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보복적소비, 뜻밖의 곳에서 시작됩니다~
어디냐면.. 하핫 바로 #오프프라이스 #스토어 예요.
오프 프라이스는 코로나 이전부터 핫했쥬?
또 하나 소비자를 유인하는 #쿠포닝 에 대해서도 함 알아볼까유?
edited by 하지영
안녕하세요? GG입니다~ 미국은 드디어 날씨가 따땃~해지고 있어요. 봄 날씨가 이제서야 찾아오고 있는 느낌?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미국 내 대다수의 주들은 여전히 자택 격리 권고를 이어가고 있어 여기저기 불만도 많이 터져나오고 있어요. 반면 뉴욕, 시카고, LA 등 코로나19로 인해 사망자가 줄어들지 않는 대도시의 시민들은 “봄나들이보단 시민들의 건강이 더 중요하지…의료진들 고생합니다 ㅠㅠ”와 같은 개념찬(?) 반응을 보여주고 있답니다.
다만 아시다시피, 미국은 땅도 크고 사람들도 많아서 다들 이런 시민의식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에요.

특히 ‘자유 국가’라는 점을 외치며, 총을 들고 나와 시청에서 데모까지 하는 조지아, 미시건, 버지니아 주와 같은 지역에서는 주지사들이 여론에 밀려 단계적으로 경제를 재가동하고 있어요. 패션 리테일러들도 하나둘씩 조심스럽게 매장을 오픈하고 있는데요. 최근 들어 미국에서 눈에 띄게 손님들이 몰리는 곳이 있답니다.
바로 오프 프라이스인 티제이 맥스(TJ Maxx), 마셜(Marshall), 로스(Ross), 니먼마커스 라스트콜(Last Call), 스테이지(Stage)와 같은 리테일러들이 그 주인공이에요.

한국과 중국에서는 샤넬 가격이 높아진다고 백화점에 새벽부터 손님들이 몰리는 모습이 화제가 되었는데요. 아시아에선 코로나19 보복 심리가 명품 브랜드들의 매출을 높이고 있다는데 미국은 웬 오프 프라이스? 싶으시죠.
보복 소비로 저렴한 옷이나 신발을 사고 싶어하는 게 다소 귀엽기도 하지만, 이는 미국인들의 평소 소비 습관이 아시아권 소비자들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해요.
일단 오프 프라이스가 보복적 소비의 주요 타겟이 된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미국인들이 생활에서 어떤 식의 소비를 즐기는지 잘 이해해야 해요. 평범한 미국인들은 기본적으로 쇼핑 행위 자체를 즐기고, 빠르고 편리한 것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많은 제품들을 구매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점을 잊어선 안된답니다.
뉴욕이나 대도시를 제외하곤, 기본적으로 1인당 거주 면적이 아시아에 비해 몇 배 이상 크기 때문에 그만큼 집에 물건을 쌓아두고 살기에도 좋은 환경이죠.
한참 미국에서는 넷플릭스에서 미니멀리즘을 강조하는 마리에 콘도가 반짝 열풍을 불러일으켰지만, 반면에 여전히 국민 TV쇼라 불리는 ‘홀더스’ 또한 2009년부터 현재까지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어요. ‘홀더스’는 병적으로 물건을 쌓아놓고 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의외로 SNS에서 “우리집도 다를 바 없다”라는 우스갯소리가 꾸준히 올라올 만큼 미국인들은 전반적으로 양을 중요시해요. 덕분에 코로나19 초반에는 휴지 사재기가 세계의 주목을 받았죠.ㅠ
패션 또한 미국인들의 이러한 소비 습관을 잘 드러낸답니다.

2019년 미국 노동청에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미국인 가족은 1년 동안 1,800달러(한화 약 220만 원)를 지출한다고 하는데요. 여기서 가족 구성원 통계에는 싱글들도 포함된답니다. 지출 비용 자체는 많아 보이진 않죠?
하지만 실제로 미국인들이 1년 동안 버리는 의류 제품은 36.7kg로 상당해요. 이러한 통계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제품을 구매하고 버리는 소비 행태를 보여주는데요. 그러기 위해선 한정된 예산 내에서 최대한의 가성비(?)를 뽑아내야겠죠?
이를 위해 미국인들은 각종 쿠폰부터 리베이트까지 받으며 제값을 주고 사지 않는 것에 무척 익숙한 소비자들이랍니다.

한국에서는 욕 먹기 딱 좋을 법한 복잡한 할인 방식들이 있는데요. 이메일 쿠폰, 신문에 딸려오는 종이 쿠폰, 우편으로 배달오는 쿠폰까지 여러 개로 나누는 것은 물론, 제값 내고 구매 후 회사 측에서 제공하는 양식을 작성해 영수증을 첨부해서 정해진 기간 내에 등기 우편물로 보내면 수표로 일정 비용을 돌려주는 방식까지…(헥헥) 정말 정신 없죠?
이런 식으로 복잡하게 운영하면 인건비도 많이 들고, 실수도 잦을 것 같은데 한국처럼 마일리지 하나로 통합하란 말이야! 라고 하실 분들도 계실 텐데요. 하지만 여기엔 중요한 점이 하나 있어요.
이런 쿠폰 제도를 통해, 꼼꼼한 소비자들은 최대한의 이익을 얻어갈 것이고, 다소 귀차니즘이 심한 소비자들은 제값을 내고 살 것이고! 게다가 다양한 쿠폰을 제공하는 만큼, 여기서 생기는 느슨한 제도를 통해 엄청나게 할인된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하게 되는 소비자들은 일종의 ‘쇼핑 스릴’을 맛보게 되고, 다시 매장을 찾아 결론적으로는 구매를 높이는 데 한몫을 하게 됩니다.
미국 리테일러들은 일부러 이렇게 복잡하고 가끔은 회사가 손해를 보는 것 같은 할인을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충성도 높은 쇼핑 중독(?) 고객들의 과소비를 유도하는 데 이만한 것이 없다는 점을 잘 인지하고 모르는 척 넘어갈 때가 많아요.

오프 프라이스 리테일러들도 이런 쿠폰 정책을 철저히 활용하고 있는 업체들 중 하나예요. 이미 저렴한 가격인데 또 무슨 할인을 하냐? 할 법한데요. 티제이 맥스를 비롯한 오프 프라이스 리테일러들은 고객들의 주소지로 항상 각종 종이 쿠폰을 보내요.(덕분에 저희 집 편지함은 터져나가는 중ㅋ) 더불어 메일로도 계속해서 쿠폰 코드를 보냅니다.
해당 코드들은 중복 사용이 가능할 때가 많고, 특히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미 최종 세일 가격표를 달고 있는 제품들 구매 시에도 적용됩니다. 게다가 자사 신용카드 보유자들에겐 특별 쿠폰과 리베이트 가격도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마치 구매하면 구매할수록 “개이득!”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합니다.
대다수의 쿠폰은 퍼센테이지 할인뿐만 아니라, 얼마 이상 구매시 자사 기프트 카드 30달러 제공과 같은 형태도 자주 애용해요. 즉, 티제이 맥스에 그냥 티셔츠 한 장을 사러 들어갔다가 ‘50달러 이상 사면 20달러 기프트 카드를 준다고? 그러면 두 장 살까…’라며 두 장을 구매하고, 자사 기프트 카드를 일정 기간 내에 사용해야 하니 딱히 구매할 건 없지만 가서 또 원피스 하나 사고. 원피스를 샀더니 이번엔 또 쿠폰 한 다발이랑 메일로 할인 코드가 왔으니 청바지랑 재킷을 사는 무한 소비 루프가 완성됩니다.

이렇게 쿠폰을 적극 활용하는 쇼핑 커뮤니티를 ‘쿠포닝(Couponing)’이라고 부르는데요.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에서 유명한 쿠포닝 리더들은 각종 핫딜이 뜰 때마다 발빠르게 해당 정보를 올려준답니다.
쿠폰 코드는 물론 링크까지 친절하게 넣어서요. 오프라인 매장의 할인 가격들도 항상 모니터링 하며, 친절하게 해당 지점까지 알려줍니다. 수십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유명 미국인 쿠포닝 리더들은 오프 프라이스 매장에서 커미션을 받는 것은 물론, 자체적인 팔로워들 광고비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어요.
팔로워들은 저렴하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고마워하고요.

텔레그램에서 유료 쿠폰 정보 공유 방도 활달하게 운영되고 있어요. 무료도 많고요! 상상 그 이상의 쇼핑 정보 공유 공간이죠.
국내 네이버 카페, 다음 카페, SNS 유명 페이지에서는 ‘제품 광고’라는 비난이 이어지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은근하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반해, 미국에서는 개개인들이 소액의 커미션을 받고 최대한의 이익을 볼 수 있는 쿠폰 적용 방식까지 자세히 공유하며 저마다 엄청난 반응을 얻고 있어요.
그리고 쿠포닝 리더들은 파워당당하게 “여러분은 싸게 사고, 나는 아주 적은 커미션이라도 받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거 아냐? 싫으면 언팔해!” 라며 솔직한 모습으로 더 인기를 끌고 있어요.
게다가 실제 구매 전환율도 100%에 가깝다는 말이 나와요. 텔레그램 방에 핫딜이 뜨는 순간, 5분 내에 품절 알람이 뜨기도 할 정도니…! 오프 프라이스 업체들은 이러한 쿠포닝 커뮤니티의 존재를 인지하고, 협업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몇 달간 오프라인 쇼핑 자체가 어려웠던 시기, 쿠포닝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게 늘어났어요. 게다가 집안에서 크게 재미난 취미 생활을 찾지 못한 사람들이 쿠포닝을 통한 쇼핑을 하나의 취미 생활로 발전시키며 오프 프라이스 업체들은 오히려 성장세를 보이고 있죠.
품위 유지를 위해 쿠폰을 발행하지 못하는 고급 백화점 업체들과 달리, 오프 프라이스 매장들은 오히려 눈치 보지 않고 팍팍! 진행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고급 백화점들은 파산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계속 들려오고 있는 가운데, 오프 프라이스 매장들은 조~용히 쿠폰 발행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이러한 상황 속 오프 프라이스 매장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미국 곳곳에 재개장하는 소식이 들려오자, 모아두었던 쿠폰을 싸들고 달려가는 소비자들이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어요.
기존 온라인 판매는 필요없다던 벌링톤(Burlington)과 달리, 오프라인 매장 제품 수에는 못 미치는 소박한 온라인 매장을 운영하던 오프 프라이스 매장들은 오프라인 매장 재개장 시기가 미국 내 주마다 다르게 진행되며 여전히 매장 방문이 어려운 소비자들의 보복 소비 심리를 오히려 더 자극하며 온라인 주문이 폭주하고 있어요. 옆 주에 사는 내 친구가 SNS에 인증한 쇼핑하는 사진을 보며, 나도 빨리!! 라는 마음이 들겠죠 ㅎㅎ

이처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미국 내에서 자체적으로 보복 심리가 과열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어요. 각 주마다 정책이 다른 건 물론, 경제적으로 불안정해보이는 미국 정세가 계속되며 쿠포닝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원래 질보다는 양을 좋아하는 미국인들에게 쇼핑 스릴을 선사하며 점점 더 인기를 끌고 있어요.
오프 프라이스의 성장, 코로나19로 인해 오프 프라이스가 오히려 이득을 보고 있는 건 왠지 모르게 소 뒷걸음질 하다가 쥐 잡은 격 같지만 그래도 패션 업계가 통곡하고 있는 가운데 특이한 미국인 소비자들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잠깐이 아니라, 이러한 온라인 매출 성장을 읽고 오프 프라이스들이 온라인 매장에 더 힘을 쓸지 기대되네요. 제가 열심히 모니터링 해서 또 알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