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공룡유통들의 숙제, #돈되는 #이커머스 #해보기
‘투자하겠습니다~!’—> 어,언제…?
‘개선하겠습니다~!’—> 어, 어떻게..?
#너무도 #많은 #딜레마가 #있습니다
edited by 하지영
과거부터 일찍이 온라인, 즉 이커머스가 향후 유통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것은 모두들 예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유통의 근간이 되는 프레임워크가 바뀐다는 것을 이미 알았다면, 그리고 그에 대해 대비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다면, 왜 대형 유통업체의 이커머스는 여전히 어려워 보일까요?
정초부터 이커머스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리고 대형 오프라인 유통사인 ‘신세계이마트’와 ‘롯데쇼핑’에서는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계획들이 나왔습니다.
신세계는 이커머스 사업부를 분사하고, 외부 투자 유치를 하는 안을 들고 나왔습니다.
‘롯데쇼핑’은 각 계열사별로 나눠진 온라인 쇼핑몰을 ‘신세계이마트’의 ‘SSG(쓱)’처럼 통합하여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을 발표합니다.
현대나 한화 등 다른 대형 유통업체들도 여러가지 시도와 노력은 하고 있지만, 롯데나 신세계 같은 대형 투자나 미래 전략은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는 상황입니다. 어찌 되었든 유통 공룡이라 불리는 오프라인 기반의 대형 유통 업체들이 이커머스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서, 이러한 투자나 시도에도 불구하고 왜 대형 유통업체의 이커머스는 여전히 어려워 보일까요.
일단 가장 큰 이유는 냉정하게 말해서 그에 대한 준비를 제대로 안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단 투자를 통한 물류, 인적자원 확보 등 눈에 보이는 부분도 있겠지만, 이커머스 투자에 대한 내부적인 마인드셋이 정확히 안 되어 있었던 것이 더 큰 이유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형 유통채널들의 경우 마트 일부를 제외하고는 특약매입의 안정된 수수료 구조이다 보니, 매출 외형은 확대되지만 실익이 적은 온라인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의 이커머스 시장은 최저가 경쟁을 하고 있어, 매출이 늘어도 수익성은 악화되는 치킨게임의 늪에 빠져 있습니다. 이는 기존 유통 뿐 아니라 신유통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가격 경쟁으로 인해 오프라인의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면서, 그동안 기존 유통업체들은 큰 노력 없이도 온라인에서 매출 성장을 하는 추세였습니다. 즉, 쿠팡 같은 신유통처럼 대단한 물류 투자나 IT 투자 없이도 매출이 나왔던 것이죠.
즉, 매출이 늘어도 이익이 안 나는 이커머스에 대체 어느 정도까지 투자를 해야 할지 내부적인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게 대형 유통사의 입장일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그 동안 이커머스에 대해 적극적인 투자가 일어나지 않았던 게 아닐까요?
그에 비해 쿠팡을 비롯해 새롭게 주목 받는 신유통들은 글로벌 투자 회사 등을 통해 엄청난 투자를 하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대형 유통사들은 이커머스에 대한 투자가 부족한 건 아닌지, 그리고 이커머스를 너무 과소평가하는 건 아닌지 반성을 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것 같습니다.
그나마 신세계이마트의 이커머스 사업부인 ‘쓱닷컴(SSG.COM)‘의 분사는 이러한 부분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묘수인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세계에서 가장 큰 유통기업이자, 오프라인의 절대 강자라고 할 수 있는 ‘월마트의 대응 전략‘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아마존의 급속한 성장에 월마트도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현실에 타협하기보다는 당시 아마존의 대항마라고 불리던 ‘제트닷컴’1 월마트는 2016년 제트닷컴을 30억 달러에 인수 후, 제트닷컴의 CEO인 마크 로어를 월마트 이커머스 부문의 대표로 영입 과 ‘플립카트’2 2018년 월마트는 인도의 대표적 이커머스 기업을 160억 불에 인수 등을 M&A 해서 이커머스를 하고, 스타트업 등 테크기업들이 하는 여러가지 전략들을 받아들이며 오프라인에 온라인의 효율성을 접목시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실적과 효과는 아시다시피…
전통적인 오프라인 기반의 유통채널이 혁신을 시도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그렇기에 이 혁신을 위해서는 다른 마중물이 필요합니다. 롯데가 이커머스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 다른 업체를 M&A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솔솔 들려는 오고 있습니다만…
워낙 덩치가 커진 이커머스들이 많아서 3조로도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혹자는 아마존이 한국에 들어오면 모든 유통이 아마존에 잠식 당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아마도 아직 아마존이 한국에 안 들어온 이유는 아마존의 성공방식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적용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실제로 일본에서는 자리를 잡았지만, 중국에서는 알리바바와 같은 현지 기업에 밀려 철수를 하기도 했으니까요.
이와 비슷하게 90년대 월마트와 까르푸 같은 글로벌 유통기업들도 결국 국내 시장에서 자리를 못 잡고 철수할 정도로, 유통시장은 외국 기업이 안착하기 쉽지 않은 시장입니다.
다만 초창기에 진입해서 확실한 현지화를 이룬 이베이처럼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해외 기업이 성공한 사례도 있으니 과거 월마트의 한국진출처럼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무작정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 기업이 입지와 규모를 기반으로 하는 부동산 베이스의 비즈니스 모델이라면, 이커머스 시장은 기술과 물류를 베이스로 하는 전혀 다른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그러므로 대형 유통업체들이 이커머스에서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할 것입니다.
이익이나 투자에 대한 개념이 과거 오프라인 시절에 머물러 있다면, 국내 유통, 특히 이커머스 시장은 결국 글로벌 자본을 등에 업은 신유통들에게 잠식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반대라면, 기존 유통채널과 신유통이 합쳐져 한국 시장만의 새로운 이커머스와 유통 모델이 나올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희망도 살짝 품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