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토픽이에요~ #반팔수트 라고 하면 ‘제냐’만 아는 당신, 지금으로부터 45년 전 일본에 이미 놀라운 반팔 수트가 있었다는 거 아세요? 이름하여 에너지절약수트..! 그때도 히트쳤었냐구요..? 움.. 그게 말이죠…
요즘 남성복에서는 쿨비즈(Cool Biz) 가 일반화되면서, 여름엔 넥타이나 재킷이 없는 캐주얼 차림이 비즈니스 웨어에서도 허락되고 있어요.
반팔 재킷이나 반바지와의 매칭도 일반화되는 추세죠. 2013년 제냐(Zegna)가 반팔 재킷을 처음 쇼에 선보였을 땐 충격이었지만, 지금은 스트리트 캐주얼에서도 보편화되었고, 심지어 패션 쫌 안다는 이들의 ‘앞서가는 디자인’으로 평가받아요.



그런데 이 스타일이 무려 1970년대에 일본에서 정책적으로 장려했던 스타일인 거 아시나요? 지금 돌아보면 믿기지 않지만, 당시에는 일본의 정치인들이 앞장서서 반팔 재킷을 입으며 이 복장을 거의 새마을운동처럼 보편화시키려고 노력했어요. 이유는 다름아닌, 1979년 제2차 오일쇼크 직후 여름철 냉방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서였어요. 그래서 이 수트는 ‘쇼엔룩(省エネルック에너지절약룩)’이라 불리죠.
당시 총리였던 오히라 마사요시(大平正芳) 수상과 하타 쓰토무(羽田孜)가 특히 열정적으로 이 수트를 입으며 홍보했던 인물이에요. 어때 보이세요..?


지금 돌아보면 스타일이 나쁘지 않은 것도 같지요? 근데 당시 일본 남성들에겐 이 수트가 전혀 그렇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왜냐면 일반 시민들에겐 어이없는 스타일이었어요.
생각해보세요… 이분들이 무슨 배우나 스타도 아니고, 누가 막 패션적으로 따라하고 싶은 분도 아니고, 이를테 정청래(예를 들어 죄송합니다..) 같은 정치인들이 갑자기 뚝 잘린 반바지와 재킷을 입고 나와서 이것이 미래라고 말한들.. 누가 그러고 싶겠냐구요..ㅠㅠㅠㅠ
지금은 내로라 하는 핫브랜드지만 뉴발란스도 한때 아저씨들 운동화로 낙인찍히는 바람에 다시 올라오느라 무척 힘들었거든요? 그 아저씨 시기에 스티브잡스와 빌클린턴이 맨날 잡지나 행사에 뉴발란스 신고 등장하셨는데.. 이 브랜드에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아임미까.. ㅠㅠㅠㅠ
요즘 젊은 층 들 사이에선 이런 스타일들이 인기인 걸 보면.. 이분들이 앞서간 면은 있었던 듯요. 잼난 장면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