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3일 한국경제신문에는 기업들이 AI 검색 시대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에 대한 기사가 실렸어요. 이 기사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오설록’의 자사몰은 지난해 4분기 난데없이 트래픽이 급증했다. 챗GPT, 제미나이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통해 유입되는 접속량이 1년 전보다 일곱 배로 뛰어서다. AI를 거쳐 들어온 이용자가 상품을 구매한 비중도 여덟 배로 높아졌다.”
이는 AI 검색 시대가 한국에서도 이미 현실화되고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한 장면이에요. 아직 전체 유입 중 AI를 통한 유입이 크지는 않지만 문제는 빠른 성장률이에요. 지난해 AI 기반 이커머스 트래픽은 1200% 성장했고, 미국의 경우 76%의 기업이 AI 유입으로 인한 온라인 광고 비용 절감을 체감하기 시작했어요.
오설록은 이런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요?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오설록의 박현진 e커머스 담당자님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아래는 그 일문 일답이에요.
| Q. 한경의 기사를 매우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오설록 본사에서 어떤 GEO 작업을 하신 결과였는지 궁금합니다. |
” 오설록은 최근 검색 환경이 AI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AI 기반 검색과 추천 환경에서 브랜드와 콘텐츠가 잘 노출될 수 있도록 웹사이트의 정보 구조를 정비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저는 오설록 직영몰 담당자로서 잠재 고객 페르소나를 설정하고, 고객들이 실제로 궁금해할 질문들을 중심으로 AI 검색 환경에서 브랜드와 직영몰의 노출 현황을 분석했습니다. ChatGPT 등 생성형 AI 환경에서 나타나는 답변을 모니터링하는 서비스를 활용하며 개선이 필요한 지점을 도출했고, 이를 바탕으로 제품 개발팀, 디지털 전략팀과 오설록몰 개발팀과 협업해 사이트 구조를 개선했습니다.
예를 들면 AI가 웹사이트 정보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스키마 마크업(schema markup) 등 제품 정보와 콘텐츠 데이터를 구조화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제품 페이지, 브랜드 스토리, 차 문화 콘텐츠 등 다양한 페이지에서 AI가 참고할 수 있는 구조화된 데이터를 보강하는 방향으로 개선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나 AI 검색 환경에서 브랜드 관련 언급과 함께 사이트 유입이 점차 증가하는 흐름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 Q. AI가 소비 지형을 흔들고 있는 와중에, 빠르게 대응하고 계십니다. AI 시대에 대한 대응은 언제부터 준비하셨나요? |
“AI 기반 검색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이전부터, 검색 환경이 점차 정보 중심 콘텐츠와 브랜드 이해 중심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관점에서 콘텐츠와 SEO 전략을 꾸준히 정비해왔습니다.
최근 생성형 AI가 소비자의 정보 탐색 과정에 직접 개입하기 시작하면서, 단순한 검색 노출 전략보다는 AI가 브랜드와 제품을 어떻게 이해하고 설명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때마침 작년 여름 전사적으로 GEO와 관련된 파일럿을 시작하였고, 오설록은 직영몰을 보유한 브랜드이기 때문에 GEO 관련 실험과 적용을 비교적 빠르게 시도해볼 수 있었습니다. 오설록뿐만 아니라 아모레퍼시픽 전사적으로도 검색엔진 최적화를 넘어서 AI가 브랜드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콘텐츠 구조와 데이터 체계를 정비하는 방향으로 대응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결국 앞으로의 검색 환경에서는 브랜드가 AI에게 얼마나 명확하게 설명되어 있는지가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Q. 변화의 추이가 어떠했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AI 트래픽 유입이 1년 전보다는 일곱 배 많다고 기사는 말하고 있습니다. 그 1년 동안 꾸준히 성장했는지 아니면 특정 분기부터 가파르게 상승한 것일까요? |
“AI 기반 트래픽은 처음에는 매우 작은 규모에서 시작했습니다. 초기에는 일부 생성형 AI 서비스나 AI 검색 기능을 통해 간헐적으로 유입이 발생하는 정도였고, 전체 트래픽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1년 사이 생성형 AI 서비스 사용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유입 규모도 점차 증가했습니다. 초기에는 완만한 성장 흐름이었지만, 구조적인 개편을 진행한 시점 이후부터는 AI 서비스 사용 증가와 함께 유입 속도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패턴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AI 기반 유입 트래픽 측정 자체가 아직 업계에서도 완전히 표준화된 영역은 아닙니다. 현재는 생성형 AI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유입을 별도로 분류해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AI 추천을 본 뒤 브랜드명을 직접 검색해 유입되는 경우도 있어 실제 영향력은 집계 수치보다 더 클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직접 유입 트래픽 외에도 브랜드 검색량 추이를 함께 살펴보고 있습니다.
현재도 전체 트래픽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검색 환경이 다변화되면서 예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변화가 시작되었다고 느끼기에, 오가닉 유입을 확대하기 위해 면밀히 모니터링할 예정입니다.”
| Q. 올해 1분기는 어떻게 보내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이런 고무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략을 조정하신 부분이 있을까요? |
“올해 1분기에는 이러한 AI 환경에서 브랜드가 어떤 방식으로 노출되고 설명되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직영몰 내 콘텐츠 및 서비스 고도화 작업에 몰두했습니다.
예를 들어 AI 서비스에서 브랜드나 제품이 어떤 맥락으로 언급되는지, 어떤 콘텐츠가 참고되는지 등을 확인하면서 콘텐츠 구조를 보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품 개발 관련 팀과 협력해 차 정보를 보다 깊이 있게 전달하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오설록의 매거진 콘텐츠인 ‘티 인사이드’를 통해 차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소개하고 있으며, 오설록 커뮤니티인 ‘티 크리에이터’ 활동을 통해 실제 고객의 관점에서 만들어지는 콘텐츠도 함께 확장하고 있습니다.
직영몰 운영 측면에서도 단순한 프로모션 중심보다는 차 정보와 관련된 콘텐츠를 함께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고객 문의나 관심 질문을 참고해 소비자가 궁금해할 만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있습니다. 시스템 측면에서도 FAQ 등 소비자가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정보 구조를 강화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Q. 보통 AI를 통한 유입은 온라인 광고를 통합 유입과 달리 ‘비용 제로’의 유입이라는 점에서 모든 기업이 욕심을 내고 있는 분야입니다. 그러나 또 AI 최적화를 위해서 들어가는 비용도 있을텐데요. ROI가 충분하다든지, 아니면 성장세를 볼 때 투자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되시는 부분이 있는지요? |
“AI 기반 유입은 온라인 광고 채널과 달리 직접적인 매체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갖는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AI 환경에서 브랜드가 잘 노출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정비나 데이터 구조 개선 등 일정한 리소스 투입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작업은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브랜드 정보 자산을 구축하는 장기적인 투자에 가깝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AI 기반 정보 탐색이 늘어나면서 기존 검색 환경의 구조도 변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AI 요약이 포함된 검색 결과가 늘어나면서 기존 링크 클릭률이 감소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업계 분석도 있습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GEO는 단순히 새로운 유입 채널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검색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인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광고 중심 트래픽 구조에서 자연 유입을 강화할 수 있는 채널이라는 점, 그리고 브랜드 정보 자산이 AI 생태계 전반에서 활용된다는 점에서 충분한 장기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 Q. 여러 브랜드들이 GEO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 성과에 대해선 제가 오설록 외에 다른 브랜드의 성과를 발견하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오설록이란 브랜드가 이토록 높은 초기 성과를 거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브랜드의 콘텐츠 자산과 직영몰 구조가 함께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오설록은 차(Tea)라는 카테고리 특성상 제품 판매뿐 아니라 차 문화, 산지, 제조 과정, 브랜드 철학 등 다양한 정보 콘텐츠를 오랜 기간 축적해온 브랜드입니다. AI가 브랜드를 인용하는 방식을 보면, 단순한 제품 나열보다 맥락 있는 정보성 콘텐츠를 더 자주 참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FAQ나 설명형 콘텐츠는 AI 환경에서 자주 활용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차라는 카테고리는 산지나 제조 방식, 차의 특징, 음식과의 페어링 등 설명해야 할 정보가 많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AI가 참고하기 좋은 콘텐츠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직영몰이 가지는 정보 신뢰도입니다. 브랜드 공식 사이트에는 제품 정보, 브랜드 스토리, 콘텐츠가 비교적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AI가 참고하기 좋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특정 카테고리에서 오랜 기간 유지해온 브랜드 명성과 콘텐츠 축적도 AI가 정보를 참고하는 과정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Q. 기타 다른 업무 부분에서도 AI를 활용하고 계신지요? 만약 활용하고 계시다면,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하고 계신지 여쭈어도 될까요? |
“현재 마케팅과 콘텐츠 기획, 데이터 분석 등 여러 업무 영역에서 AI를 보조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콘텐츠 기획 단계에서 아이디어를 확장하거나,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해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AI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바이브 코딩 등을 통해 업무 자동화에도 작지만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또한 직영몰 운영 과정에서도 UX 개선이나 프로모션 기획 과정에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도구로 AI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아직 모든 업무가 AI 중심으로 운영되는 단계는 아니지만, 실무 차원에서는 AI를 활용해 반복적인 작업을 줄이고 보다 효율적으로 업무를 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습니다”
| Q. 미래의 이커머스는 어떻게 달라질 거라 보십니까? |
“앞으로의 이커머스는 기존의 ‘검색 → 클릭 → 구매’ 중심 구조에서 점차 변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생성형 AI가 소비자의 정보 탐색 과정에 깊이 관여하면서 제품 탐색, 비교, 추천 과정이 AI 중심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단순히 상품 정보를 나열하는 것보다 AI가 브랜드와 제품을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도록 정보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고객들의 구매 의사 결정 과정에서도 AI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결국 이커머스에서 브랜드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이 노출되느냐’에서 ‘AI가 우리 브랜드를 얼마나 정확하고 풍부하게 설명할 수 있느냐’로 이동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관점에서 지금부터 콘텐츠 자산과 정보 구조를 쌓아두는 것이 중장기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Q. 에이전틱 커머스에 대비하려면 이제 GEO를 넘어 웹을 구조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AI 플랫폼들도 저마다 프로토콜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선 어떤 플랜을 가지고 계신지 여쭈어도 될까요? |
“AI 서비스가 다양한 플랫폼에서 확장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AI가 웹사이트 정보를 보다 효율적으로 읽고 활용할 수 있도록 웹 구조를 정비하는 작업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는 이러한 기술 흐름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웹 콘텐츠의 구조와 데이터 정합성을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방향으로 대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생성형 AI 서비스마다 정보를 참고하는 방식이 서로 다르다는 것입니다. 참고하는 정보 소스와 인용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특정 플랫폼 하나에만 최적화하는 전략은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특정 플랫폼에 맞추기보다 AI가 공통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정보 구조를 만드는 데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AI가 브랜드 정보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명확한 정보와 구조화된 콘텐츠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이를 통해 브랜드 정보의 정확성과 일관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