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에 쓰여진 글입니다. 8월 10일까지 무료로 보실 수 있습니다.
안냐세요~ 상쾌한 아침입니다! 어제는 올만에 패션 블로거 박주민 군을 만났네요. 하도 집 밖에 안 나가니까 ㅋㅋㅋ 주민군이 찾아왔어요. 오오오.. 주민군이 들려준 패션 디자이너 업계의 변화는 정말이지 흥미진진하지 말입니다..? 맛난 카레집에서 둘이 처묵처묵하며 수다 떰요.
오늘부터 3일간은 황금시장 중 하나라 일컫는 ‘실버 마켓’에 대해 다룰까 해요.
실버 마켓은 과연 황금마켓일까유..? 사실 이 질문에 대해 의견은 분분하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은 돈을 가진 세대는 노인 세대지만.. 노인으로 갈수록 빈부의 차는 극심해지는 데다가.. 노인이 되면 참 돈이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소비가 줄어들기 마련이거든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부머 세대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인구 수와 보유자산은 유통들에겐 혹할 만한 관심거리예요. 그리고 그 관심은 코로나 이후 커지고 있답니다.
특히 ‘연금생활자’ 시장은 유통들에겐 굉장히 탐나는 시장이에요. 이 시장은.. 경기가 좋건 나쁘건 꼬박꼬박 정부가 생활비를 꽂아주는 시장이쥬..? 이들은 어쨌거나 미래에 대한 염려 없이 살 건 사는 소비자들이거든요.
일본에선 연금 지급일이 슈퍼마켓들 대목인 거 아시나유..? ㅋㅋㅋ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연금이 나오는 날은 기분이 좋아서 슈퍼마켓에서 자신들이 좋아하는 초밥이나 떡 같은 걸 많이 구매하신다네요.
그러다보니 슈퍼마켓들이 ‘오오오 이날 물 들어오는 날이야. 노 저을 준비 고고!’ 하면서 어르신들 좋아하는 먹거리를 좌라락 마련하곤 ‘스마일 시니어 데이(スマイルシニアデー)’ 같은 행사를 열곤 한답니다.
아래는 니혼게이자이신문(日本経済新聞)이 2019년 “결전의 연금 지급일, 슈퍼마켓 판매액이 월급날보다 커“란 기사에서 실은 도표 중 하나예요.
‘월급날’과 ‘연급 지급일’이라는 각 매출일의 소비지수를 비교한 거예요. 파란 점이 월급날이고, 빨간 점이 연금 지급일인데요. ㅋㅋㅋ 빨간 점이 높아도 한참 높쥬?

한국은 노인연금 액수도 작고 지급일이 월급날하고 같아서 비교 파악이 안되지만, 일본은 연금 지급일이 짝수달 15일이라서 이 시장이 유통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선명히 드러나요.
영원한 지급이 약속되었기에 영원한 판매가 보장되는 시장.. 하핫.. 대박이 날 일은 없지만 꾸준한 캐시카우를 당기기엔 이만한 시장이 없쥬..? 오늘은 우리, 과연 이 실버 시장을 대하는 유통들의 태도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함 정리해보자구요.
주로 미국과 일본 시장에 초점을 두어 설명해보도록 하겠심다.
‘시니어 할인(Senior Discount)’은 확대일로 중
우선 유통이 실버 마켓에 반응하는 가장 두드러진 방법은 실버 할인, 즉 Senior Discount예요.
복잡한 실버 제품을 기획할 필요도 없고, 별도의 서비스를 개발할 필요도 없어요. 그저 실버 고객에게 디스카운트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때로는 충분해요.
우리나라에서는 정부가 정한 여러 할인 제도가 있쥬? 교통, 영화관, 목욕탕 등 몇 가지 카테고리에서 노인들은 무료 내지는 반값 할인을 받을 수 있어요. 이것만도 사실 노인들에게는 엄청 크답니다.
저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나마 한국에선 온양온천을 즐겨 찾았었는데요.. 최근 온양온천은 잘 가지 않는 온천 1위가 됐어요.. ㅋㅋㅋ 왜냐면 어느 날부터인가.. 온양온천이 어르신들로 바글거리기 시작했답니다. 서울에서 온양까지 가는 기차표가 무료인 데다 온천은 어르신들 할인이 되거든요….ㅋㅋㅋㅋ
우리나라는 여기까지지만 일본과 미국에선 유통들까지 앞다투어 시니어 할인을 제공하고 있어요. 아래는 7월 13일 Clark.com에서 추린 ‘노인 할인을 제공하는 18개의 소매점’ 목록이랍니다.

누가 어떻게 할인을 하고 있는지 좀 살펴보면요.
- 아마존의 경우, 할인율은 Varies, 즉, 제품마다 다른데 AARP(미국 은퇴자 협회) 회원이라면 Anytime, 즉 언제나 할인을 받을 수 있어요.
- Kohl’s 백화점 같은 경우는 15%의 고정된 할인을 60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매주 수요일에 제공하고 있죠.
가만 보면 Anytime이 아닌 경우는 대부분 화요일이나 수요일에 노인 할인을 제공하는데요. ㅋㅋㅋ 그 이유는…유통하시는 분들이라면 아실 듯요. 보통 월요일이 휴일이고..화, 수가 손님이 젤로 없는 날이지 말입니다..?
비수기 트래픽을 만드는 데는 할인이 최고 좋긴 하지만 이걸 아무 때나 남발하면.. 유통 이미지만 깎이는 법… 이럴 때 실버 할인을 이용하면.. 노인을 우대한다는 면에서 유통 이미지도 좋아지면서.. 트래픽도 모을 수 있단 장점이 있는 거죠. 즉, 할인을 가오 상하지 않게 적용할 수 있달까요?
최근 노인 할인은 점점 확대되는 추세예요. 위의 표를 보면, Walgreen에선 원래 월 1회 노인 할인을 제공하는 날을 두어, 그날만 할인을 제공했는데, 최근 매주 화요일마다 할인을 제공하는 걸로 바꾸었어요.
Money Talk News에선 코로나로 인해 55세 이상의 소비자가 Walgreen에서 소비하는 비중이 줄어들었다는군요. 이제 Walgreen은 할인 혜택이 월 1회에서 매주 화요일로 바뀌면 그 빠졌던 매출을 보충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죠.
이밖에도 미국에선 유명 레스토랑 체인들도 노인들에게 5-10% 할인을 제공하거나, 노인일 경우 드링크 한 잔을 무료로 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는 곳이 꽤나 많답니다. 전에 한적한 시간대에 노인 할인을 제공하는 식당들에 대해선 잠깐 소개한 적 있쥬?
미국에서 노인 할인이 시작된 건 한 10년 전쯤이에요. 당시 처음 노인 할인 제도를 도입했던 Hollywood Grocery Outlet에선.. 이 할인을 도입하고 성과가 어떠했는지 아래와 같이 생생하게 전하고 있답니다.
“2008년에 개점하면서 노인 할인을 시작했을 때 우린 이 할인에 대해 프로모션을 한 적이 없었죠. 그건 단지 입소문으로만 전파되었고 꽤 느리게 퍼져나갔어요. 그러나 6개월이 지나고 나니.. 그날은 미친(Crazy) 쇼핑의 날이 되었습니다”
ㅋㅋㅋ 이러니 유통들이 너도나도 도입할 밖에요.
세계 최대 노인국 중 하나인 일본의 상황은 훨씬 다채로워요. 유통, 외식, 심지어 놀이공원 같은 유원지에도 실버 할인이 적용되거든요. 아래는 diamond.jp가 지난해 말 추린 실버 할인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 목록이랍니다. 제가 번역기 돌려 캡쳐해서 말이 좀 이상하긴 한데 상황을 이해하시는 데는 지장이 없으실 듯요.
먼저 유통 할인이에요. 가만 보면 연급 지급일인 15일을 전후로 해서 집중되어 있쥬?

아래는 외식 할인이랍니다. 외식은 ‘언제든지’ 할인이 많아요.

ㅋㅋㅋ 다음은 놀이공원 할인! 이건 가족들이 놀이공원으로 놀러갈 때 노인들을 동반하도록 유도하고 싶은 거예요.

뚜두둥…! 그리고 마지막은 일본 실버 할인의 백미, ‘여행 할인’이에요. 표에는 지금 ‘교통 할인’만 나와있는 것 같지만, 맨 아래 보시면, 전국 37개소 휴가 리조트에서 노인 할인을 받을 수 있어요.
이 서비스는 휴가 리조트 모집의 대부분을 JR이 주축이 되어 마련한 거예요. 그리고 잘 보면 무료가 아니라는 게 놀라운데요. 일종의 연회비를 내면 굉장한 특가로 연중 할인을 받는 시스템이에요. 즉.. 복지 사업이 아니란 거죠.. 흐흐흐…

미국은 AARP 파워
미국과 일본에서 할인 제도가 정착하는 메커니즘은 오늘날과 사뭇 달라요. 일본 노인들은 쫌 순진한 반면.. 미국 노인들은.. ㅋㅋㅋ 쫌 무서븐 데가 있씸미다… ㅋㅋㅋㅋ
보통 노인 할인 제도는 유통들이 노인 마켓의 특징과 파워를 알아보고 자발적으로 실행하는 거잖아요..? 미국도 초반에는 그러했는데 요즘은 이 미국 은퇴자 협회.. AARP의 파워가 무시 못 하는 수준이 됐어요.. 얘네가 막 기업들에게 “야, 니네가 노인들에게 쫌 잘 해야 하지 않겠냐’ 하고 딜치는 수준..? ㅋㅋㅋ
왜냐면요. 미국 65세 노인 인구가 한 5000만 명 넘을 걸로 여겨지는데요. AARP 회원 숫자가 무려 3800만 명이에요… 하핫..
얘네가 자기 멤버들한테 “친구들아, 이 식당에서 우리에게 10% 할인 쳐준댄다”하고 공지 돌리면.. 한방에 프로모션 끝이쥬..? 사실은 유통 입장에서도 노인 할인 정책을 만들었다고 해도 이를 노인들에게 알리려면 AARP의 파워가 필요한 부분이 있어요.
아울러 미국은 역시 정치의 나라… 하핫.. 이 AARP 어르신들은 어떤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지만 이제 선거 때에도 파워를 발휘해서는.. 주요 인사들이 노인 정책에 대해 한마디 하려면 꼭 거쳐가야 하는 관문이 되는 수준에 이르렀답니다. AARP가 있는 이상.. 누가 노인들에게 함부로 한단 말인가아아~!
근데 사실 AARP는 초창기엔 뒤가 되게 구린 애들이었어요. Penn 보험사가 보험 마케팅 할라고 만든 집단이란 얘기가 암암리에 있었거든요. 왜냐면 가입자를 50세 이상부터 받아요.. 참내.. 저도 50인데 요즘 50이 어디 노인이에유..?
1958년 처음 AARP가 생긴 이래.. 많은 암투와 권력 쟁탈전.. ㅋㅋㅋ 물갈이가 있었구요. 95년에는 뭔가 수상해서 상원 조사까지 받았답니다. ‘너네가 면세를 받아야 하는 비영리 집단이 맞아…?’ 함서요.
기나긴 우여곡절 끝에 지금은 진정 깨끗한 단체가 된 듯해요. 노인들의 일자리 제공, 노인들의 지식을 활용해 문맹 어린이 가르치기 등등 여러 사회기여적 사업을 펼치면서 노인의 존엄을 다루는 기관으로요.
아마 한국도 조만간 이런 단체가 하나 등장할지 모르겠는데요. 미국을 보면 이 단체의 파워는 작지 않겠지만.. 무엇보다 정치적 성향이 없어야 하고, 은퇴한 야심가들이 “내가 늘그막에 권력 한번 잡아보리”란 추태를 부리지 않으면 제구실을 할 수 있을 듯요. 우리 제발 곱게 늙읍시다요.. 예..?
일본의 슈미토 클럽(シュミート倶楽部) 파워
한편, 일본의 할부지 할무니들은 글케 기업가 정신이나 정치 사회적 야심이 없다보니.. 슈미토 클럽(シュミート倶楽部)이란 곳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모이고 있는 추세예요.
슈미토 클럽은 말 그대로 ‘동호인 모임’ 이에요. 이름에는 전혀 ‘시니어’란 언급이 없지만.. 현재 일본 최대의 시니어 커뮤니티라 불리는 곳이랍니다… ㅋㅋㅋ

이 슈미토 클럽은 들어가보면 방대해서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인데요. 저더러 이곳을 한마디로 정의하라고 하면, 저는 시니어용 프리챌이라 부를 듯요. 프리챌을 기억하는 그대, 진정한 X세대요오~!
과거 프리챌은 누군가 방(공개 채팅방)을 만들면, 그 방에 사람들이 모이고 초청도 하고 해서 방 하나가 커뮤니티를 이루는 방식이었죠? ‘금요일을 사랑하는 사람들’ 내지는 ‘와인 애호가 방’ 내지는 ‘잠실 68년 생 모임’ 내지는 ’58년 개띠 모임’ 등등…
당시 알럽스쿨은 출신학교 중심으로만 활동하는 곳이었다면 프리챌은 이런 다양성으로 대항마가 됐었는데요. 슈미토 클럽은 바로 그 프리챌 같은 다양성이 시니어 위주로 형성된 커뮤니티예요.
현재 이 클럽에서 활동하는 시니어들은 34만 명 정도예요. 숫자는 AARP에 비해 상당히 작죠..?
하지만 슈미토 클럽의 강점은 여기 모인 시니어들이 모두 ‘액티브 시니어’라는 점이랍니다. 즉 나이는 들었지만 나랑 비슷한 타인을 만나는 걸 기꺼워하는 자신감 넘치는 노인분들만 모였다는 데서 AARP와 비교할 수 없는 강점이 있어요.
실제 많은 유통들이 공략하고 싶은 타겟층은 바로 이 액티브 시니어들이니까요. 이렇게 활발하게 사회생활을 하시는 분들이어야 옷도 한 벌 더 사시고, 식사도 한 끼 더 사드시고 하게 되거든요.
슈미토 클럽 가입자의 평균 연령은 57.5세랍니다. 아직은 굉장히 도전적인 나이쥬..? 이분들이 얼마나 적극적이냐면요. 요번 코로나 기간에 서로를 못 만나 답답한 회원들을 위해 슈미토 클럽이 Zoom으로 동호회 모임을 할 수 있도록 기능을 마련했거덩요? 그랬더니 이분들이 거침없이 Zoom을 쓰기 시작하면서 커뮤니케이션이 코로나 이전에 비해 22% 늘었다고 해요.


이런 분들이 모여있다보니.. 슈미토 클럽은 실버를 겨냥하고 싶은 유통들이 눈여겨보는 곳이 되고 있어요. 요즘은 슈미토 클럽이랑 콜라보해서 ‘슈미토 클럽 회원 한정 20% 세일’ 같은 걸 제공하는 친구들이 슬슬 생겨나고 있달까요? 아래는 OTTO가 제공했던 슈미토 클럽 한정 세일 이벤트 이미지랍니다.

현재까지 펼쳐지고 있는 대부분의 실버 마케팅의 주류는 ‘할인’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요. 그만큼 실버 마켓은 가격에 민강한 소비자 군이죠.
한국도 이제 노령화 사회로 거의 접어들고 있쥬..? 이 시장은 아직 누가 ‘이런 식으로 진입해서 성공했다더라~’ 하는 전례가 없는 만큼 조심 조심 발을 들여놓아야 할 시장이에요. 내일 또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너무 럭셔리하게, 너무 스타일리시하게 발을 디뎌서는 곤란한 시장이기도 해요.
자세한 얘긴 내일 또 이어가도록 할게요. 우선 누구나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실버 할인에 대해선 좀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좋을 듯요.
단, 한 가지 주의점은 한국은 아직 편법의 나라라서요. 온 가족이 장을 보며 할머니를 앞세워 할인 받으려는 추태가 일어날 수 있어요. ㅋㅋㅋ 그러니 할인 확대가 주목적인지, 딱 노인만 할인해야 할지를 생각해보시고 후자라면 홀로 쇼핑하는 노인만 할인해주도록 하셔야 할 지도요.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시장 실버 마켓, 낼 잊지 말고 또 읽으러 오셔요~~ 하루만 읽고 안 읽으심 미워할람다.. ㅋㅋㅋ 낼 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