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4월 13일 하루만 무료입니다.
도시만들기 는 이제 하드웨어 이야기가 아니에요. 여기 스스로를 #부동산 #디벨로퍼 가 아닌 #산업디벨로파. #플랫포머 라고 부르는 부동산 기업이 있어요. 어느날 옆동네가 쌔끈하게 개발되어 우리 동네 우량임차인을 싹 쓸어간다면 어찌해야 할까요? #미쓰이 는 씨게 얻어맞은 뒤 전략을 바꿉니다. ‘내 우량임차인은 내가 직접 키우리.’ 그리하여 도심에 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애긔애긔한 스타트업부터 우량기업까지 싹 다 지원하며 생태계를 조성하죠. 나라가 할 일을 부동산 기업이 해내는 진풍경. 그렇게했더니, 10년간 땅값이 잘난 옆동네보다 더 많이 올랐네?
누군가 종로3가와 을지로쯤 어딘 가에 땅을 엄청 물려 받았는데, 이것들이 점점이 흩어진데다 손댈 수 없게 낡아 우량 임차인이 쌔끈하게 개발된 옆 동네로 빠져나가고 있다면…
잘나가는 마루노우치 붙어 있던 니혼바시가 딱 그렇게 털리고 있었답니다.
니혼바시의 터주(基主)1도쿄에는 특정 동네의 땅과 자산을 오래 보유하면서 그 지역의 방향을 계속 설계하는 플레이어들이 있습니다. 한국식으로 말하면 “이 동네를 제일 오래 알고, 계속 책임지는 큰 손”에 가까운데요. 건물 하나를 짓고 파는 시행사와 달리, 터주는 오피스, 상점, 호텔, 문화시설, 거리 분위기까지 함께 관리합니다. 마루노우치의 30%를 가지고 있는 미쓰비시지쇼, 니혼바시에 350년간 알기히 해온 미쓰이부동산, 시부야의 도큐가 이에 해당됩니다. 미쓰이는 남은 풀뿌리를 일으켜 “도심형 산업 클러스터”라는 전혀 새로운 개념으로 지역을 거목이 가득한 숲으로 가꿔 냅니다.
문제적 지역에 땅을 드문드문 가지고 계시다면, 오늘 니혼바시의 이야기에 빠져 보시길 권합니다.
도쿄의 맨해튼 “니혼바시”에 드리운 황혼
1998년 336년간 한 자리를 지켜온 “도큐백화점 니혼바시”가 할복을 폐점합니다.2 에도 시대(1662)에 창업한 포목점 ‘시로키야(白木屋)’를 1958년 도큐 그룹이 인수해 운영, 1967년부터 매장은 니혼바시 도큐백화점으로 운영.

이 사건은 니혼바시와 백화점의 내리막을 상징한 대사건으로, 이 시기의 니혼바시는 오랜 맹우 미즈호와 스미토모 은행, 그리고 노무라와 다이와 증권이 줄줄이 배신을 때리고 마루노우치3 미쯔비시 부동산은 마루노우치를 일대를 글로벌 기업에 필요한 첨단시설과 방재를 겸한 프리미엄 오피스 타운 개념으로 프레이스 메이킹해 프리미엄 기업을 대거 유치 로 넘어가, 한때 도쿄의 맨해튼이란 명성에 무색한 황혼으로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미쓰이 부동산은 2004년 도큐가 할복한 자리에 코레도 니혼바시를 다시 열며 승부수를 던지는데……
우선 미쓰이의 “임차인 키워 먹기 전략”을 이해하려면 니혼바시가 마루노우치, 긴자와 함께 묶여있는 도쿄 CBD를 살짝 이해하고 가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쿄역 CBD는 “상호 보완적 상권(complementary districts)”4[1] 도쿄역 CBD 3개 구역은 서로 고객을 나눠 먹는 경쟁의 관계가 아니라 도쿄 전체의 유동인구를 도쿄 CBD로 일단 끌어 들여 각 지역의 기능과 시간대에 따라 서로 순환시키는 협조 관계이면서도 각자의 체류인구를 두고는 빡세게 경쟁하는 상권임 상권입니다.

도쿄역이 도쿄 전체의 유동인구를 도쿄역 CBD로 토스하면, 이 유동인구가 3개 구역을 돌아다니며 돈을 뿌리는 한편, 각 지역은 체류인구를 중심으로 빡센 경쟁자인 독특한 관계에 있달까요? 한마디로 정리하면 3개 구역이 도쿄 전체에 대해 서로 힘을 합쳐 유동인구를 끌어오는 한편, 임차인과 체류인구를 두고서는 서로 경쟁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2000년초 니혼바시는 도쿄역 CBD에서 ‘쇼핑’은 긴자에, 그리고 ‘프리미엄 오피스’는 마루노우치 한테 치이고 있었습니다. 마루노우치는 프리미엄 기업에 맟춘 프레이스 메이킹에 성공 했고, 유흥의 거리 긴자의 리테일 입지 자체가 태생적으로 우월해, 니혼바시 한테 누구하나 만만한 넘이 없었습니다. 즉 여기서 살아남으려면 니혼바시에겐 다른 보법이 필요하단 뜻이 되는데…..
다행히 미쓰이는 깊게 숨이 들이키고 긴 호흡으로 “라이프사이언스 허브”란 답을 냅니다.
미쓰이 “켄들스퀘어 바이오테크 클러스터” 에서 영감을 얻다
보통 한국에서 도쿄 재개발 프로젝트를 이야기 할 때에는 롯본기힐스, 미드타운, 아자부다이힐스 등을 많이 거론합니다.
이 프로젝트들은 몇 개 블록을 싹 밀어 빈 땅에 새로운 하드웨어를 통채로 올리는 tabula rasa 방식5 구역을 백지로 만들고 다시 세우는 개발의 개발입니다. 오랜 기간과 막대한 자본이 묶이는 위험만 감수해 일정 구역을 한 손에 컨트럴 할 수 있다면, 돈 많은 기업들을 유치할 수 있는 프라임 부동산을 개발할 수 있기에 부동산쟁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모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게 일단 폼은 나는데, 현실은 개꿀 입지 몇 개 블럭이 한 번에 내 손으로 굴러 들어오는 것도 힘들지만, 원주민 민원과 인허가가 10년 이상 발을 잡고, 4년이상의 공사와 준공에 맞춰 일거에 임차인을 채우는 위험을 무릅써야 합니다.
미쓰이 또한 힐스 시리즈와 비교할 수 없이 넓은 니혼바시 무로마치 구역에 부동산을 점점이 소유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어느날 주요 임차인이었던 금융사들이 프라임 빌딩을 찾아 마루노우치로 이동한 뒤 ‘내 손에 뭐가 남았지’를 들여다보며 고민하게 됩니다.

적색으로 표시된 무로마치 지역 토지 면적의 30% 내외가 미쓰이와 관련된 토지로 추정합니다.
다행히 니혼바시는 이미 에도시대부터 종로+경동시장과 같은 곳이라, 지금까지도 많은 제약사가 남아 있었고……..이들은 돈 많이 금융사들이 짐을 싸는 중에도, 딱히 무로마치가 흔들어 대는 첨단 IT가 필요 없는데다, 적당한 임대료와 교통편의에 만족하다 보니 어느덧 니혼바시의 최대 업종이 돼 버립니다.
사실 잘 생각해보면, 금융기관 못지 않은 안정성을 가진 제약산업은 일본에서 무려 9명의 노벨 화학상을 배출해, 누군가 조금만 손 대 가능성만 더해 주면 IT와 맞먹는 포텐으로 고액의 임대료를 움쓱 안겨줄 우량 임차인이었습니다.
미쓰이는 이때 미국 케임브리지(보스턴)의 도심형 의약 클러스터 “켄들스퀘어 바이오테크 클러스터”에서 큰 영감을 얻게 됩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Cambridge)
켄들스퀘어 바이오테크 클러스터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MIT에 딱 붙어 있는 케임브리지 도심에 연구소, 바이오텍 스타트업, 대형 제약사, 벤처투자, 인큐베이터가 매우 촘촘하게 모인 생명과학 집적지입니다. MIT는 이곳을 “지구에서 가장 혁신적인 1제곱마일(the most innovative square mile on the planet)”라고 부르는데, 자타공인 바이오테크·기업가정신·하이테크의 세계적 중심지입니다.
핵심은 교외형 제조업 산업단지가 아니라, 대학 연구·창업·투자·실험실·인재 이동이 도보권에서 이어지는 도심형 클러스터라는 점입니다. 신약 아이디어가 이 클러스터내에서 뛰어난 개인이 논문, 창업, 공동연구, 채용, 투자가 신속하게 처리되는데, 무엇보다 신물질을 이해하고 10년 이상 자금을 대 줄 광적인 투자자는 여기를 벗어나서 찾기 힘듭니다.
이 켄들스퀘어는 미쓰이의 ‘라이프사이언스 허브’의 모티브가 됩니다.
미쓰이는 대학 → 전문 VC에게 투자 받아 → 벤쳐 창업 → 글로벌 기업의 상품화의 전 과정이 도보거리 내에서 돌아가 바이오 산업 종사자의 모든 걸 긁어주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원대한 계획을 세웁는데……………. 바이오 산업은 “가까이 붙어 있어야 하는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실험실, 장비, 규제 지식, 제약사 네트워크는 현실적으로 우연한 만남까지 가세해야 진정한 생태계가 마련되기 때문이죠.
미쓰이는 니혼바시에 이 모든 걸 제공하기로 합니다.
듣도보도 못한 신물질을 발견했는데, 동네 은행이 알아먹고 대출은 해주나?
우리 클러스터 내에서 해결해주마….
실험에 필요한 희소 물질과 장비를 제때, 그것도 외상으로 구해야 하니?
우리 클러스터 내에서 해결해주마….
연구만 하고 살았더니 친구도 필요하고 연애도 해야 하니?
우리 클러스터 내에서 해결해주마…. 하기 위해 노력하마…

이슬이 빼고 다 해결 해줘
직업 정신을 똘똘 뭉친 “도심형 산업 클러스터”는 쉰내나는 제약사들의 거리였던 니혼바시를 MZ 창업자들도 머물고 싶은 혁신 지역으로 재설정합니다.
날 떠나지 않을 우량임차인, 손수 키워내리
그동안 산업 클러스터는 땅값이 싼 교외에 구성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교외형 산업 클러스터”는 도심이 제공하는 편의가 없다는 문제가 있는데, 특히 대학교와 연구기관이 지리적인 이유로 따로 국밥이 되버려 끈끈한 커뮤니티의 결여는 피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미쓰이는 MIT를 중심으로 한 켄들스퀘어가 “도심 근거리”와 “커뮤니티”를 결합한 방식을 그대로 차용합니다.
제일 먼저 관련 산업을 근거리에 밀집시키기 위해 니혼바시에 원래부터 알박아 논 기존 건물들을 제약사 편의에 맞춰 리모델링하고, 새로운 건물을 매입해 근거리에 관련 기관을 집적시키는 ‘제이사이언스 프로젝트’6라이프사이언스 허브를 구축하는데에 필요한 부동산(하드웨어)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가동해 기본적인 하드웨어를공급하기 시작했죠.
2016년이 되자 이렇게 모여든 관련자 1000여명을 모아 네트워크 커뮤니티 “링크 제이”로 묶어낼 수 있게 되는데, 이로서 하드웨어와 커뮤니티의 결합이 이루어집니다.
미쓰이는 자신들의 “라이프사이언스 허브”가 하드웨어(장소의 육성), 투자, 커뮤니티(링크제이)의 삼위일체라 설명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투자’ 부문입니다. 아래 그림에는 ‘자금의 제공’ 주체로 미쓰이 부동산이 떡 하니 적혀있죠? 가뜩이나 장기 투자의 위험에 주의해야 할 부동산 기업이 신물질 연구에 투자 한다는게 믿어지시나요?

놀랍게도 미쓰이는 SEED 단계부터 투자합니다.
아래 그림은 미쓰이의 투자 설명인데, 실제로 2018년 Beyond Next Ventures Investment Limited Partnership II에 LP 투자를 실행해, 사무실은 물론 연구실도 주고 친구도 소개하며 돈까지 대주는 도라에몽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미쓰이가 소개해 주는 친구 중엔 제약 산업만 쫓아 수십년 굴러다닌 투자자도 있습니다. 기초 과학, 그 중에서도 9명의 노벨화학상을 배출한 일본에 이들이 투자를 마다힐 이유도 없지만, 이왕이면 미쓰이가 돈이 필요한 사람 옆에 사무실도 챙겨주는 니혼바시로 들어온 것이죠. 아래의 기업들이 유난히 장기 투자가 많은 의약계를 수십년 굴러다니다 링크 제이에 가입한 전문 투자자들입니다.

이런 전폭적인 지원은 미쓰이에게 어떤 리턴으로 돌아올까요?
도심형 산업 클러스터는 우량임차인을 강력하게 락인하는 생태계입니다. 일단 이 생태계에 발을 담근 기업들은 대박을 터트려 돈을 쓸어 담아도 옆 동네에서 프라임 빌딩으로 쉽게 떠나지 못합니다.
라이프사이언스 허브는 “한 바이오 기업의 전 생애를 이 지역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제약 생태계”입니다. 대학에서 연구하던 학생은 졸업이 닥치면 진행 중이던 연구에 투자한 기업에 취업해 연구를 이어갈 수 있는데, 상품화에 10년 이상이 필요한 제약산업의 경우, 이 아름다운 시나리오는 끈끈한 휴민트7기업은 항상 직원이 연구 노하우를 챙겨 떠난다는 불안이 있지만 이 직원이 출신 학교 교수나 후배와 영원히 쌩까버릴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가 있어야 쓸수 있습니다.
이런 업자 정신으로 뭉친 “도심형 산업 클러스터”는 상호 교류가 바로 자산이 된다는 점에서 강력한 결속력을 갖게 되고, 결국 우량 기업들은 째째하게 임대료를 따지지 않는 착한 임차인이 됩니다.

우린 ‘부동산 디벨로퍼’라기 보다 ‘산업 디벨로퍼’란 ‘플랫포머’
미쓰이 부동산이 걷고 있는 길은 한국 부동산 기업들이 처하게 될 미래와 겹쳐보이는 부분이 많습니다.
부동산이 처하게 되는 심각한 위기는 ‘트래픽’의 상실에서 시작됩니다.
부동산이 건강하려면, 체류인구와 방문인구 모두 건강한 숫자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현재 한국에는 체류인구가 줄어들어 망해나가는 지방 대학가나 방문인구 씨가 말라 망해나가는 한때 잘나가던 핫플 소식이 끊이지 않습니다.
과거엔 트래픽이 있는 곳을 개발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이젠 개발이 체류인구와 방문인구에 대한 해법을 품어야 합니다. 스스로 트래픽을 창출하고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달까요?
미쓰이 최근 자신들을 ‘부동산’ 기업이 아닌 “플랫포머(プラットフォーマー)” 또는 “산업 디벨로퍼(産業デベロッパー)”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미쓰이 부동산 사장 우에다 슌(植田俊)은 사이트 메시지에 이렇게 내걸고 있죠.
“우리는 스스로를 부동산 디벨로퍼의 틀을 넘어선 ‘산업 디벨로퍼’라는 ‘플랫포머’로 보고 있습니다.”
“私たちは自らを、不動産デベロッパーの枠を超えた『産業デベロッパー』という『プラットフォーマー』であると捉えています”
일본 1위 부동산 기업이 이렇게 움직이는 이유는, 폼 때문이 아닙니다. 이제 그렇게 해야 부동산 비즈니스가 짭짤하게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중요한거 하나 더….
실제로 미쓰이가 니혼바시에 도심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한 뒤 지가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2016년부터 2025년까지 마루노우치, 니혼바시의 구역 공시지가 상승률을 비교해보면, 마루노우치 14%, 니혼바시 표준지+47.8 상승을 보여줍니다. 아직 절대적인 지가로 보면 마루노우치가 훨씬 높지만, 최근 연간 지가 상승률은 매년 니혼바시가 앞서고 있어요. 마루노우치에 트래픽을 털리고 있던 10년 전과 비교하면, 니혼바시는 1등 옆에서 비싸지는 방법을 찾은 셈이죠.
미쓰이가 니혼바시에 운영하고 있는 상업시설들 또한 이 기업의 놀라운 통찰을 보여주는 산물들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미쓰이의 코레도 무로마치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