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세페 는 왜 안통하는가아~
근데 #쓱데이는 왜 잘통하는가아~
ㅋㅋㅋ 11월은 유통에게 따뜻하고 잔인한 달이었어유~
edited by 하지영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통업계에서 11월은 12월 대목 전 모든 대형 유통업체들이 이상하게 창립 사은 행사를 하는 달이었습니다. 또 수능과 빼빼로데이는 있었지만, 공휴일이 하루도 없는 항상 아쉬운 달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몇 년 전부터 중국 ‘알리바바’의 ‘광군제'(솽스이)가 이슈화 되기 시작하면서, 11월은 어느새 유통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한편, 원래 관광공사가 관광객 대상으로 진행하던 ‘코리아 그랜드 세일’이 있었는데, 4년 전부터 산자부가 이를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라며 10월에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현재의 ‘코리아세일페스타'(이하 코세페)가 시작되었습니다.
작년 코세페는 탁상이니 전시 행정이니 뭐니 하면서 소비자에게 특별한 이슈 없이 지나갔습니다. 또 올해는 11월로 연기되면서 진행이 되느니 마느니 말도 많고 탈도 많았었습니다.
올 한 해 대형마트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한 신세계, 롯데 등의 대기업 유통 채널들이 11월에 맞춰 대형 프로모션을 진행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왔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 올해의 히트상품이 될 만한 ‘쓱데이’가 나타났습니다.
사실 작년 ‘블랙이오’1이마트 “25주년 행사 ‘블랙이오’ 기간 매출 11% 신장” 때도 ‘괜찮구나’ 생각했는데, ‘쓱데이’는 신세계 모든 계열사들이 연계하여 그 이상의 놀랄 만한 성과를 보여주었고, 오프라인도 하면 된다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충분한 성과였던 것 같습니다.
기사를 보면 이마트 매장을 방문한 고객 수는 38% 늘어나고 매출은 71% 신장했다고 하니, 유통가의 고민인 내방고객수 감소와 매출 감소를 모두 상쇄할 만한 잘 준비된 행사였던 것 같습니다.
‘쓱데이’ 이외에도 11번가의 십일절, 지마켓 빅스마일데이 등 온라인 채널들 또한 좋은 성과를 보이며, 앞으로 코세페와 함께 11월이 국내 유통가에 최대 이슈가 되는 달이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 되었습니다.
대형마트와 이커머스 쪽의 ‘쓱데이’ 이슈와는 정반대로 우울한 분위기인 쪽도 있습니다. 바로 대형마트와 함께 오프라인의 양대 축이라 불리는 백화점 업계입니다.
코세페가 시작되기 전, ‘대규모유통업법 11조’ 개정안 상의 부당성 지침이 10월 말에 고시(일단 적용은 내년 1월로 연기)되었는데, 이는 백화점이 주관하는 세일 행사는 공동 판촉 행사이므로 할인율의 50%를 유통사가 분담하라는 내용입니다.
이와 관련한 의견은 각기 다르겠지만, 일단 현실적으로 진행이 어렵다고 봅니다. 백화점은 할인과 관련한 가격 결정권이 없는 게 현실이고, 공동 판촉으로 분담을 하더라도 진행할 브랜드도 많지 않습니다.2 백화점은 판매분에 대한 매입만 하는 ‘특약매입거래’ 구조라, 재고에 대한 가격 결정권이나 할인에 대한 결정도 입점 브랜드에서 가격 정책 하에 결정하는 구조입니다. 물론 갑의 위치인 백화점에서 할인을 강요할 수도 있지만, 최근 분위기에서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코세페’뿐 아니라 앞으로 백화점에서 무언가를 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백화점 업계는 이번 코세페에 대응이 거의 없다시피 했고, 이런 분위기는 소비자들에게도 충분히 느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코세페’ 아니 백화점 업계는 왜 ‘쓱데이’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 할까요?
첫 번째로 시기를 살펴보면, 재고 소진을 위해 11월에 할인 행사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나름대로 사계절이 분명한 한국 시장에서 10월과 11월은 한창 정상 판매율을 높여야 하는 시기이므로, 이때 할인을 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손해이기 때문입니다.
직매입을 하는 식품과 시즌성이 적은 리빙 쪽은 가전 제품 중심으로 재고 판매율을 높이기 위해 움직이긴 하지만, 백화점의 주력인 국내 패션 브랜드들은 FW시즌 판매가 2월 초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시즌을 시작하자마자 할인을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입니다.
두 번째는 앞서 이야기 드렸듯이 국내 백화점들은 해외와 달리 직매입 구조가 아니라, 가격 결정권이 없습니다. 자체 브랜드나 일부 상품에 대해 할 순 있겠지만 제한적인 상황일 것입니다.
‘쓱데이’를 통해 신세계 백화점의 매출이 늘었다는 기사도 있었지만, ‘쓱데이’ 행사 때문만은 아닐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백화점 업계에서는 앞으로 더 많은 고민과 변화가 일어날 것 같습니다.
먼저 대형마트는 과감한 직매입과 가격 정책, 그리고 배송 혁신 등으로 대응을 하고 있다면, 백화점은 명품 브랜드나 리빙, F&B 강화처럼 제약과 한계성이 있는 전략이 주가 되고 있는데, 이것만으로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쓱데이’라는 이슈가 11월 유통가의 분위기를 많이 바꿨습니다. 얼마 전까지 나오던 대형마트의 위기라는 이야기도 쏙 들어가고, ‘오프라인 아직 할 만하다’라는 이야기까지 나왔으니까 말입니다. 이번 ‘쓱데이’ 를 통해 ‘오프라인의 희망’적인 시선과 ‘오프라인의 한계’라는 아쉬운 시선이 교차되는 11월인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