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에 쓰여진 글입니다. 2024년 12월 31일까지만 무료입니다.
올 1분기 글로벌 #럭셔리 성장률은 중국 빼곤 급정거하고 있어요. 명품이 주요 수익원인 #백화점 들은 지금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요? 오늘은 올 1분기 15% 성장에 영업익 5배 증가란 기염을 토한 #미츠코시_이세탄 의 전략을 들어보자구요.
“전략적으로 고객과의 연결이 깊어졌기 때문입니다”
안냐세요~ 상쾌한 아침입니다!
올 상반기는 인플레이션으로 명품 수요가 사악 줄어들었던 시기였어요. 한국도 백화점들 명품 성장률이 거의 급브레이크 수준으로 줄어들었지요?
에르메스와 루이비통 같은 기업들은 올 1분기 사상 최고의 실적을 발표했지만, 사실 내부를 뜯어보면, 북미와 유럽은 감소세로 돌아섰답니다. 이들의 성장은 그간 움츠렸던 중국 매출의 부활이 견인했던 거였어요.
주로 명품을 팔아 먹고 사는 게 백화점들의 공통된 운명인데요. 갑자기 식어버린 열기에 미국, 영국, 일본의 백화점들은 다들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요?
사실 2008년 대공황 이후 바람 잘 날 없었던 게 백화점 업계인지라 글로벌 백화점들은 그닥 당황하지도 않았어요. ㅋㅋㅋㅋ 이들은 2021년 갑자기 백화점들이 대박이 났을 때에도 이미 알고 있었답니다. 이거슨 영원한 거시 아니여…
지난 10여 년간 워낙 산전수전을 다 겪었던 터여서, 글로벌 백화점들은 지금 꽤 능숙하게 이 난국을 헤쳐나가고 있어요. 특히 인상 깊은 곳들은 일본의 미츠코시 이세탄, 영국의 해로즈, 그리고 미국의 노드스트롬과 메이시스예요.
이 노회한 역전의 용사들이 어떻게 플레이를 펼치고 있는지, 오늘과 내일은 고거슬 함 정리해볼까 합니다. 오늘은 이세탄부터! 좌, 다 같이 고고씽!
미츠코시 이세탄, 난 참 백화점 사업은 잘해
올 1분기 백화점 실적들은요. 한국의 경우 롯데가 7%, 신세계가 6.1%, 현대가 17.5%의 매출 성장을 보여주었어요. 매출은 그만하면 선방했지만, 영업이익은 기업별로 편차가 심했답니다.
명품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고는 해도, 그건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는 것이지 아직 성장 자체는 플러스예요. 이런 상황이다보니, 매출은 여전히 성장하지만 영업이익엔 변동이 오는 불온한 조짐들이 생기는데요.
일본도 비슷한 상황이에요. 다들 매출은 조금씩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들쭉날쭉… 그러나 이 와중에서도 미츠코시 이세탄의 실적은 군계일학이었으니.. 이 기업은 올 1분기 매출이 전년비 15% 성장한 데다, 영업이익은 5배 증가.. ㅋㅋㅋ 당기 순이익은 2.6배 증가라는 기염을 토했답니다! 아니 대체 뭔 짓을 한겨??!
미츠코시 이세탄 홀딩스의 매출을 세그먼트별로 보면 백화점업이 전기 대비 11.1% 증가한 4133억 엔, 크레딧/금융 등이 2.8% 증가한 181억 엔, 부동산업이 8.7 % 증가한 176억 엔을 기록했어요.
보통 일본의 백화점업은 백화점/금융/부동산 등으로 나뉜 지 오래인데, 미츠코시 이세탄은 그중 백화점 사업 포션이 되게 높은 기업이에요. 즉, 1분기 핵심 증수증익은 금융이나 부동산이 아닌 백화점 사업 본업이었던 거죠.
미츠코시 이세탄은 이 두 자릿수 성장에 대해 “전략적으로 고객과의 연결이 깊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답니다. 좌, 이 말 무슨 뜻인지 이해 되시는 분, 손…?
Diamond online에 따르면, 올 1분기 미츠코시 이세탄 실적은 ‘우량 고객 매출’이 크게 신장한 결과예요. 특히 주얼리, 시계, 럭셔리 제품들의 VIP 장바구니가 크게 늘었는데요. 명품 수요가 감소하는 트렌드임에도 역설적인 실적을 이뤄낸 건, 미츠코시 이세탄의 ‘앱’과 ‘MI카드’, ‘외상’ 같은 고객 밀착 전략이 제대로 작동했기 때문이에요.
100년 역사의 고급진 백화점 세일 ‘단청회’
미츠코시 이세탄은 우량 고객을 위한 독점 제품의 특가 한정 판매를 정기적으로 실시하는데요. 이 이벤트들 중 하나인 ‘단청회’(丹青会 이세탄 신주쿠 본점)와 ‘일품회’(逸品会 미츠코시 니혼바시 본점) 매출이 올 2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어요.
이 중 이세탄 본점의 단청회는 정말 매력적인 행사예요. 봄/가을 1년에 2번 열리는 근사한 축제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백화점 세일과 많이 달라요.
단청회는 100년이 다 되어가는 이벤트랍니다. 그 기원은 메이지 시절부터 존재했던 일본의 오복(呉服: 고급 실크)을 팔던 ‘고급오복판매회(高級呉服の販売会)’인데, 1933년 개명을 했어요. 지금은 오복이라기보다는 명품과 고급 특산품, 최고급 기모노 같은 것들을 팔죠.
초청 받은 사람만 갈 수 있기 때문에, 아마 한국분 중 가보신 분은 많이 없으실 거예요. 이 단청회 기간은 백화점 전체가 다양한 이벤트로 꽉 찬다고 해요.
한번 열리면 3일 동안 진행되는데, 첫날은 백화점 전관 전세로 이날은 백화점 전체에 아예 초청 받은 사람만 입장할 수 있어요. 초청된 고객은 무료 음료 티켓, 주차권, 재입장권 등을 세트로 받게 돼요.
썰렁하지 않냐구요? 아뇨… ㅋㅋㅋ 단청회 초청장이 워낙 귀한 것이다보니, 초청장을 받으면 무조건 사람들이 오거든요. 거기다 곳곳에서 열리는 다양한 이벤트들, 즉 샤미셴 연주라든지, 판토마임 같은 것들과 무료 음료 바 같은 섹션들이 고객과 공간을 밀도 있게 연결해줘요.
둘째 날부터는 백화점의 다른 공간은 일반 고객도 입장 가능하고, 본관 6층 행사장만 초대받은 사람만 들어가는 익스클루시브 행사장으로 남게 되는데요. 이땐 전 층이 더 바글거리지요.. ㅋㅋㅋㅋ
이 단청회에선 일본에 몇 개밖에 수입되지 않았다는 수천만 원짜리 희귀 명품부터, 명품들의 맞춤 상품 같은 고급품들이 선행 공개되는 건 물론이구요. 의외로 식료품이나 손에 잡기 쉬운 매스티지 제품도 많아서, 한 수십만 원 정도만 쓰고 가는 고객들도 많다네요.
인터넷에는 이 단청회 초청장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토론이 열리고 있답니다. ‘난 자주 가는데 왜 안 줘?’ 부터 시작해서.. ‘단청회 티켓이 오는 외상 고객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등등..
아래는 2020년 가을 단청회 모습이에요.
이 단청회를 즐기는 데에는 미츠코시 이세탄 앱과 MI 카드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해요. 각 플로어와 스토어에서 발행되는 쿠폰도 앱에서 확인하구요. 또 MI 카드로 결제할 때마다 쌓이는 혜택과 추첨 기회 같은 추가 혜택도 앱을 통해 알 수 있어요.
단청회 기간 동안 고객이 앱과 카드로 이 행사를 즐기면서 더 많은 데이터들을 이세탄 본점에게 제공하는 선순환의 고리가 형성되요. 고객과 더더욱 밀착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을 마련하는 거지요.
앱, 카드, 외상의 절묘한 조화
사실 전반적으로 이세탄 본점의 매출을 올려주는 선순환 고리는 고도화된 옴니채널 CRM 전략이에요.
이세탄 본점의 고객 프로그램 제 1단계는 자사 카드인 ‘MI 카드’에서부터 시작되는데요. 연간 이용 금액으로 고객을 계층화해, 연간 이용 금액 100만 엔 이상의 ‘골드 고객’부터는 밀착 관리에 들어가요. ‘카테고리 스페셜리스트’란 사람들이 붙어서 연간 이용 금액 300만 엔 이상의 ‘플래티넘 고객’이 되시도록 유도하고요. 플래티넘 고객이 되면, 외상 부문 담당이 고객과의 원투원(1대1) 관계를 맺기 시작해요.
더 놀라운 것은 이 고객 관리가 ‘팀 체제’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거요. 이세탄 신주쿠의 ‘커뮤니티 MD 체제’에 대해 일전에 함 설명 드린 바 있지요? 물샐 틈이 없숴!
이 전략은 고객 하나하나의 수요에 환대로 응한다는 전략, 이 개(個)를 축으로 한 CRM 전략이라 불리는데요. 미츠코시 이세탄은 스스로 이런 표현을 하고 있답니다.
“오랜 세월 익숙한 매스 방식에 이별을 고한다.”
우오오.. 확 와닿는 거… 이제 매스적 사고방식은 잊어버려야 할 때예요. 이제는 통 크게 할인 치고, 통 크게 행사 구성하고.. 그렇게 해도 매출은 통 크게 땡겨지지 않아요.
명품 실적은 계속될지는 알 수 없다네..
그러나 이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이 노회한 공룡은 향후 실적을 장밋빛으로만 보지는 않고 있어요.
백화점 사업을 너무나 잘하는 기업이지만, 이 기업의 문제는 포트폴리오가 너무 불안하다는 데 있죠. 전체 그룹사 매출을 보면 백화점 사업, 그것도 딱 3개 지점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크거든요.
일단 미츠코시 이세탄 홀딩스는 백화점 빼고 금융이랑 부동산 사업을 좀 못하는 게 문제랍니다. J프론트나 마루이 백화점 같은 경우는 백화점 외 포트폴리오가 단단한데요. 미츠코시 이세탄은 금융과 부동산 영업이익들이 좀 주저앉고 있어요. 1분기에 금융은 37.5% 영업익 감소.. 부동산은 28.1% 영업익 감소… ㅠㅠㅠ
또 이 백화점 사업 중에서도 미츠코시 이세탄은 3개 플래그십 스토어만 장사가 잘된단 말이죠… 사실 올 1분기에도 자회사 연결 백화점들은 50억 엔씩 손실을 낸 점포들도 있어요. 이렇게 소수의 오프라인 스토어에 그룹사 전체가 기대고 있다는 건 그룹사 입장에선 헷지해야 할 리스크이기도 해요. 또 코로나 같은 사태가 발생하면 어쩌나요…?
백화점 사업은 미츠코시 이세탄의 주력 사업이고, 이 기업이 남다른 환대 강점을 가지고 있음은 분명해요. 현재 코로나 이전과의 트래픽을 비교하면, 방문객 수는 80% 정도 회복된 상황이라 성장의 여지는 더 남아 있는데요.
일단 명품 수요 자체가 더 빠져버리면 이세탄도 별 뾰족한 수는 없기 때문에 다른 세그먼트 수익성을 늘려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죠. 일본의 그룹사들은 모두 이온이 되고 싶다아아!
그래도 올 1분기 장사한 걸 보면, 이세탄이 참 잘했다 아임미까. 2분기랑 3분기는 또 어떤 실적을 그리게 될지 모르지만요. 럭셔리 고객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건 여러 면에서 이 기업의 실적이 주저앉지 않도록 떠받쳐 줄 거예요. 왜냐면 이분들이 원하시는 걸 그때그때 팔면 되그등요. 여행 원하시면 여행 팔고… 부동산 원하시면 부동산 팔고…. ㅋㅋㅋㅋㅋ
럭셔리란 상품을 붙잡고 있지 않고, 고객을 붙잡고 있다면 난국을 헤쳐나가기 쉬워요. 우리도 고객과 더 끈끈한 관계가 되도록 힘써야 되겠심미다.
잼나쥬? ㅋㅋㅋ 낼은 해로즈 백화점의 이야기로 이어갈 테니 낼도 꼭 오셔요! 휘리릭!
교정: 하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