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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토픽이에요~ #워싱턴포스트 와 달리 승승장구하는 #뉴욕타임즈. 이 언론의 성장비결은 자타공인 #번들 이에요. NYT 컨퍼런스콜마다 CEO가 ‘번들’이란 말을 몇 번 하게요? 미디어를 경영하는 데에는 콘텐츠 외에도 스킬이 필요하답니다~
오늘 비즈니스트렌드에선 워싱턴포스트의 위기에 대해 말씀드렸어요.
워싱턴포스트는 암흑의 터널을 지나고 있지만 뉴욕타임즈는 꽃길을 걷고 있는데요. 현재 천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한 이 회사는 모든 퍼블리셔 중 가장 많은 유료 디지털 고객을 보유하고 있죠. 뉴욕타임즈(이하 NYT)의 주가는 56달러 2016년과 비교하면 4배 정도 상승했어요.
NYT의 구독 수익은 최근 3년 동안 꾸준히 증가했어요. 그런데 간혹 이 회사의 성장에 대해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더군요.
한국에선 NYT의 성공 비결에 대해 디지털로 잘 전환하고 소셜이나 뉴스레터 등을 강화했기 때문이라고 보시는 분들이 계신데요. 이건 지난 3년간의 성과와는 좀 동떨어진.. 2011년 무렵에 이미 일어난 전환이었어요. 이 전환 이후 7-8년 되게 힘들었었고, 다른 언론들도 디지털 전환을 했지만 뉴욕타임즈처럼 잘 되고 있진 않아요.
그래서 또 어떤 분들은 핵심 뉴스 제품인 The New York Times가 기사가 ‘남다르게 우월’하다고 보시는 분들이 있어요. 이 언론이 인사이트풀한 기사로 무장하고, 독보적인 프리미엄 콘텐츠를 제공해서 이런 성장과 직결되었다는 거죠.
그런데 미국에서 NYT의 성장을 분석하는 눈길은 상당히 달라요.
미디어를 운영하는 데에는 콘텐츠 퀄리티와는 또 다른 차원의 경영 기술이 필요해요.
NYT의 핵심자산인 The New York Times는 여전히 매출의 중심축이지만, NYT 구독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건 핵심 자산의 머물지 않고 콘텐츠를 열심히 다각화했기 때문이에요. NYT에는 The New York Times 말고도 The Athletic(스포츠), Wirecutter(제품 리뷰), NYT Games(게임), NYT Cooking(요리)라는 4개의 주요 자산이 존재한답니다. 총 5개의 미디어 자산을 가지고 있는 거죠. 특히 2022년에 인수한 The Athletic은 빠르게 특히 빠르게 성장 중인데, 2023년 매출이 전년비 31% 증가했어요.
NYT의 2023년 매출은 2.4B 정도예요. 그런데 이 매출은 2009년 유료 구독 모델을 도입하기 전의 매출과 똑같아요. ㅋㅋㅋ
NYT는 유료 구독 모델로 전환해 거의 매출이 반토막 났다가, 이제 10년이 지난 뒤 이 게임을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 깨달은 상황이에요.
NYT가 찾은 해법은 콘텐츠를 다각화하고(여러 미디어를 운영하고) 그 구독권들을 번들링하는 거예요. 일종의 묶음 판매랄까요? The New York Times, The Athletic의 구독권을 따로따로 파는 게 아니라, 함께 묶어 더 저렴하게 파는 거지요.
2023년 Press Gazette에선 NYT 임원진을 인터뷰해 이 전략을 자세히 취재했는데요. NYT도 회사 매출 성장을 이끄는 주요 원동력은 바로 “번들”이라고 밝히고 있어요. Press Gazzette에선 번들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쓰고 있었죠.
“지난주 2분기 투자자 콜을 위해 준비된 발언에서 NYT의 최고경영자 Meredith Kopit Levien은 “번들”이라는 단어를 15번 사용했는데, 이는 3개월 전 같은 콜에서 이 용어가 46번 등장한 것과 비교하면 비교적 절제된 표현이다”
“번들”이라고 부르는 것은 소비자에게 “올 액세스”라는 이름으로 마케팅되는 구독 패키지예요. All Access를 이용하면 5가지 NYT 미디어 자산을 모두 이용할 수 있어요.
All Access 구독은 특히 New York Times에서 엄청난 할인으로 대대적으로 마케팅 된답니다. 이 패키지를 처음 사는 고객은 첫해에 월 $4(영국에서는 월 £2)에 구독할 수 있는데, 일반적인 가격인 $25(또는 £12)에서 크게 할인된 가격이에요. 다음해에 구독을 연장하게 되면 그때부턴 제 가격을 받아요. 대폭 할인과 번들링의 미학, 여늬 이커머스와 다르지 않지요?
NYT는 이 묶음 상품을 홍보하는 캠페인을 2021년 하반기 경 시작했어요. 처음엔 자기들도 확신하지 못했지만, 번들 구독자들은 1년 뒤에도 구독을 잘 취소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어요.
Meredith Kopit Levien은 평균적으로 번들 가입자가 더 많이 참여하고, 더 많이 지불하며, 평균 단일 제품 가입자보다 더 잘 유지한다고 밝혔어요. 그는 실적 발표에서 직접 이렇게 말하기도 했어요.
“우리는 이제 사람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가치를 제공하는 광범위한 제품 세트를 가지고 있습니다….스포츠 저널리즘, 레시피, 쇼핑 조언, 게임 – 이 모든 것이 다양한 방식으로 청중을 끌어들입니다. 저희의 다섯 가지 제품 중 네 가지는 (소비자들이 바로 찾는 주요 목적지)이기도 합니다 . 저희는 매우 큰 등록 모델 , 많은 이메일, 그리고 사람들과 연락할 수 있는 많은 방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번들링 전략은 ‘대단히’ 잘 통하고 있어요. 2023년 새로운 디지털 구독자 중 절반 이상이 All Access 번들로 가입했고, 디지털 전용 구독은 2023년 12.9% 증가했어요.
초기 할인 가격을 제공한 후 일정 기간 후 정상 가격으로 전환하는 이 영리한 방식은 ARPU(가입자당 평균 수익)를 점진적으로 높이는 데에 큰 도움을 줘요.
번들 패키지가 NYT의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면서, NYT는 심지어 향후에는 번들 구독만 받을 예정이라고요. 아직도 The New York Times의 뉴스 전용 구독을 판매하고 있지만 현재 온라인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는 않는다는군요.
미디어 비즈니스는요. 한 개의 미디어를 가지고 여기에 인사이트풀한 기사를 꽉 채운다고 한들, 이것이 성장의 핵심은 될 수 없어요. 결국 심도 높은 기사에 만족하는 엘리트 독자는 한정적이에요. 성장이 아닌 ‘유지’에 관심 있다면 퀄리티에만 집중하는 것도 좋은 모델이지만, 양적 성장을 지향한다면 여러 미디어를 인수해 번들링 해야 돼요. 미디어 산업 성장의 알려진 유일한 성장 해법이죠.
그리고 이렇게 구축한 자산 포트폴리오가 시대 감각에 맞아야 한다는 게 더욱 중요하답니다.
NYT는 B2C 언론이잖아요? B2C 관점에서 요리, 스포츠, 게임이라는 힙한 카테고리를 너무 잘 선점했어요. 워싱턴포스트는 ‘기후’나 ‘웰니스’란 애매한 섹션을 두어 키워보려고 했었는데요. 이 두 분야는 팬덤이 형성되기 어려운 분야잖아요… 기후 커뮤니티란 존재하지 않고 기후란 이름 하에 팬덤이 형성되기 어려워요. 요리나 스포츠는 그에 비해 아주 강력한 컬처여서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죠.
한국에도 요즘 미디어 스타트업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다들 정말 놀랍게 잘하더군요… 젊은 친구들 보고 있으면 제가 그 나이에는 해내지 못했을 혁신과 퀄리티에 감탄하고 있어요.
다만 이들 모두가 어느 순간 성장의 한계에 부딪혀요. 인사이트풀한 기사에 매달리면 한계는 더 빨리 올 것이어요. 미디어 스타트업들이 NYT로부터 진정코 배워야 할 점이 있다면, 그건 ‘좋은 기사에 매달리자’라기 보다는 ‘콘텐츠 다각화와 번들링’이란 사업적 기술이에요. 좋은 기사 쓰는 미디어는 더 좋은 곳들이 얼마나 많은데..?
미디어들이 서로 합쳐야 할 때예요. 혼자 성장할 수 있는 미디어 자산은 없답니다.
전세계가 인정하는 최고의 프리미엄 콘텐츠 파이낸셜타임즈도 실은 그 자신의 역사 또한 무수한 M&A의 결과였고, 지금은 스스로도 닛케이에 인수되어 그 산하에 있어요. 그리고 일본 사람들만 봐서 그렇지, 닛케이 산하의 수많은 미디어 자산들은 거의 파이낸셜 타임즈에 준하는 수준 높은 퀄리티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고, 이들조차 여러 자산을 거느리고, 자산을 묶어 팔고 있다는 사실…ㅋㅋㅋㅋ
그러니 함께 할 미디어 동반자를 찾아보셔요~! 돈이 많다면 인수하고, 돈이 모자라다면.. 잘 꼬셔보시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