 풀어놓은 말이다. 영월 시내에서 서쪽으로 약 30km 떨어진 곳에 있는 주천마을에 도착했다. ‘술샘고을’이라 적힌 표지판 앞에 서 있는 내게 어르신이 다가와, 이 지역의 물을 뜨면 술이 된다며 씩 웃으셨다. 진짜냐고 물었다. 실제 술이 샘솟는다는 주천석이 있었고, 지금도 주천 시내에서 주천교를 건너 나오는 신일리 비석거리에 주천이라는 샘터가 있다고 했다. 바로 주천 시내의 메인 도로를 따라 걸었다. 거리 양옆은 주막보다 한우를 판매하는 식당이 즐비했다. 주천강이 흐르는 주천교 앞에 도착했다. 저 멀리 보이는 마을에 주천 샘터가 있겠지만, 바라보는 걸로 만족하고 다시 시내로 방향을 틀었다.술샘이 적힌 주천교시내로 급선회한 이유는 무더운 날씨로 인해 해열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해열제는 시원하고 달달한 음료를 말한다. 주천교에서 가장 가까우면서 주천마을 감성 카테고리 최상위권 카페인 <유목정903> 앞에 멈췄다. 세련된 화이트 벽과 우드톤 문으로 꾸민 카페 외관은 깔끔했다. 한옥 광문짝의 무게감 때문에 문고리를 힘껏 잡아당겼다. 닫히는 소리가 요란해 내부 정적을 깨버렸다. 내 잘못이 아닌 것처럼 바로 주저 없이 다음 행동을 이어갔다. 시그니처 메뉴인 ‘유목정 비엔나(ICE)’는 내가 원했던 해열제와 정확히 일치했다. 주문한 메뉴 옆에 의문의 나무 수저가 딸려 왔다. INFJ 계열의 사람들은 사용법을 물어보기 전에 알아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그 해답이 미심쩍어도 대충 크게 불편하지 않으면 실행하고 본다. 그리고 최대한 눈치를 보고 있다는 인상이 내비치지 않도록 살펴본다. 그렇게 수저로 크림 윗부분을 떠먹다가 어느 정도 수위를 걷어낸 후에는 마셔버렸다. 새로 운 여성 손님들이 같이 방식으로 먹고 있었다. 정답에 수렴해 뿌듯했다. 카페 <유목정903>의 시그니처 메뉴인 유목정 비엔나주천마을은 경계선을 사이로 제천시와 맞닿아있다. 그래서 주천마을에는 ‘제천’이라는 상호가 종종 보인다. <제천식당>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했다. 1973년 1월 31일 개업이라는 ‘노포 시그널’에 입장 전부터 매료되었다. 메뉴판 가장 위에 적힌 ‘꼴두국수’가 이 식당의 정체성을 말해줬다.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이라 한 테이블에 밥반찬들이 놓여 있었고, 백발이 성성한 사장님이 늦은 점심 식사를 위해 자리에 앉아 계셨다. 조금 미안한 마음으로 꼴두국수를 주문했다. 만두는 점심 매진이라 국수만 단독으로 먹기로 했다. 차림표 아래 친절하게 꼴뚜국수의 설명이 국립 어학원 버전으로 적혀 있었다. ‘옛 오래전부터 강원도 산간 지방에 먹을 것이 없던 시절 가장 흔히 먹을 수 있는 것이 메밀을 이용한 국수였는데 너무 자주 많이 먹어 꼴도 보기 싫은 국수라고 해 꼴두국수라 칭함’. 꼴뚜기가 부재료란 추측을 깨버린 반전이었다. 집에서 엄마가 냉장고 재료를 털어 뚝딱 만든 국수와 비주얼이 얼추 비슷했다. 국물색은 장칼국수와 비슷했고, 면을 포함해 모든 재료가 푹 익혀 나왔다. 국수 죽과 같아서 후추를 대량 투여해 좀 더 칼칼하게 땀을 흘리며 먹었다. 꼴뚜국수를 판매하는 <제천식당>카페로 알고 왔는데, 작업실이라고 하니 문 앞에서 멈칫하게 됐다. 입구 앞에서 관련 블로그를 찾아 확인한 뒤 입장했다. 영월의 특산물을 십분 활용해 음료로 제공하는 카페 <철쓰네작업실>이다. 이 카페에서는 단순히 커피보다는 취향과 상관없이 공을 들인 메뉴를 선택하기로 했다. 사장님은 오트밀을 직접 볶아 만든 그래놀라의 메뉴들을 추천했다. 하지만 치아의 내구성을 감안해 다른 메뉴로 선회했다. 메뉴를 탐독하다가 영월 딸기로 만든 요거트스무디로 마음을 정했다. 테이블에 앉아 블링 블링한 카페 안을 탐색했다. 카페 외관부터 내부 인테리어까지 핵심은 ‘핑크’였다. 주문 나온 스무디를 가져가는데, 요거트를 직접 발효한 거니 남기지 말라는 말풍선까지 달아주셨다. 여자 사장님 마인드와 접객 스킬 역시 핑크와 닮아 에너지틱하며 시원시원했다. 물론 코멘트가 없었더라도 다 먹고 나올 음료 한 잔이었다. 카페 배경 음악도 브라스 밴드 위주의 경쾌한 선곡이 흘렀다.  영월 딸기가 주재료인 <철쓰네 작업실>의 딸기 요거트 스무디영월의 포스트모더니즘 발생지이자, 영월을 뜨거운 여행지로 알린 주인공이기도 한 <젊은달 와이파크> 앞에 택시 한 대가 멈췄다. 뒷좌석에서 젊은 여성 두 분이 내리고 택시는 떠나나 했더니 주차를 마치고 택시 기사님도 내리셨다. 그동안 여성들은 입구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기사님이 여성 두 분에게 다가가자, 한 여성분이 휴대폰을 자연스럽게 건네줬고 기사님은 두 사람의 포즈가 정립되었다고 생각했을 때 와이파크 배경으로 인증 사진을 찍어줬다. 대중교통이 힘든 지역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관광택시의 모습을 처음 직관했다. 영월도 ‘영택시’라는 이름으로 이동의 자유권을 보장하면서 사진도 찍어주는 택시 관광이 성행하는데, 기사님들이 여러 영월 관광지에서 맹활약 중이다.하늘을 향해 무수하게 꽂혀 있는 붉은 장대들이 이 복합문화공간의 상징이다. 최옥영 작가의 ‘붉은 대나무’란 작품은 금속 파이프에 붉은빛을 칠해 붉은 대나무를 형상화했다. 젊은달와이파크는 지역민들과의 상생, 재생과 순환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기존에 있던 술샘박물관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곳이다. 입구 쪽부터 카페, 와이파크, 술샘박물관이 이어져 있다. 공간마다 많은 작가님들의 작품이 전시 중이며, 이를 배경으로 인생 샷을 찍는 인파가 연일 만원이다. 바닥이 훤히 보이는 ‘붉은 파빌리온’ 전시관은 올라갈수록 고소공포증의 임계점에 가까워져 전체 공간을 완주하지 못할 뻔했다. 주천마을이 깔아 놓은 자연경관을 기반으로 펼쳐진 예술작품들이 ‘자연과의 거대한 협업’이라는 큰 틀을 보여주고 있었다. 영월의 복합문화공간인 <젊은달 와이파크>주천면에서 영월 시내로 들어오는 길에 이국적인 우드 아웃테리어 카페를 만났다. 비가 스콜처럼 내리는 통에 순간 망설였다. 네이버 지도에서 이 카페를 검색했다. 다음 날이 일요일임에도 오픈 시간이 오전 9시라 내일을 기약했다. 이른 아침부터 장사를 시작하다니. 영월에 커피바가 생겼다. <스트라스 커피>. 카페 이름도 커피바스럽다. 우드톤은 기분 환기에 탁월하다. 전날 숙취에도 오전 공복을 유지할 수 있었던 힘은 하루 첫 커피를 위장에 내려주기 위함이었다. 하와이안 셔츠를 입은 남자 사장님은 오전임에도 분주하게 커피를 내리고 있었다. 커피 동호회로 보이는 일행들이 강릉에서 이 아침 영월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주인장은 나에게 기다림을 권유했고, 그동안 카페 내부를 천천히 둘러보기로 했다. 드디어 내 커피가 도착했다. 곁들여 나온 과자를 뭉치 채로 주셨다. 순종적인 기다림에 따른 선물이었다. 커피 맛까지 훌륭하면 이 아침 모두 생각대로 완성되는 거였다. 짙은 명도의 원목처럼 향과 맛의 물성이 가볍지 않았다. 영월을 잘 아는 영월 출신 사장님의 진한 인상만큼이나 인상적인 카페였다. 영월의 커피바인 <스트라스 커피>“유행에 쫓아가면 안 된다. 유행을 계속 쫓다 보면, 지금의 너 다음 세대가 너보다 더 잘 한다. 그다음 세대가 더 새로운 걸 잘하기 때문이다. 유행 따라가다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뒤처지는 거다.”가수 나얼의 인터뷰를 발췌한 내용이다. 혁신이란 키워드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지역들이 심심치 않게 많다. 청년을 기반으로 한 로컬 재생과 도시 재생 성공 사례를 찾아 해당 지역에 접목하려는 프로젝트는 거의 모든 지자체에서 시도 중이다. 이런 프로젝트는 여러 목적이 있겠지만, 청년들의 유입을 통한 지역 활력 증진을 가장 바랄 것이다. 중장기적인 대책이 아닌 단시간에 효과를 보려고 현재 유행하는 사업 아이템을 가져와 검증 없는 이식을 한다면 금방 괴사할 가능성이 높다. 영월의 경우, 지자체의 움직임도 분명 보이지만 영월 출신이거나 이 지역의 가능성을 예상하고 들어온 청년들이 곳곳에 포진 중이다. 그들이 잘 할 수 있는 능력을 영월의 미래에 투자하여 지금은 그 싹이 푸르게 돋아 올라와 여행자 입장에서 보기에 충분한 볼거리로 인식할 수 있었다. 영월이라는 들판에 곧 피어날 꽃과 열매를 충분히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다.교정: 박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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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회원은 본인의 ID 및 비밀번호를 제3자에게 이용하게 하여서는 아니되며, 회원 본인의 ID 및 비밀번호를 도난당하거나 제3자가 사용하고 있음을 인지하는 경우에는 즉시 비밀 번호를 변경하여야 하며, 해당 사실을 회사에 통지하고 회사가 안내하는 바에 따라야 합니다.

     

    제4장 서비스 이용 

    제13조 정보의 제공
    회사는 회원이 서비스 이용 중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다양한 정보를 공지사항이나 전자우편 등의 방법으로 회원에게 제공할 수 있습니다. 다만, 회원은 관련법에 따른 거래관련 정보 및 고객문의 등에 대한 답변 등을 제외하고는 언제든지 전자우편에 대해서 수신 거절을 할 수 있습니다.

    제14조 서비스 이용시간
    1. 서비스의 이용은 회사의 업무상 또는 기술상 특별한 지장이 없는 한 연중무휴1일24시간을 원칙으로 합니다. 다만 정기 점검 등의 필요로 회사가 정한 날이나 시간은 그러하지 않습니다.
    2. 회사는 서비스 별 이용가능 시간을 별도로 정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그 내용을 사전에 공지합니다.

    제15조 게시물 등의 관리
    1. 회사는 회원이 본 서비스를 통하여 게시, 게재, 전자메일 또는 달리 전송한 내용물에 대해 일체 민,형사상의 책임을 지지 않으며, 다음의 경우에 해당될 경우 사전통지 없이 삭제할 수 있습니다.
    ①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와 관련되거나, 그 행위를 구성하는 게시물, 자료로서 이해 당사자의 삭제 등
    요청이 있거나 회사가 피소, 고발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는 게시물
    ② 서비스에 위해를 가할 소지가 있는 바이러스 등이 포함된 게시물
    ③ 게재기한을 초과한 게시물
    ④ 다른 회원의 서비스 이용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게시물
    2. 회원의 게시물이 정보통신망법 및 저작권법 등 관련법에 위반되는 내용을 포함하는 경우, 권리자는 관련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해당 게시물의 게시중단 및 삭제 등을 요청할 수 있으며, 회사는 관련법에 따라 조치를 취하여야 합니다.
    3. 회사는 전항에 따른 권리자의 요청이 없는 경우라도 권리침해가 인정될 만한 사유가 있거나 기타 회사 정책 및 관련법에 위반되는 경우에는 관련법에 따라 해당 게시물에 대해 임시조치 등을 취할 수 있습니다.

    제16조 게시물에 대한 권리 및 책임
    1. 회사의 이름으로 게시된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은 회사에 귀속됩니다. 회사의 허가 없이 타인에 의해 게시물이 다른 사이트에서 사용 또는 인용되는 것은 금지 됩니다.
    2. 회원이 게재한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은 회원의 소유에 속합니다. 다만 회원은 회사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허락한 것으로 봅니다.
    3. 전항의 의사 표시는 회사가 공지, 서비스 이용안내에서 정한 바에 따라 철회 할 수 있습니다.

    제17조 광고에 대한 동의
    회원은 회사가 광고, 정보 등을 회원에게 전자우편 등의 방법으로 송신하는 것에 대하여 이 약관을 통하여 동의합니다

     

    제5장 이용제한 및 계약해지 

    제18조 서비스 제공의 중지
    1. 회사는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사전통지 없이 이용계약을 해지하거나 회원의 서비스 이용을 일부 또는 전부 제한할 수 있습니다.
    ① 서비스용 설비의 보수 등 공사로 인한 부득이한 경우
    ② 전기통신사업법에 규정된 기간통신사업자가 전기통신 서비스를 중지했을 경우
    ③ 기타 불가항력적 사유가 있는 경우
    2. 회사는 국가비상사태, 정전, 서비스 설비의 장애 또는 서비스 이용의 폭주 등으로 정상적인 서비스 이용에 지장이 있는 때에는 서비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제한하거나 정지할 수 있습니다.

    제19조 서비스 이용제한
    1. 회사는 회원이 다음 각호의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회원의 서비스 이용을 일부 또는 전부 제한할 수 있습니다.
    ① 제12조 각항의 규정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② 타인명의 신청 또는 허위의 신청, 중복가입인 것이 확인된 경우
    ③ 다량의 정보를 전송하여 서비스의 안정적 운영을 방해하는 경우
    ④ 수신자의 의사에 반하는 광고성 정보, 전자우편을 지속적으로 전송하는 경우
    ⑤ 정보통신설비의 오작동이나 정보 등의 파괴를 유발하는 컴퓨터 바이러스 등을 유포하는 경우
    ⑥ 타인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경우
    ⑦ 서비스를 이용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
    ⑧ 정보통신윤리위원회로부터의 이용제한 요구대상인 경우
    ⑨ 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상의 불법선거운동을 하는 경우
    ⑩ 다른 회원의 회원 아이디를 부정하게 사용하는 경경우
    ⑪ 서비스를 이용하여 얻은 정보를 회사의 동의 없이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경우
    ⑫ 전기통신사업법에 규정된 기간통신사업자가 전기통신 서비스를 중지하는 경우
    2. 전항의 규정에 의하여 회원의 이용을 제한하는 경우의 제한의 종류 및 기간 등 구체적인 기준은 회사의 공지, 이용안내에서 별도로 정하는 바에 의합니다.

    제21조 이용제한 및 해제절차
    1. 회사는 사전 통지 없이 바로 전조의 이용제한 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2. 회사로부터 이용제한 조치를 받은 회원은 회사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회사는 이의제기일로부터 일주일 이내에 그 사유를 회원에게 통지하여야 합니다.
    3. 회사는 이용제한 기간 중에 그 사유가 해소된 것이 확인된 경우에는 제한조치를 즉시 해제합니다.

     

    제6장 계약 해지 및 이용요금 

    제22조 계약해지

    1. 회원은 언제든지 회원정보관리 화면 또는 고객센터 등을 통하여 이용계약 해지 신청을 할 수 있으며, 회사는 관련법 등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이를 즉시 처리하여야 합니다
    2. 회원이 계약을 해지할 경우, 관련법 및 개인정보취급방침에 따라 회사가 회원정보를 보유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해지 즉시 회원의 모든 데이터는 소멸됩니다.
    3 회원이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 회원이 작성한 게시물 중 본인 계정에 등록된 게시물 일체는 삭제됩니다. 다만, 타인에 의해 담기, 스크랩 등이 되어 재게시되거나, 공용게시판에 등록된 게시물 등은 삭제되지 않으니 사전에 삭제 후 탈퇴하시기 바랍니다.
    4. 회사는 제20조의 제1항 각호의 사유가 있을 경우 이용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제23조 이용요금

    1. 별도로 표시한 유료 서비스를 제외한 서비스는 회원들에게 무료로 제공됩니다.
    2. 유료 서비스의 이용요금 및 결제방식은 해당 서비스에서 명시한 규정 및 관련 규칙에 따릅니다.

     

    제7장 손해배상 등

    제24조 손해배상
    무료서비스의 이용과 관련하여 회사는 고의가 없는 한 회원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지 않습니다.

    제25조 면책조항

    1. 회사는 천재지변 또는 이에 준하는 불가항력으로 인하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경우에는 서비스 제공에 관한 책임이 면제됩니다.
    2. 회사는 회원의 귀책사유로 인한 서비스 이용의 장애에 대하여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3. 회사는 회원이 서비스와 관련하여 게재한 정보, 자료, 사실의 신뢰도, 정확성 등의 내용에 관하여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4. 회사는 회원 간 또는 회원과 제3자 상호간에 서비스를 매개로 하여 거래 등을 한 경우에는 책임이 면제됩니다.
    5. 회사는 무료로 제공되는 서비스 이용과 관련하여 관련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6. 회사는 연회원의 구독 중지 요청시 연회원에게 부여한 할인혜택을 차감한 후 지불합니다.

    제26조 관할법원
    요금 등 서비스 이용으로 발생한 분쟁에 대해 소송이 제기될 경우 회사의 본사 소재지를 관할하는 법원을 관할법원으로 합니다.

    [부칙]
    본 약관은 2018년 1월 1일부터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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